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치라이뷰팀 ｜정세운 기자,윤진석 기자]

 

박진 전 외교통일부 장관은 22대 총선에서 지역구인 강남을 재도전에 나선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또한 강남을에 도전장을 내면서 윤 대통령 참모와 장관 출신 모두 양지에서 공천을 받으려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통령실 출신들의 잇따른 양지 출마설은 줄고 비판의 대상이 돼 왔습니다. 이원모 전 비서관도 이 점을 의식하며 타지역 출마를 고려 중에 있다는 보도도 나옵니다. 

여기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이 전 비서관에 대해서가 아닙니다. 양지만 찾는다는 비판에 박 전 장관까지 싸잡아 도마 위에 오른다는 것이 그로서는 상당히 억울한 일이라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지는 지난 정치 행보에서 까닭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박 전 장관은 강남을 국회의원이기 전에 정치1번지 종로에서 3선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종로 토박이 정치론을 내세웠던 그는 3선에 이르는 동안 야당의 골리앗들을 상대로 완승하는 입지전적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노무현 탄핵 역풍이 몰아치던 17대 총선, 열린우리당은 스타 정치인인 김홍신 국회의원을 종로에 내보냈습니다. 박 전 장관이 불리할 거로 보는 전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결과는 ‘박진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18대 총선, 이번엔 야당의 당대표가 직접 나섰습니다. 차기 대선주자로 주목받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였습니다. 역시나 박 전 장관이 우세할 거로 보는 시선은 적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박 전 장관이 이기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경쟁력 하면 박 전 장관이었지만 20대 총선에서 그는 당을 위해 거물급 인사인 오세훈 후보에게 본선 진출의 자리를 내줬습니다.  

그러나 오 후보는 민주당의 정세균 후보에 밀려 대패를 당했습니다. 기라성 같은 정치인들이 출격한다 해도 지역 특성에 부합하지 못하면 어렵다는 대표적 사례로 남았습니다. 

21대 총선이 다가왔습니다. 박 전 장관은 이번에도 당의 뜻을 받아 출마를 고사했습니다. 여야 대선주자들의 빅매치 장소로 종로가 부상하면서 민주당은 이낙연 당시 대표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황교안 당시 대표가 출격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박 전 장관은 비례대표로 나서게 됐습니다. 하지만 한선교 등 지도부의 공천 파동으로 비례대표로 나설 수 없게 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당에서 정해준 강남을로 나가게 됐습니다. 

이때만 해도 강남을은 양지로 인식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의원이 현역이었던 데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초를 제외하면 강남일대가 민주당판으로 싹쓸이되다시피 한 상태여서 보수당에서 탈환하는 것이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박 전 장관은 서울대와 하버드, 옥스퍼드 대학원을 졸업하고 외무고시에 합격한 전형적인 엘리트 이미지를 살려 탈환에 성공했습니다. 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는 문민정부 때부터 오랜 기간 외교통으로 활약한 그에게 초대 외교통일부 장관을 맡겼습니다. 

돌아보면 박 전 장관은 윤 정부 들어와 범친윤으로 불렸던 것이지 특정 계파에 속한 적도 없고 주류의 위치에 서있던 적도 없었습니다. 이제껏 양지에 출마한 적 또한 없었으며, 그럼에도 도전하면 성공을 이뤄냈고 결국 험지를 양지로 만드는 저력을 보여 왔습니다. 

이런 그에게 양지만 고수하려 한다는 지적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강남을 지역에서 첫 당선된 후 지역구 관리를 잘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다른 곳으로 가라고 강권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박 전 장관은 탄핵 정국 때도 보수우파 승리를 위해 바른정당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적극 영입하려 했을 당시 가교 역할에 나선 바 있습니다. 반 전 총장이 돌연 출마를 고사하면서 일이 어그러지긴 했지만 누구보다 보수우파 승리를 위해 앞장서 뛰었던 인사입니다. 

무슨 동네북도 아니고 이리저리 치이고 쫓겨나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불이익이라고 보입니다. 차라리 정치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는 얘기 아닐까요?

이런 정치라이뷰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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