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부품 수급·인력 충원 이뤄지지 않으면 사고 가능성 有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여행 수요의 빠른 회복으로 항공업계에 이른 봄이 찾아왔다. 다만 증가한 운항 편수 만큼 항공기 지연 및 사고 발생이 잦아지면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 업계 수요 회복에 따른 항공기 운항 편수 증가로 지연 및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저비용항공사(LCC)와 대형항공사(FSC)를 가리지 않고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베트남 다낭행 에어서울 항공기가 수화물 무게 기준 초과로 지연이 발생했으나 YTN 취재 결과 보조 연료 탱크 고장, ‘기체 결함’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달 11일에는 티웨이항공 여객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조류와 충돌하는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했다. 엔진에서 굉음과 불꽃이 튀어 일부 탑승객이 공포감을 겪었다는 전언이다. 대한항공에선 지난 16일 여객기가 눈길에 미끄러져 다른 여객기와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이륙까지 3시간 지연이 발생했다.
이 같은 사고 및 지연 건수는 통계 수치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한국공항공사가 19일 발표한 항공 통계에서 2023년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의 항공기 지연 발생 건수가 총 10만225건(22%)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지연율 7.6%에서 약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갑작스러운 지연 및 사고 증가의 원인에는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여행 수요와 항공사 정비 인력 부족, 기재 미비가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진성현 가톨릭관동대학교 항공운항서비스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갑작스럽게 증가한 여행 수요에 비해 항공사들은 긴축 경영으로 규모를 축소한 탓에 물밀듯 쏟아지는 수요에 대응하지 못 하고 있다”며 “대형 항공사의 경우 대체 기재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저비용항공사는 대체 기재 미비, 정비 부품과 인력의 부족으로 더욱 잦은 지연과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 교수는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말고도 최근 들어 해외 항공사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거다. 해외에서는 이를 ‘인력 부족’으로 인한 전형적인 사고라는 원인 분석을 내놨다. 올해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며 제때 원활한 부품 수급 및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하인리히 법칙에 따른 대형 사고로 번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항공사 CEO들의 안전 의식에 대한 경각심도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수요 증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항공사에서 발생하는 지연 및 사고는 결국 항공사 CEO의 경영 방침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각 항공사가 채용을 통한 인력 충원에 힘쓰고 있지만 여행 수요를 전부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하소연했다.
한편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22일 국내외 항공기 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사고 예방을 위해 국내 LCC 대표들과의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에어로케이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이 참여했으며 항공종사자 안전의식 제고와 비상상황에 대비한 정기 훈련 등 재발 방지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2023~2024년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여객이 안심하고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사와 항공사가 함께하기로 했다”며 “최고 수준의 항공 서비스 제공을 위해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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