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안전과 안정이 중요…디지코 글로벌 진출해 이익 내겠다"
LG 황현식 "사업 플랫폼화 추진…전사 50% 스타트업 방식으로 개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를 이끌고 있는 CEO들이 신년사를 통해 새해 사업 전략을 밝혔다. 이통3사 대표들은 일제히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2023년의 경제 상황이 어두울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각각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경영 전략을 펼쳐 위기를 극복하고 오는 2024년 결실을 맺겠다는 구상이다. 3사 모두 올해를 재도약을 위해 잠시 숨을 고르는 시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신사업의 핵심으로 AI를 내세웠고, 구현모 KT 대표는 안전과 안정을 강조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플랫폼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조직을 스타트업처럼 개편하겠다는 깜짝 선언을 했다.
SKT 유영상 “AI 컴퍼니로 도약…기존 사업도 AI로 재정의”
2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겸 SK브로드밴드 대표는 전(全)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올해를 ‘AI 컴퍼니’로의 도약 원년으로 삼고, AI 서비스 ‘에이닷’의 진화를 포함해 타 산업의 AI 전환(AIX)을 적극 추진하자고 당부했다.
유 대표는 지난해 발생한 초유의 금리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새해에도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사업적으로는 차세대 인터넷 후보로 거론되는 △대화형 AI △메타버스 △웹3(Web3) 등이 부침을 거듭하면서도 발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 움츠려 있기 보다는 올 한해를 ‘도약과 전환’의 해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특히 AI 컴퍼니 비전 실천과 성과를 가시화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AI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선 에이닷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유 대표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AI 서비스 사업자 성장 기반 구축 △유무선통신·미디어·엔터프라이즈 등 기존 사업 AI로 재정의 △타 산업의 AI 전환(AIX) 등을 적극 추진하고,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빅테크 수준의 서비스와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올해 SK텔레콤의 목표다.
KT 구현모 “2022년 사상 최대 매출…통신망 장애는 재해”
같은 날 구현모 KT 대표는 송파 사옥에서 최장복 노조위원장과 함께 KT그룹 신년식을 개최했다.
구 대표는 이 자리에서 “2022년 KT그룹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과는 임직원 스스로가 변화의 주체로서 주인정신을 가지고 노력해온 결과”라며 “2023년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다시 한 번 기반을 다지고 도약을 시작하는 해로 만들자”고 격려했다.
그는 “통신망 장애는 장애가 아니라 재해”라면서 2023년의 최우선 가치로 ‘안전과 안정’을 내세웠다. KT그룹이 운영하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클라우드 △미디어운용센터 △BC카드 △케이뱅크 등이 모두 국민들의 삶에 밀접한 시설인 만큼,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3년간 KT의 성장을 이끌어온 디지코 전략을 확장하고, 다른 산업과의 연계와 글로벌 진출을 통해 이익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하는 AI 분야에선 세계적 수준의 역량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LGU+ 황현식 “사소한 영역까지 신경 써라…스타트업 방식 확대”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이날 영상 신년사를 통해 ‘빼어난 고객경험’을 앞세워 기존 사업의 플랫폼화를 추진하는 ‘U+3.0’을 성공으로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고객’(총 34회)이다. 그 뒤를 이어 △빼어남(10회) △플랫폼 사업(8회) 등이 거듭 반복됐다. 이는 새로운 플랫폼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사업의 기본이 되는 고객에게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황 사장은 “기존 사업에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면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지고, 이를 플랫폼 사업으로 진화하면 U+3.0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이때 우리가 만드는 고객경험은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 확실하게 차별화된 빼어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데까지 신경 쓰네?’라는 고객 반응이 나올 정도로 사소해 보이는 영역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한다”며 “우리가 만드는 상품과 서비스를 ‘내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몰입할 때 고객들이 우리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통신의 디지털화와 루틴·구독 서비스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미디어 시청경험 기반의 ‘놀이 플랫폼’ △아이들나라 기반의 ‘성장케어 플랫폼’ △SOHO·SME·모빌리티 등 B2B사업의 플랫폼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황 사장은 U+3.0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실행 전략으로 AI·데이터 기술의 내재화와 유연한 조직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해석할 수 있는 AI 기술을 상용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위해 적용하고 유연한 스타트업의 업무 방식을 전 사업부문에 확대 적용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현재 조직 체계는 빠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을 적용한 조직을 올해 전사 50%로 확대하고, 이 조직들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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