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어 증권사도…정치권에 두들겨 맞는 금융권 “뭘 얻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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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어 증권사도…정치권에 두들겨 맞는 금융권 “뭘 얻으려고”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02.20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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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숙 의원, 증권사 고객 예탁금 폭리 문제 지적
황운하 의원은 은행권 ‘성과급 잔치’ 비판 목소리
尹, 시중은행 과점 문제 지적 전후로 연이은 공세
금융권, 위기감 대두…핀테크 업계도 예의주시中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금융권을 향한 정치권의 공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앞서 예대마진을 통한 이자이익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지적을 받은 은행권에 이어 증권사의 고객예탁금 수익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지난 4년간 고객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총 2조 467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고객에 지급된 이자는 5965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4년 중 2022년 한 해 고객예탁금 수익은 1조 735억 원에 달한다. 금리상승기 영향으로 평년 대비 2배 이상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019년엔 4513억 원, 2020년 4410억 원, 2021년 5012억 원의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양정숙 의원은 “증권사들은 고객이 맡겨 놓은 예탁금으로 아무런 위험부담 없이 4년 만에 2조 원 가까운 이익을 벌어들였고, 수십년간 이어졌던 점을 감안한다면 그동안 누적 수익금액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면서 폭리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앞서 정무위 황운하 의원 역시 은행권 성과급 잔치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지난 14일 황운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 성과급은 총 1조 3823억 원으로, 전년 성과급 총액(1조 19억 원)보다 약 35%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개별은행 임원 1명 당 평균 성과급 규모로 보면 KB국민은행이 2억 16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1억 7200만 원), 하나은행(1억 6300만 원), 우리은행(1억 400만 원), NH농협은행(4800만 원)이 그 뒤를 이었다.

직원 1명당 평균 성과급으로 보면 NH농협은행(3900만 원)이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1300만 원), 신한은행(1300만 원), KB국민은행(1100만 원), 우리은행(1000만원)은 비슷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NH농협은행은 “기본급을 제외한 정기상여금 등이 포함된 계수로, 급여체계가 다른 타행 계수와는 차이가 크며 상여금, 성과급 등을 포함한 당행의 총 급여는 타 시중은행보다 낮은 수준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정치권 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도 시중은행 과점 체제를 지적하며 경쟁 시스템 구축 방안은 금융당국에 지시하는 등 연일 계속되는 전방위 압박에 금융권 내부에서는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직접적인 압박에서 비켜난 핀테크 업계도 상황을 주시하는 등 금융 관련 산업 전반이 긴장한 모양새다.

핀테크 업계 한 관계자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시중은행 등 금융권 다음에는 대출플랫폼 등 핀테크 업계가 압박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특히 빅테크들은 언제 불똥이 튈까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직접적 질타의 대상이 된 금융권 안에서는 보다 격한 반응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 장사’, ‘성과급 잔치’, ‘수수료 장사’ 등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단어 사용을 통해 금융사를 공격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면서 “금리상승기에 따른 대출금리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차주 보호를 위한 노력을 전(全) 금융권이 실천하는 상황에서, 정치권과 정부가 금융권 때리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금융지주·정무위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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