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NH증권 “후임 대표 관련 계획 당장 없다…임기는 채울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직무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문책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음에 따라 연임은 사실상 물건너가게 됐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제21차 정례회의를 열고 CEO 최종 징계 수위를 논의한 끝에 KB증권을 비롯해 총 7개 금융사에 대한 조치를 최종 의결했다.
박 대표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증권사 대표들 중 가장 무거운 징계인 직무정지 3개월을 받았다.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박 대표는 지난 2020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라임사태의 책임으로 문책경고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에 대한 법적해석이 갈리면서 제재 절차가 잠시 중단됐다. 올 들어 제재심리가 다시 진행됐고, 결국 직무정지 징계를 받게 됐다. 당초 금감원의 판단보다 한 단계 높아진 것이다.
금융위 측은 “신한투자증권과 케이비증권의 경우 다른 금융회사와 달리 펀드의 판매뿐 아니라 라임관련 펀드에 TRS 거래를 통해 레버리지 자금을 제공하는 등 펀드의 핵심 투자구조를 형성하고 관련 거래를 확대시키는 과정에 관여했다”며 “그럼에도 이를 실효성 있게 통제할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만큼 임원에 대하여 중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징계 수위에 대해 설명했다.
박 대표 입장에서 이번 징계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최근 박 대표는 KB금융지주 회장 자리에도 도전했었는데, 이는 문책경고 미만의 징계를 받게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그룹 내 입지가 탄탄했던 박 회장은 연임은 물론 KB금융그룹 부회장단 인선도 불가능해졌다. 앞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선임과 함께 이동철·허인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차기 부회장단으로 박 대표가 거론된 바 있다.
지난 2019년 KB증권 대표 자리에 오른 박 대표는 자산관리(WM)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대표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 KB국민은행 WM본부 전무, KB금융지주 WM총괄 부사장, KB증권 WM부문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그룹 내에서 WM 부문을 총괄했다.
특히 지난 2021년 말 기준 11조6000억 원이었던 KB증권의 WM개인고객 자산을 올 상반기 18조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굵직한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문책경고 징계를 받았다.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의 경우는 주의적 경고조치가 내려졌다.
박 대표와 정 대표 모두 사임 없이 임기까지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회사를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다만, KB증권과 NH투자증권 측은 이번 징계에 따른 후임 대표이사 선임 관련 계획은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KB증권 관계자는 “일단 징계와 관련 없이 임기는 임기대로 마치실 것”이라면서 후임 대표 선임 계획에 대해서는 현 상황에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도 “올 3월까지 임기를 채우실 것”이라며 “어제 징계 사실을 알게 됐다보니 징계 관련 사항이나 후임 대표 관련해서는 아직 정확한 계획이 나온 것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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