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여층의 숨은 지지율에도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예측에 주목한다. 선거는 오는 10월 11일 치러진다. 전망은 전망일 뿐 결과는 알 수 없다. 이를 전제로 다음과 같이 예측해봤다.
① “출발선은 12% 격차부터”
임기 초 대통령 지지율부터 봐야
정부 초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대통령 지지율과 직결된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할 수 있던 데에는 고공행진 지지율을 기록하던 문 대통령 영향이 컸다.
윤석열 정부 임기 초 6·1 지방선거만 봐도 국민의힘이 대승을 거뒀다. 역시나 대통령 지지율이 시너지가 돼줬다.
윤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내 진행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55%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5월 4주차에서는 54.1%로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지지율은 직후 있던 6·1지방선거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서울 한강벨트 등 4년 전만 해도 민주당이 초강세를 보이던 곳마저 국민의힘 몫으로 돌아갔다.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도 민주당 텃밭인 지역적 악조건을 극복하며 신승을 거둔 경우였다.
민주당 텃밭 강서의 지난 판세
당시 김 후보가 얻은 6·1 지방선거 득표율을 적기에 앞서 그전에 잠시 볼 것이 있다.
21대 총선에 출마했던 김 후보의 강서을 득표율이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김 후보는 자객공천 성격을 띠고 정치신인으로서는 처음 강서을에 투입된 바 있다.
문 정부에서의 청와대 특별감찰반이었으나 민간인 사찰 의혹 관련 공익제보로 수난을 겪은 김태우 vs 같은 청와대 출신으로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낸 운동권 출신의 친문 진성준 후보 간 대진표가 확정되자 세간의 주목도는 높아졌다.
하지만, 42.3% 득표율에 그친 김 후보는 진 후보(56.1%)에 큰 격차(13.8%)로 패하고 만다.
코로나19 여파 이후 전국적으로 정권 안정론에 힘을 실어줬던 분위기 때문에 패한 요인도 있지만, 그만큼 지역 내 보수당이 처한 입지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비단 강서을뿐만이 아니었다. 강서갑과 병은 더 큰 격차가 났다. 강서갑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구상찬 후보(38.37%)가 민주당 강선우 후보(55.89%)에 17.52% 차이로 졌다. 강서병은 미래통합당 김철근 후보(36.55%)가 민주당 한정애 후보(59.92%)에 23.37%로 패했다.
이들 세 후보의 득표율을 합산해 민주당 후보들과 견줘 전체 강서구 평균 격차를 추산하면 국민의힘이 18%가량 열세에 놓여 있는 상황이었다.
6·1 지방선거 與 승리의 이유
하지만, 2년 뒤 치러진 6·1 지방선거에서 상황은 역전된다.
윤 대통령 임기 초 지지율 효과에 힘입어 김 후보 또한 강서구청장 개표 결과 51.3%를 얻은 거였다.
수치만 봐도 윤 대통령 지지율(2022년 5월 4주차 <리얼미터> 기준 54.1%)을 근사치로 반영하고 있음이 엿보인다.
표차는 국민의힘 김태우 51.3% vs 민주당 김승현 48.69%로 2.6%포인트 차로 나타났다.
민주당으로서는 간발의 차로 진 것이긴 하나, 당초 30대 청년 정치 신인(김승현)을 내보내면서까지 자신감을 보였던 것이 무색하게 윤 대통령 지지율을 등에 업은 김 후보를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참고로 같은 강서구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이 얻은 득표율은 상대 후보(민주당 송영길 42.1%)보다 13.99%포인트 많은 56.09%였다.
이 역시 윤 대통령 지지율을 비슷하게 웃돌고 있음이 엿보인다. 인물 경쟁력이 있는 만큼 같은 강서구 내 김태우 후보(51.3%)보다 4.79%포인트 더 많이 받은 점도 눈에 띈다.
김태우 vs 진교훈, 현 판세는?
어쨌거나 이런 상황에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김 후보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아 구청장직을 상실한 지 3개월 만에 재공천 받기에 이르렀다.
10월 재보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상대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경찰차장인 민주당 진교훈 후보다.
다만, 대체적 판세는 김 후보가 불리하다는 관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당장 여론조사에서도 적게는 한 자릿수, 많게는 두 자릿수까지 차이가 나고 있다.
<리얼미터>가 <뉴스피릿> 의뢰로 지난달 18~19일 양일간 유권자 803명에게 물은 결과 김 후보는 37%로 44.6%를 얻은 진 후보보다 7.6%포인트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꽃>이 지난달 22, 23일 10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바에 따르면 김태우 27.4% vs 진교현 43.4%로 무려 16%포인트 격차가 벌어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가결되고 구속이 기각되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된 데 따른 악영향도 있겠지만, 윤 대통령 지지율의 변화된 지점만 고려해도 판세가 왜 어려운지 짐작되고 있음이다.
출범한지 한 달 새 55%가량이던 윤 대통령 지지율(2022년 5월 4주차 <리얼미터> 기준은 54.1%)은 현재 35%~40% 수준이다.
지난달 22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바로 윤 대통령의 최근 5주간 지지율은 31~34%를 오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5~27일 조사한 것에서는 전주보다 1.8%포인트 하락한 36%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디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이달 2~3일 국정운영 지지율을 물은 결과에서는 37.7%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조사한 것에서는 40.9%까지 오르기도 했다.
12% 격차 안팎에서 출발
평균 30% 후반대로, 임기 초(54.1%)와 비교하면 15%가량 하락한 셈이다.
개략적 산술이긴 하지만, 21대 총선 당시 강서구 내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격차(18%)와 비슷한 폭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6·1지방선거에서의 김태우 후보의 경쟁력이라 할 만한, 즉 상대 후보에 이긴 득표차(2.6%)를 제하게 되면 지형상 12%대 차이가 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때문에, 양 후보 간 예측 판세는 12% 격차 안팎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의도 정가의 컨설턴트는 관련해 <시사오늘>과의 대화에서 “최근 강서구 보궐선거의 선거결과에 대한 각종 예측이 난무하는데 좀 더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접근해 볼 필요가 있겠다”며 “그러려면 대통령 지지율의 변화부터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지난 강서 지역 총선에서의 ‘-18%대’ 열세를 극복하고 ‘+2.6차’로 승리했다. 결과적으로 21%차로 뒤집은 것과 같다. 이는 당시의 대통령 최고 지지율(54%)에 기인한 것이었다”며 “현재 대통령 지지율이 당시(54%)에 비해 14~15% 하락한 평균 39%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2.6% 했을 경우 강서구 기본격차는 12% 내외의 열세로 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나아가 “투표율이 관건이지만, 강서구 내 적극 투표층에서 민주당을 찍겠다는 응답이 더 많은 최근의 흐름에 비추면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며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지방선거 때 강서구에서 김 후보보다 4~5%대 높게 받았던 프리미엄까지 생각하면 잘하면 10% 안팎으로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② “접전 양상 전망”
정치적 내전 양상에 주목해야
반대로 접전으로 치달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국민의힘만 해도 윤 정부의 중간평가를 판가름할 내년 총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김기현 대표 체제의 지도부 외에도 안철수 의원이 상임고문을 맡고 정진석·나경원 등 유력 주자들도 결합해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예측 분석이야 여러 안이 나올 수 있지만, 개발을 바라는 강서구 유권자의 변화 흐름을 캐치해야 한다”며 “강한 그립감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정으로 이어지는 여당 프리미엄을 비롯해 강서 보궐선거가 여야 지도부가 총출동할 만큼 진영 싸움의 상징적 축소판이 되고 있는 점, 민주당 내 비명(이재명)계가 상대적으로 움직여주지 않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큰 격차가 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만 해도 강서구 득표율 결과 윤 대통령이46.97%로 이재명 대표(49.17%)에 지긴 했지만 박빙 양상의 차이(2.2%)였음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의 숨은 지지율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의 9월 첫째주 조사에 따르면 정치 고관여층에서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45%까지 나왔다.
정 평론가는 “내전 양상이 치열해질수록 지지층 결집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강서구 역시 윤 대통령의 숨은 고관여층이 실제 투표장으로 나서게 될 공산이 크다”며 “이런 종합적인 점까지 고려하면 격차가 크게 나긴 어렵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조건에 따라 반전 전망도
전제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1% 내외로 좁혀질 수 있다는 기대심리에 기반한 관전평도 보태지고 있다.
유재걸 성지전략연구소 소장은 “김태우 후보의 ‘40억 애교’ 실언에 영어유치원 공약 실패, 공무원 집성촌 표심을 잡지 못한 데다 기존 우군이었던 충청향우회와 천주교 교단의 표심 이탈 및 1년 구정 평가 등을 생각하면 격차가 20% 밖으로 더 벌어질 수도 있겠지만, 투표율과 지지층 결합 등의 변수가 유효한 만큼 얼마든지 8%대, 나아가 1%대까지 좁힐 수 있다고 본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포괄적 전략적 수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윤명철 역사 칼럼니스트도 “이재명 대표의 단식 후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 양상부터 재공천하게 된 국민의힘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여당에 유리한 상황은 결코 아니다”면서도 “이 지역에서 3선한 김성태 전 의원의 변수도 중요한 듯하다. 그동안 닦아 놓은 조직력이 얼마나 발휘될지 역시 관전포인트”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정의당의 권수정· 진보당 권혜인·자유통일당 고영일·우리공화당 이명호·민생당 김영숙·녹색당 김유리 후보도 뛰어들어 경쟁 중이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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