기준금리 3.50% 동결…급격한 인하는 없을듯
0.50% 저금리 재연 힘들어…中금리시대 개막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코픽스(COFIX)의 상승세가 최근 꺾이며 하락 전환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정점이 사실상 3.50%에서 멈춘 가운데 연내 인하 기대감마저 커지면서 시중은행의 자금 조달비용 상승 압박도 멈춘 것으로 풀이됩니다.
코픽스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의 기준금리입니다. 코픽스 지수가 높다는 건 시중은행의 자금 조달비용이 늘었다는 의미로, 이는 곧 대출금리가 높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최근 장기간 어어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자금보달비용)를 상승시켰고 이는 대출금리 인상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진 최근 1년간 코픽스는 3% 후반대에서 4%대 초반선을 유지했습니다. 2022년 12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4.29%를 찍기도 했죠. 주담대 기준금리 4.29%에 은행별 가산금리까지 더해져 말그대로 곡소리나는 금리 부담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11월에도 4.00%였던 코픽스는 12월 기준 3.84%로 하락 전환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상승세가 꺾인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0.50%에 불과했던 저금리 호황기가 다시 오기를 내심 바라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높은 금리를 감안했을때 급격한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더라고 큰폭이 아닌 소폭의 단계적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은 기준금리가 완만하게 점진적으로 하락하면 코픽스 역시 이를 반영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시장상황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규잔액기준 코픽스는 기준금리 인하 속도에 발맞춰 하락하겠지만, 잔액기준 코픽스는 보다 더 느리게 하락하게 됩니다.
즉 2021년 저금리(0.50%) 수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1%대 기준금리로 접어드는 시기를 가늠하는 것도 내년 이후에나 경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이창용 총재가 금통위 후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늘 강조한 부문도 급격한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이 총재는 지난 1월11일 기자설명회에서도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고 또한 현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견을 전제로 향후 6개월내 금리인하 기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죠.
사실상 당분간 금리 인하 기대는 하지말라는 신호입니다.
전체적인 시장상황을 봤을때, 당분간 주담대 고금리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강조한 민생금융 사다리 정책이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세를 예의주시하는 윤석열 정부가 시장논리에 반하는 정책을 펼치기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 후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제동을 건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에따라 향후에도 저금리 호황시대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 보입니다. 정부 역시 장기적으로 가계부채를 GDP 대비 100% 미만으로 목표를 잡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너무 낮을 경우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 정부정책 방향도 적당한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경로를 택할 가능성이 있죠. 이렇게 된다면 향후 국내경제는 고금리 장기화가 끝나더라도 당분간 중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