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이미지’ 尹에…당 청년들 “이준석, 2030 지지율 끌어올 방법 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2030세대의 표심이 차기 대선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여야 대선 후보들은 일제히 청년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청년층에 다가가는 전략은 사뭇 다르다. 이에 <시사오늘>은 여야 후보의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한 기획을 비교했다.
李, 청년과의 ‘영상 콘텐츠’ 주력…현장 판단 능력·시원시원한 화법 강점
이재명 후보의 청년층 소통은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가 대표적이다. 매타버스는 매주 금~일요일에 전국을 순회하며 진행되는 기획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 간 진행된 시즌1의 막을 내리고, 7일부터 시즌2를 새롭게 시작했다. 이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일반적인 유세도 진행하지만, 영상 콘텐츠를 통해 청년층과의 소통을 담았다.
매타버스 시즌1에서는 △명심캠핑 △MㅏZㅏ요(마자요) 토크 △쓴소리 경청 ‘나… 떨고 있니? 등을 통해 2030세대와의 만남을 연출해 실시간 방송 및 유튜브에 담았다.
그중에서도 ‘명심캠핑’은 캠핑장에서 모닥불을 피고 청년층과 소통하는 콘텐츠다. 첫 번째는 거제 예비부부, 두 번째는 진천에서 수능을 치른 고3 수험생과 입대를 앞둔 청년, 세 번째는 해남에서 귀촌 부부 및 30대 직장인 등을 만났다.
이 후보는 자리한 청년들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온라인에 접속한 국민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실시간 방송 시청자 수를 공약하고, 이를 넘기자 부인에게 전화를 거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또 실시간 댓글 중 ‘음주운전 전과자는 잠재적 살인마’라는 글을 직접 읽으며 “어쨌든 내가 잘못한 거니 인정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찢다’와 같은 청년 세대가 자주 사용하는 용어의 의미를 묻기도 했다.
영상 콘텐츠를 통한 청년층 소통은 이 후보의 즉각적인 판단 능력과, 시원시원한 화법의 강점을 살렸다는 평이다. 현장에서 청년층과 소통하는 연출에 더해 실시간으로 국민들과 댓글로 소통하면서 친근감을 높였다.
이를 기획한 천준호 추진단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후보와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을 가까이에서 많이 듣게 되는데, 후보의 답변을 보면 상당히 판단 능력이 빨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상대가 자신을 공격하는 포인트를 짚어서 읽고 심지어 욕설도 읽으며 반응하는 건 일종의 애드립”이라며 “본인이 그런 걸 소탈하게 받아들여서 넘기는 모습이 오히려 이재명을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연출’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홈페이지 게시판에 직접 사연을 올린 청년들을 대상으로 섭외가 진행되고, ‘명심캠핑’의 경우 캠핑장이라는 컨셉에 맞춰 카메라를 앞에 두고 대화가 오간다. 정해진 연출 안에서 날 것 그대로의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기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 이재묵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청년층을 공략하겠다고 보여주기 식 소통만 한다면 기존의 꼰대 이미지를 벗어내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화 및 설교하는 ‘연출’이 아닌, 20대가 실제로 참여하는 플랫폼을 통해 자유롭게 소통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꼰대 이미지’ 尹에…당 청년들 “이준석, 2030 지지율 끌어올 방법 안다”
이 후보의 청년층 기획인 ‘매타버스’가 천준호 추진단장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면, 윤석열 후보의 경우엔 이준석 당대표가 성과를 내왔다. 가장 대표적인 기획은 ‘후드티 셀카’ 기획이었다.
후드티 셀카 기획은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지난해 12월 첫 번째 갈등을 봉합한 뒤 진행됐다. 이는 당시 선대위에서 홍보미디어본부장을 맡았던 이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후보와 내가 다닐 때마다 거리에서 많은 젊은 세대가 후보와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앞에는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주세요’, 뒤에는 ‘셀카 모드가 편합니다’는 문구가 적혀있는 빨간색 후드티를 입고, 부산 서면의 젊음의 거리를 자유롭게 걸으며 다가오는 청년들과 사진을 찍었다. 이에 청년들은 직접 후보 및 당대표와 만나 재미와 함께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함께 찍은 사진이 SNS에 공유되면서 화제성도 톡톡히 누렸다.
물론 이 역시 ‘빨간색 후드티를 입고 셀카를 찍는다’는 연출에 의한 것이었다. 카메라가 대동됐고, 당 관계자들이 함께 한 자리였다. 그러나 정당 행사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사연을 제출한 청년이 아닌, 길거리에서 만난 일반 청년들과 만났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실제로도 보통의 유세장에는 5060세대가 자리하는 데 반해, 후드티 셀카 기획에서는 2030세대뿐만 아니라 10대들도 참여해 ‘현장성’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의 기획을 제외하고, 윤 후보가 보여준 청년 소통 방식은 낙제점이었다. 앞서 5일 청년과의 대화에 예정과 달리 스피커폰 전화로 참석해 청년층에 대한 진정성이 문제됐다. 이에 국민의힘 곽승용 청년보좌역은 간담회 직후 “자꾸만 2030과 반대로 향해가는 선대위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2030의 지지를 다시 국민의힘으로 끌어올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다”며 “청년 간담회를 보고 청년 보좌역직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팀 공정의 목소리’는 “국민의힘의 청년 불통 행보가 가히 최고조”라며 윤 후보 지지를 철회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SNS에 댓글을 남기면 윤 후보가 직접 답변하고, 정책 및 공약을 소개하는 ‘민지야 부탁해’라는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후보가 직접 유튜브에 등장해 회의하는 모습을 연출했으나, “전형적인 경직된 조직 분위기”라며 ‘꼰대 이미지’라 냉담한 반응을 받았다.
이에 당 청년보좌역들은 6일 간담회에서 윤 후보를 향해 “이 대표는 2030 지지율을 끌어오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후보 곁 간신들을 버리고 이 대표와 같이 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대표 역시 후보와의 두 번째 갈등 봉합 후 2030세대 지지율 확보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 대표는 7일 MBC 라디오에서 “우리 당에서 이탈한 20대 지지율 상당수가 안철수 후보, 때로는 허경영 후보로 갔지만, 이재명 후보로 가지는 않았다”며 “언제든 방향성만 잘 설정하면 그중에 상당수를 다시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에 따르면, 청년 세대 중 특히 20대의 부동층 비율이 높다. <한국갤럽>의 2022년 1월 1주차 ‘대선 후보 지지도’에 따르면, 20대의 32%가 의견을 유보했으며, 이재명 후보(24%) 못지않게 제3지대의 안철수 후보에게 23%의 지지를 보냈다. 또한 <리얼미터>의 2021년 12월 5주차 자료를 봐도, 20대의 ‘지지 후보 없음’ 및 ‘부동층’ 비율은 총 25%에 달한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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