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도의 時代架橋] 최악 국가침몰 부른 김정은 독재(獨裁)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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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도의 時代架橋] 최악 국가침몰 부른 김정은 독재(獨裁) 10년
  • 이병도 주필
  • 승인 2022.01.01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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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독재…시한폭탄 된 北
배곯는 인민에 강요된 숭배
‘숙청·공포정치’ …인권에 눈감은 정권
北 경제는 더 쪼그라들었다
핵 포기하고 개혁·개방으로
北 인권 문제 눈감은 文정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병도 주필)

김정은 집권 10년. 북한 체제는 어떤 실상을 남겼는가.ⓒ연합뉴스
김정은 집권 10년. 북한 체제는 어떤 실상을 남겼는가.ⓒ연합뉴스

김정은 집권 10년. 북한 체제는 어떤 실상을 남겼는가. 잔인한 공포정치에 따른 국제적 고립은 심화하고 주민들의 삶은 피폐해졌다. 한마디로 최악의 침몰상이다. 자위력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운 핵·미사일의 고도화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불렀으며,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국경 봉쇄에다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경제는 '3중고'의 수렁에서 허우적댄다. 

특히 북한 김정은 독재체제의 동력(動力)은 전례없는 공포정치로 드러났다. 고모부(장성택)를 고사총으로 쏴 죽이고 이복 형(김정남)을 독살했으며, 군과 당의 고위 간부들을 수시로 처형하면서 충성을 ‘강제화’했다. 주민을 먹여 살리지도 못하면서 ‘인민 제일’을 외치는 것은 독재와 실정(失政)을 감추기 위한 허상이었다.

실상이 이러 함에도 문재인 정부는 북한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니 실로 답답하다.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쏴죽이고 불살라도, 개성 남북한연락사무소를 폭파해도, ‘삶은 소대가리’ 등 막말과 조롱을 퍼부어도 숨죽이고 있다. 

이런 속빈강정 같은 북한 체제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는 없다. 아무리 수령 주변에 충성파로 철옹성을 쌓고 빈틈없는 감시·억압 장치를 갖췄다 한들 배곯은 주민의 원성을 이겨낼 수는 없다. 핵보검이니 전략로켓이니 내세운 핵미사일 물신(物神)숭배가 주민의 헛배를 채워줄 수도 없다.

허울뿐인 '평화쇼' 집착 말아야

김정은정권이 최대 위기에 빠진 이유는 핵보유국 야욕 탓이다. 집권 10년간 4번의 핵실험과 60여 차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며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대가는 혹독했다. 장기간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어지며 경제는 파탄 직전에 처했고 주민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김정은이 주창했던 ‘핵·경제 병진 노선’이 처참한 실패로 귀결된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전체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무자비한 숙청과 공포정치로 일관했다.

결국 북한은 다시 문을 닫아걸고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발전 노선으로 회귀했지만 경제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올해도 태풍과 집중호우가 곡창지대를 강타하면서 식량 사정은 더 나빠지고 주민들의 고통도 가중됐다고 한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해 생존을 모색할 것으로 보이나 그런 방식이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문제는 과거 10년의 경험에서 볼 때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점이다. 차기 대선의 양강 후보들은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은 물론 대북정책의 기조를 크게 달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허울뿐인 ‘평화 쇼’에 집착하지 말고 동맹국들과 보조를 맞춰 ‘선 북핵 폐기’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곳

지금 북한에서는 김일성·김정일에 한정했던 '수령' 호칭을 김정은에게 사용하는 사례가 나타난다. 

사실 김정은은 집권 초만 해도 할아버지·아버지와는 다른 변화의 면모를 보이며 일말의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장마당을 활성화하고 대외교역을 확대하던 일부 조치는 오래가지 않았다. 핵·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대외 도발에 나서면서 북한은 더욱 강력한 제재조치에 직면했고 스스로를 고립의 길로 몰아갔다. 그 결과 북한 경제는 10년 전보다 쪼그라들었고 주민들은 이미 한때의 허망한 꿈에 한숨짓고 있다.

김정은은 집권 초 '핵·경제 병진 노선'을 내걸고 핵무력 고도화와 경제 살리기를 동시에 추진했다. 그의 스위스 유학 경험 때문에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도 없지 않았으나 지난 10년간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곳으로 만들었고, 21세기 대명천지에 주민들은 배를 곯고 있다. 그런데도 독재체제를 굳힌 것은 신기할 따름이다.

생산과 판매, 투자 등에서 기업의 자율성과 재량권을 늘리고 인센티브를 확대한 정책들은 장마당의 활성화로 이어지면서 일정 기간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러나 핵실험과 ICBM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제가 본격화하면서 이런 경제정책은 더이상 성과를 이어가지 못했다. 

영양 부족 비율 세계 최악

잇따른 핵 도발로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 제재가 강화됐고, 북한 경제는 계속 악화됐다. 통일부의 ‘김정은 정권 10년 관련 참고자료’에 따르면 북한 경제는 대북 제재 이후인 2017년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서 지난해까지 역성장, 저성장이 계속됐다. 최근 발표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아동기금(UNICEF)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영양 부족 비율은 42.4%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나쁜 수준이다. 

이에 대한 돌파구로 북한은 '김정은주의'라는 독자적 통치이념을 꺼내든 듯하다. 사상교육을 통해 내부 불만을 잠재우고 절대적인 충성을 강요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외부와 철저하게 단절된 상태에서 제한적인 자원만 활용하며 주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현재의 통치 방식으로는 국가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김정은 집권 10년간 남북관계는 부침을 거듭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연이어 성사되면서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도 했지만 하노이 북미정상 결렬 이후 다시 소강 국면에 빠져들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 없이는 남북관계 진전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음을 확인시킨 시간이라 하겠다.

김정은의 10년은 핵 개발과 독재, 빈곤의 10년이었다. 김 위원장은 집권 기간 핵실험을 네 차례 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세 차례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60회 이상 실시했다. 북한은 스스로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하는 국가는 없다. 

파탄과 재앙의 역사로 마무리 

원산 마식령스키장 건설 등 관광인프라 재건에 나서기도 했으나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고립을 자초한 마당에 성공할 리 없다. 3년 전 국제사회에 나와 핵협상을 벌였으나 ‘쇼’임이 드러나면서 다시 철저한 고립으로 돌아갔다. 

국제사회의 시선은 싸늘하기 짝이 없다. 유엔총회는 지난 주말 본회의를 열어 17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오랫동안 진행 중인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북한의) 인권침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는 표현이 핵심 내용이다. 그런데 미국·영국 등 60개국이 참여한 공동제안국에 우리나라는 3년째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문재인정부는 이처럼 북한 주민의 인권에 눈감고 김정은 정권 감싸기에 급급해한다. 이도 모자라 북한과 미국은 시큰둥한데도 베이징올림픽 전후의 종전선언 추진에 매달리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김정은은 이제 “미국이나 남조선은 우리의 주적이 아니다”라며 슬금슬금 대화의 여지를 시사하고 있다. 그만큼 어렵다는 절박감의 반영이다. 그런데도 대화 테이블에 나오는 것 자체를 카드로 내밀며 터무니없는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핵을 껴안고 더 버텨 보겠다는 심산이겠지만 그건 집권 10년을 파탄과 재앙의 역사로 마무리 짓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굶주린 인민들에겐 핵미사일도 수령도 숭배와 복종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북한, 독재청산…핵보유국 환상에서 벗어나야 

김 위원장의 핵심 정책인 ‘핵·경제 병진 노선’은 이미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핵보유국 환상에서 벗어나 독재를 청산하고 개혁·개방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김정은이 인민에게 약속한 '사회주의 부귀영화'는 지금 같은 자력갱생이 아니라 비핵화 협상을 통한 제재 완화와 남북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이제라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병도는…

부산고·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정치부 기자로 출발한 후, 연합뉴스 정치·경제·외신부 기자·차장, YTN 차장, 평화방송(PBC) 정경부장, 가톨릭 출판사 편집주간을 지냈다. 연합뉴스 재직 중에는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으로 일했고, '홍콩 유령바이어 사기사건' 보도로 특종상을 수상했다. 일본 FOREIGN PRESS CENTER 초청으로 자민당을 연구하였고, 남북회담 취재차 평양을 방문하였다. 저서로는 <6공해제(解題)>, <YS 대권전쟁>, <최후의 승자>, <영원한 승부사>, <대한민국 60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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