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신영이 지난해에 이어 2023년 새해에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눈치다.
10일 신영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그룹 계열사인 신영시티디벨로퍼로부터 45억 원(이자율 4.6%)을 빌렸다고 공시했다. 신영시티디벨로퍼는 신영의 완전자회사(지분 100% 보유)다. 이번 자금대여 거래와 관련해 신영은 보유 주식 중 신영건설 보통주 4만4400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담보한도는 54억 원이며, 담보기간은 오는 2024년 1월 10일까지다. 이로써 신영이 신영시티디벨로퍼로부터 차입한 자금은 총 141억6000만 원이 됐다.
신영은 자금 조달을 위해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특수관계자들에게 손을 벌리고 있다. 광주 전남방직공장 복합개발사업 부지 잔금 납부, 포장용지업체 페이퍼코리아 인수 등 돈이 들어갈 곳은 많은데,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돈이 나올 곳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이후 신영의 계열회사간 자금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신영은 2022년 2분기 기준 2302억4000만 원을, 같은 해 3분기 기준으로 316억 원을 차입했다. 이 기간 신영에게 자금을 내어 준 업체는 대농(600억 원), 신영디벨로퍼(73억 원), 신영에셋(43억 원) 등이다. 이어 4분기에도 신영은 그룹 총수인 정춘보 회장 소유 신영플러스 주식 12만6412주를 담보로 잡고 대농으로부터 200억 원을 빌렸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 대부분은 광주 전남방직공장 복합개발사업 부지를 확보하고자 설립한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인 휴먼스홀딩스제1차피에프브이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신영은 해당 개발사업 관련 브릿지대출약정 부대비용과 사업 추진 비용 등 명목으로 휴먼스홀딩스제1차피에프브이에 431억7000만 원(지난해 10월 기준)을 대여했다.
이번 신영시티디벨로퍼와의 자금대여 거래를 기점으로 신영의 유동성 확보 노력은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발(發) 고금리 흐름과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신영 내부적으로도 현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신영이 서울 여의도 소재 옛 MBC 부지에서 진행 중인 후분양 주상복합단지 사업인 '브라이튼 여의도'는 준공일이 기존 오는 4월에서 8월로 연기됐다. 이로 인해 아파트 분양 일정도 뒤로 밀린 상태다. 통상적으로 후분양은 공정률 80% 정도면 추진 가능한데 지난 9월 말 기준 브라이튼 여의도의 공사 진행률은 64.07%(시공사인 GS건설 분기보고서상)다.
자회사인 신영건설은 2022년 3분기 누적 별도기준 매출 1306억1230만 원, 영업이익 301억8581만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05%, 113.98% 증가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누적 순손실은 33억8680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손실폭이 33.09% 확대됐다. 이자비용, 하자 손해배상 송사 관련 소송충당부채가 늘면서 영업외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안전 이슈에도 휘말렸다. 지난 연말 경기 파주 소재 신영건설의 신축 아파트 건설 사업장에선 노동자들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병원으로 실려가는 사고가 발생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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