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 연합 택한 JP와 단일화 없이 완주한 이회창
2022년 안철수의 선택은 JP일까 이회창일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1997년 대선은 김대중 전 대통령(DJ), 2007년 대선은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편에서 역사가 쓰였다. 이에 대부분의 기록들은 이들을 중심에서 해석되곤 했다.
그러나 역사의 주인공 옆에는 수많은 조연들이 있다. 1997년 DJ를 주연으로 만든 김종필 전 국무총리(JP), 2007년 MB와 같은 보수 진영에 있었던 이회창 전 국무총리가 그 예다.
2022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선택을 예상해보기 위해서는 역사의 승자였던 DJ나 MB가 아닌, 조역이자 조연이던 JP와 이회창의 선택을 되돌아봐야 한다. 과거 이들과 마찬가지로, 안 후보 역시 현실적으로 단독 집권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그렇다.
스스로도 대권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점쳤던 두 사람이지만, 이후 행보는 엇갈렸다. 과연 2022년 안 후보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
DJP 연합 택한 1997년 JP
JP는 ‘DJP 연합’을 택했다. 사실 그가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건 같은 보수 진영의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대선 후보였다. 그러나 이회창이 제안을 받지 않자, 그를 뒤로 하고 DJ를 찾아갔다.
마침 1996년 DJ의 국민회의는 15대 총선에서 79석에 그쳤다. 반면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여당인 신한국당은 야당 소속 및 무소속 의원을 대거 당에 입당시켜 157석까지 의석이 늘어났다. 결국 야당인 국민회의와 JP의 자민련의 지위가 위태로워진 것이다. 두 사람은 연합 전선을 맺었고, 그것이 곧 DJP 연합이었다.
DJP 연합을 이뤄내기 위해 JP가 내건 것은 내각제였다. 두 사람은 대통령 후보에 DJ와 초대 국무총리에 JP로 하며, 16대 국회에서 내각제로 개헌하고, 경제 부처의 임명권을 국무총리가 가지는 등에 합의했다.
DJ가 내각제를 받은 결과, JP의 충청 표를 이끌어내 야권을 결집시킬 수 있었다. 이에 DJ는 40.3%의 득표율로, 2위인 이회창과 불과 1.6%포인트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단일화 없이 완주한 2007년 이회창
하지만 이회창은 ‘완주’를 택했다. 당시 노무현 정부의 정책 실패 등으로 ‘한나라당 경선만 이기면 대통령 된다’는 말이 돌았다. 실제로도 경선에서 승리한 MB는 선거 기간 내내 대세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이회창이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한 이유에 대해 “보수 세력을 대변하는 한나라당의 남북관계 자세가 매우 불분명했기 때문(회고록 2권, 497쪽)”이라 설명했다.
대세가 이미 기울어진 탓에, MB와 같은 보수 진영의 이회창은 상대적으로 연대가 힘들었다. 그 역시 “처음부터 당선만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고 후술했다. 1997년처럼 야당이 연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굳이 MB가 같은 진영의 이회창과 연대해 보수의 표를 흡수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나라당 경선을 치렀던 박근혜와 연대를 추진하기도 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이회창은 26.1%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다음으로 15.1%로 3위에 그쳤다. 반면 MB는 48.7%로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뒀다.
다시 돌아와서 2022년 안철수다. 그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다. 1997년 JP가 택한 ‘연대’의 길이냐, 아니면 2007년 이회창이 갔던 ‘완주’의 길을 걸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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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안이 JP나 이회창도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