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포인트 “日, 中과 같이 로컬 결제 수단이 주류 될 것”
삼성전자·네이버, 동맹 전선 구축…‘애플페이 견제’ 나섰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애플페이가 이르면 3월 초 국내에 정식 도입될 예정이다. 다만 한정된 사용처와 카드사 등 낮은 사용자 편의성으로 인해 시장 내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선 안방 기업 삼성의 견제도 만만찮아, 애플페이의 시장 안착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애플페이, 사용자 편의성 낮아…점유율 확대 "글쎄?"
21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애플페이 지원을 위해 애플과 협상에 나선 카드사는 기존 계약을 맺은 현대카드 외 전무한 것으로 확인된다. 현대카드가 금융위원회의 시장 독점 지적을 받아 애플페이의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했음에도 선뜻 나선 업체가 없다는 점은 애플페이의 초반 흥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키운다.
이러한 뒷배경에는 애플페이 쪽에서 요구하는 수수료 문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건당 최대 0.15%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정책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결제 수수료를 통한 수익이 감소할 것을 염려한 카드사들이 애플페이와의 협력을 망설이고 있다는 업계의 전언이다.
고객 편의성이 떨어지는 애플페이의 결제 방식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과 EMV 통신 규격을 사용하는 데 반해, 기존 사업자인 삼성페이는 마그네틱전송(MST)과 NFC 방식 모두를 채택 중이다. 특히 애플페이 결제 시 EMV 통신 규격에 따라 국내 가맹점 결제 정보가 비자나 마스터카드를 거쳐야 하는 점은 사용자 유입을 막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이와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애플페이의 결제 방식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며 "소비자 피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애플페이는 NFC 단말기를 도입한 가맹점의 수가 현저히 적다는 걸림돌도 마주하게 됐다. 카페, 편의점, 영화관 등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대부분 NFC 결제가 가능하지만, 자영업자를 포함한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1300만 개 중에선 고작 2% 가량인 6만~7만 곳만이 NFC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NFC 단말기의 대당 가격이 15만~20만 원 선임을 고려하면, 소상공인들이 애플페이 결제를 위해 단말기를 추가 구입할 지는 미지수다. 애플페이 사용 장려를 위해 현대카드가 단말기 설치 보상금을 지급하기도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애플페이를 둘러싼 시장 전망도 우호적이지 못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페이 도입은 국내 시장 판도를 크게 뒤흔들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NFC 단말기 부족 △별도 수수료 발생 △해외 결제 승인·처리 방식을 그 요인으로 꼽으며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일본과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을 예로 들기도 했다. 이들 국가에선서 애플페이가 아닌 로컬 결제 수단이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페이가 보편적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은 우리나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네이버, 온-오프라인 연대 강화로 '애플페이' 견제
간편 결제 터줏대감인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도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견제하고 나선 모습이다. 지난 20일 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업무협약(MOU)을 맺고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간 상호 서비스 연계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공동 전선 구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각각 선두를 달리는 두 사업자가 손을 잡은 셈이어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미 네이버페이는 제품 구매 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고, 한 달에 4900원 가격의 멤버십을 이용하면 더 많은 포인트를 되돌려 주는 등의 혜택을 앞세워 온라인 간편 결제 강자로 자리하고 있다. 누적 가입자 수만 800만 명에 달한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의 높은 스마트폰 보급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간편 결제 시장을 꽉 잡고 있다. 23.6%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양사는 결제와 월렛(Wallet) 부문에서 협업을 시작했다. 삼성페이 사용자들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국내 총 55만개 온라인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를 쓸 수 있게 됐다. 네이버페이 사용자들은 삼성페이로 결제 가능한 전국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업계는 간편 결제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점유율이 높기는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애플페이를 의식한 견제 행보에 본격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마케팅학과 교수는 "애플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충성도 높은 브랜드인 만큼, 애플페이가 들어온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갈 것이 확실하다"며 "외세 침략, 즉 애플페이의 서비스를 앞두고 국내 사업자가 이를 견제하기 위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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