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도의 時代架橋] 공식 大選 돌입…자질 검증과 국가 ‘성장·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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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도의 時代架橋] 공식 大選 돌입…자질 검증과 국가 ‘성장·미래’
  • 이병도 주필
  • 승인 2022.02.1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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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시간...시작된 유권자 선택
뉴노멀 시대 준비하는 대선 돼야
불가피한 제왕적 대통령제 손보기
유권자 관심, 과거 아닌 미래에 있어
“편파 논란 없게 하라” 경고한 현실
선관위 야당 위원 전혀 없는 해괴한 상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병도 주필)

20대 대통령 선거 유세전이 공식 시작됐다ⓒ연합뉴스
20대 대통령 선거 유세전이 공식 시작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식 유세전에 나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대 대통령 선거 유세전이 공식 시작됐다. 후보들은 선거일 전날인 3월 8일까지 22일간 사활을 건 공식 선거 운동에 뛰어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 등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을 마치면서 대진표도 완성됐다.

국민들은 진짜 '한판 승부'를 보고싶어 한다. 미래를 열어 갈 대통령감을 국민들이 제대로 판별할 수 있도록 각 후보들은 정정당당 승부를 펼치길 바란다.

주요 후보 지지율이 여론조사의 오차한계 안에 있을 정도로 초박빙 상황인 만큼 앞으로 3주 동안 정치적 혈투가 예상된다. 그만큼 정부의 공명선거 의지, 공식 심판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정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중립내각 요구를 거부했고, 선관위에는 야당 추천 위원이 전혀 없는 해괴한 상황이 벌어졌다.

급기야 역대 선거관리를 책임졌던 원로 인사들이 선관위를 찾아 이런 편파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전달하는 초유의 일도 있었다.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 개혁 약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고치겠다고 공개 약속했다. 이러한 두 후보의 약속은 지금까지의 대선전 전 과정을 통해 가장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아닌가 싶다.

제왕적 대통령제 손보기에 대한 두 후보의 의지도 단호해 보인다. 이 후보는 제도개선을 위한 개헌에 도움이 된다면 필요한 만큼의 임기 단축을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윤 후보 역시 집권을 하게 되면 임기 첫해에 정부 조직개편에 착수하고 대통령실 이전을 마무리하겠다는 이행 로드맵을 제시했다.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이 과도하고 그 폐해는 그동안 헤아릴 수 없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번번이 그때뿐, 실제 제도 손질에 나서는 정권은 여태 없었다. 박근혜 정권은 책임총리제를 약속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문재인 정권 역시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집무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 현재 이 후보와 윤 후보는 투표함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 누구도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피 말리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그야말로 초박빙 양상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누가 당선되든 정치개혁과 제왕적 대통령제 개선은 이제 더는 미룰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판세 오리무중...치열한 접전 양상

대선은 대한민국 향후 5년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국가적 행사다. 다음 달 9일 누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되느냐에 따라 국가 정책이 달라지고, 국민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지대하다. 

판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등 대선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로써 대권전쟁이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35∼40% 선에서 박빙 경합하고 있다. 안 후보는 10% 안팎, 심 후보는 4~5%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남은 기간 양강체제를 이룬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 간 정권 재창출이냐 정권 교체냐를 놓고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피말리는 총력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우리는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됐지만 양강 후보가 여전히 본인과 배우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 공세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을 상기코자 한다. 이 후보는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완전히 떨어내지 못한 것은 물론 부인 김혜경씨의 '과잉의전'을 비롯한 각종 논란 탓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윤 후보 역시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비리'란 이름이 붙은 여권의 의혹 공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인 김건희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의 타깃이 되고 있다.

이번 대선은 뚜렷한 '1강'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다.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이 후보와 윤 후보 사이에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접전 양상이다. 안 후보와 윤 후보 사이 단일화 변수가 남아있지만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나라 자체가 내일을 놓고 설레야 할 시간

투표일까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22일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이 넘어가면서 연일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치러진다.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한계치를 넘어섰다. 치솟는 물가는 서민들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다. 폭등한 부동산 가격으로 세대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취업난 앞에 좌절하는 청년들은 아우성이다. 경제성장의 동력을 찾아야 하고 북한 핵 문제도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패권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현명한 길을 개척해야 한다. 자식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연금제도 개혁도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 기간 각 대통령 후보는 왜 자신이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지 국민을 설득해야 하고 유권자들은 과연 누가 이끄는 정부가 나라와 우리, 그리고 미래 세대에 보탬이 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마땅히 나라 전체가 오늘보다는 나을 내일을 놓고 설레야 할 시간이다.

그러나 선거를 목전에 두고 전개되는 작금의 양태는 이런 기대감을 허물어뜨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두 유력 주자와 열성 지지자들은 저마다 상대 후보와 진영을 향해 손가락질하기 바쁘다. 어제그제만 해도 이 후보와 민주당에선 윤 후보의 인터뷰 발언 “적폐 수사”를 꼬투리 잡아 연신 ‘정치보복’ 프레임을 가했다. 정권과 관계없이 비리와 부정을 단죄해야 한다는 그의 원론적 발언을 ‘문재인 정권 때려잡겠다는 말’이라고 호도했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 역시 이 후보에 대해 끊임없이 ‘거짓말쟁이’ 프레임을 들이대고 있다. 어제도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TV토론을 통해 정직한 후보와 거짓말 후보의 차이를 국민들이 확인하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뇌관 등 중차대한 시기

정권재창출이냐, 정권교체냐는 낡은 도식으론 유권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 유권자의 관심은 그보다 누가 민생과 경제 회복의 적임자인가에 쏠려 있다. 여기에 더해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남북 및 한·중, 한·일관계를 개선할 외교적 안목과 식견을 갖춘 리더십을 원한다.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리더십 등을 더한다면 금상첨화다. 새로운 사실이 있으면 모르나 후보와 후보 부인을 둘러싼 더 이상의 도덕성 공방은 무익하다. 그런 만큼 이제 미래로 승부를 볼 때다.

어려운 시기에 누가 대한민국을 끌어갈 지도자인지 선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유권자가 현명해야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를 가질 수 있다.

대통령제하에서의 대선이 중요하지 않은 적이 없지만 이번 대선은 각별하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전대미문의 위기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고, 국민의 일상을 옥죄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부동산 문제, 부실화 위험이 큰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성장률을 견인할 신산업 육성과 북한의 도발 등 경제·안보 전략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치러지는 대선이다.

혼탁한 선거전...단일화 여부 중요변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박빙의 판세는 혼탁한 선거전을 야기하고 있다. 대선후보 등록 첫날인 13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에 여론조사를 통한 국민경선 방식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안 후보가 역선택 문제 등 해법이 쉽지 않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내놓으면서 대선정국은 다시 요동을 칠 전망이다. 이래저래 예측 난망의 대선이다. 

단일화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심상정 안철수 김동연 세 후보의 완주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막판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단 세 후보 모두 완주를 장담하고 있으나 단일화 및 중도사퇴 가능성은 열려 있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 같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결선투표제 도입을 검토해볼 만하다. 20대 대선은 승패를 예측하기 어렵다.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 2위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중이다. 역대 선거에 비해 한 표의 가치가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든다.

그동안 역대 대선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 문제는 항상 뜨거운 관심이었다. 선거 흐름에 엄청난 변화를 주기 때문이다. 즉, 결과에 따라 야권 대권 주자가 바뀌거나 여야 박빙구도가 한순간 어느 한쪽으로 기울 수 있는 메가톤급 변수가 된다. 그간 완주 의지를 표명했던 안 후보가 대선 후보 등록 첫날 ‘후보 단일화' 승부수를 던진 것은 향후 단일화 협상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역대 대선에서 단일화를 못 한 야권은 예외 없이 졌다. 노태우는 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 난립하는 바람에 당선됐고, 이회창은 이인제를 잡지 못해 김대중에게 졌다.

분명한 것은 후보 단일화 문제가 정치공학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오로지 정권 획득에만 매몰되면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해 유권자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그리고 후보 단일화 이전에 공동 어젠다와 정책 합의부터 이뤄내야 한다. 국민이 야당에 요구하는 것은 명확하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국가를 어떻게 이끌어 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할 때다. 

논의과정 분명해야 정치 선진화 도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만큼 무엇보다 진흙탕 싸움 같은 저급한 공방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래야 ‘선진 책임정치’에 한발이라도 다가서고 유권자도 ‘정치 혐오’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내일부터 3주간 공식 선거운동이 더없이 중요하다. 보다 나은 미래를 지향하면서 국격을 높이고, 공직자의 기본 자질과 관련된 의혹도 해소돼야 한다. 선후 없이 모두 중요한 과제다. 야권 단일화 논의도 속이 빤히 보이는 정략적 계산이나 꼼수싸움은 금물이다. 서구 정당들의 정책 연대나 제휴처럼, 당 지지 유권자를 존중하면서 논의 과정도 분명하고 당당해야 정치 선진화와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공식 선거운동이 15일 시작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치교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정권교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시대교체와 더 나은 정권교체’를 내세웠다. 

이 가운데 정치교체 구호는 막연하다. 이 후보는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0선 이재명이 거대 양당 중심의 여의도 정치를 혁파하겠다”면서 “정치교체의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관련 공약으로 비례대표 위성정당 금지, 기초의회 2인 선거구 제한 등도 내놨다.

정치교체가 신뢰성을 가지려면, 문 정권을 주도한 586 정치인의 물갈이, 정치 불신을 더 키운 조국·윤미향 등에 대한 입장, 문 정부에 대한 정직한 평가 등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60%를 오르내리는 정권교체 여론에 편승해 국민 판단을 흐리려는 말장난으로 여겨질 뿐이다.

네거티브 공방, 국격(國格) 하락 우려

우리 대선이 얼마나 난장(亂場) 수준이면 외국 언론이 “역겹다”는 표현까지 쓰며 혹독한 평가를 내놓겠나. 씁쓸하기 짝이 없다. 유력 후보들의 사법 리스크에 이어 배우자 등이 연루된 의혹까지 돌아가며 쏟아지는 바람에 “누구 스캔들이 더 악성이냐”를 놓고 다투는 대선이 되고 말았다.

오늘부터 22일간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지만 이런 암울한 상황이 개선될지 의문이다. 남은 대선 기간 유력 후보들은 더욱 겸허한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지만 자신들의 의혹을 덮고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더 노골적으로 네거티브 공방에 나설 공산이 크다. 우리나라는 세계를 강타한 문화 수출국일 뿐 아니라 경제, 스포츠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거치며 정치 위상과 국격(國格)은 더 하락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문제는 이번 대선이 유례없는 초박빙 싸움이어서 그런지 역대급 비호감 선거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대선 레이스는 이전투구 일색이었다. 상대 약점만 들추는 비방전이 난무했고, 각종 의혹이 무차별적으로 제기됐으며, 포퓰리즘에 근거한 '거품공약'이 쏟아졌다. 반면 국가의 미래가 걸린 연금·노동·정치 개혁에 대해선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다물고 있다. 국민들은 피곤했고 결국 차악(次惡)을 뽑는 선거가 될 거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국가 과제 해법 고단위 정책선거 펼쳐야

이렇게 선거가 막을 내린다면 나라의 앞날은 뻔하다. 누가 당선되든 ‘반쪽 대통령’에 그치고, 이미 반쪽이 된 나라의 분열 구조는 더욱 공고해질 뿐이다. 선거 기간 유세차에 올라 전국을 누비고 다니며 증오와 혐오의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면 이 나라에 뭐가 남겠는가. 적개심뿐이다. 당선과 동시에 실패한 대통령, 실패한 국정을 예약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선거의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각별하다. 유권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 지친 서민의 삶을 보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경제성장동력의 재점화 방안과 성장·복지 선순환을 위한 노동·연금개혁, 국가의 안위와 직결된 북핵, 미·중 패권 경쟁 등 각종 난제에 대해 어떤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눈을 부릅뜨고 옥석을 가리려는 유권자의 깨어 있는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제라도 후보들은 시대정신을 직시하고 국가 과제의 해법을 제시하는 수준 높은 정책 선거전을 펼쳐야 한다.

 

 

이병도는…

부산고·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정치부 기자로 출발한 후, 연합뉴스 정치·경제·외신부 기자·차장, YTN 차장, 평화방송(PBC) 정경부장, 가톨릭 출판사 편집주간을 지냈다. 연합뉴스 재직 중에는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으로 일했고, '홍콩 유령바이어 사기사건' 보도로 특종상을 수상했다. 일본 FOREIGN PRESS CENTER 초청으로 자민당을 연구하였고, 남북회담 취재차 평양을 방문하였다. 저서로는 <6공해제(解題)>, , <최후의 승자>, <영원한 승부사>, <대한민국 60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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