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 개선, 진료비 표준화, 반려동물 식별문제 개선해야
카카오페이, 4월 비교·추천서비스에 펫보험 출시 예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펫보험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손해보험사들이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여전히 제도가 미흡하고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펫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11개다. 메리츠화재는 업계 최초로 펫보험을 선보이며 재빠른 시장 선점에 나섰다. 장기 반려동물 실손의료보험 ‘펫퍼민트’를 출시하며 펫보험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삼성화재도 첫 장기 펫보험 상품인 ‘위풍댕댕’을 선보인 이후 최근에는 ‘다이렉트 반려견보험’으로 수술비·의료비 특약을 보장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 펫보험 전담부서인 ‘펫사업유닛(Unit)’을 신설했고 자기부담금을 없앤 ‘KB금쪽같은 펫보험’도 출시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 보장하는 상품을 내세우며 펫보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가파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시장은 2027년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가구는 총 522만가구로, 2020년 말(536만가구) 대비 증가했다. 특히 현 정부가 펫보험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하면서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3조원에 달하는 펫보험 시장규모에 비해 가입률은 1%대에 불과하다. 반려동물 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의 보험료가 높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고 가입조건이 까다로운 것에 비해 보장범위나 보장기간은 짧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해 동물병원의 표준화된 진료코드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동물병원마다 진료비 편차가 크고 진료비용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아 보험사가 부담할 진료비를 추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질병명, 진료비, 진료행위 등 명확한 기준을 세워 제도적 기반이 확립돼야 펫보험 보장도 강화될 수 있다.
또한 펫보험 상품의 보험료가 비싸다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펫보험은 결국 반려동물 양육비 부담을 낮추기 위함인데 보험료가 비싸다는 인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펫보험 가입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인식도 반려동물 진료비가 표준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표준화된 진료체계 구축과 동물병원 의료비 수가 표준화가 시급하다.
아울러 반려동물 식별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과제 중 하나다. 동물보호법상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등록이 내장칩이나 외장 목걸이 형태로 가능하다. 다만 반려동물에 칩을 심는 방법은 부작용을 우려해 상용화되지는 못한 상태다. 또 반려동물의 코주름으로 식별하는 비문 방법이 있는데 이는 정교하지 않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 상품은 보험료가 비싸다는 인식이 크고 주변에서 가입한 사람들이 많지 않아 대중화된 상품으로 인식하기 어렵다”며 “진료비 표준화 등 제도 개선이 우선돼야 펫보험 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오는 4월을 목표로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를 선두 주자로 네이버페이와 토스 등도 하반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에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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