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최근 열린 동반성장포럼에서는 저출산 문제와 MZ세대의 양극화에 대한 문제를 다뤘다.
이날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우석훈 성결대학교 교수는 국민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면서 출산율 저하의 문제를 심도있게 짚어나갔다.
우 교수는 “경제적 지표로 사회적 설명을 하는 데는 한계가 많다”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출산율 추이를 반전시키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아직까지는 충분한 효과를 보여주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발간한 ‘2022 출산 인식 보고서’를 꺼내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25~39세 미혼남녀 32.4%는 저출산의 원인으로 △육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이 외에 △사회, 미래에 대한 막막함이 19.8% △실효성 없는 국가 출산 정책이 16.3% △일과 가정 양립의 어려움이 14.8% △결혼 지연과 기피가 5.8% △개인의 가치관이 5.6%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 우 교수는 “결혼 지연과 기피, 개인의 가치관 등 10%를 제외한 나머지는 사실상 경제적인 문제”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한다고 90%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저출산 문제를 바라보는 가임기 여성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사회는 항상 경제적인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더 복잡한 문제들이 그들의 머릿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가 중심이 된 사회 △육아에 대한 부담감 △일하고 싶은 여성들 △여성의 학력이 올라가고 평등화 되면서 생기는 복합적 문제 등이 그것이다.
우 교수의 말처럼, 경제적인 문제가 해소된다고 해서 저출산 문제도 해결되지는 못할 거다.
사회가 저출산의 문제로 가장 먼저 경제적인 것을 꼽을 때, 종종 여성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나온 결론으로 보여졌다. 저출산의 문제를 해석한 사람들이 대부분 남성인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문제를 남자와 여자의 문제로 나누고 싶은 마음은 없다. 또, 경제적인 이유가 저출산 문제를 일으키는 데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데 동의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주가 돼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여성이라고 판단, 근본적 문제를 여성의 심리적 측면에서 다뤄보자는 이야기다.
결혼을 했거나 앞두고 있는 2030 여성들은 경제적인 문제보다 육아를 더 큰 부담으로 느끼고 있는 듯 보인다. ‘독박육아’라는 단어만 봐도 혼자 아이를 키우는 데 대한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 육아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하는 모습도 보인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인 경우도 있지만, 사회적 역할을 하고자 하는 여성 인구가 늘어나는 데 따른 현상중 하나다.
개인적인 이유도 적지 않다. ‘출산의 과정이 두렵다’, ‘내 몸이 망가지는 게 싫다’와 같은.
임신과 출산이 여자의 몫이라는 데 반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육아는 어떨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주양육자는 여자라는 인식이 많다. 그렇다면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늘어난 만큼 가사와 육아의 분담도 공정하게 이루어졌을까. 가정에서 그렇지 못했다면, 사회가 고학력 여성 인재 활용을 위해 육아를 도울 제도를 마련했을까.
요즘 젊은이들은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추구한다. 내 삶의 주인은 나고, 자아를 실현하며 사는 데 만족감을 느낀다. 출산과 육아는 ‘나’를 내려놓는 일 중 하나로 여겨진다. 아이를 낳은 친구들이 “이제 내 삶은 없어”라는 말을 달고 사는 게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 희생을 감내하고라도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사회에서, 혹은 회사에서 이익을 주기는커녕 내 자리를 흔든다. 엄마가 일할 환경을 만들어 주기는커녕 눈치만 준다.
결국 다시 제자리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답이 경제적인 지원이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 이 같은 이유로 여성 인재들을 집안에 가두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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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이요. 집 문제만 좀 해소돼도 올라요. 예전만큼은 아니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