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호실적 전망, 로보어드바이저·해외주식 서비스 도입 ‘속도’
올초 NH·키움·신한 등 오류 발생…문제 반복 탓에 ‘비판’ 계속돼
투자자 접속 폭증 때문?…대부분 감당 가능, 원인 정밀 분석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증권사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오류가 올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여러 금융기관 계좌를 한번에 조회할 수 있는 '오픈뱅킹'이 증권업계에서도 시작됐고,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AI를 기반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 등 다양한 서비스를 MTS에 탑재하고 있지만, 접속 지연 등 여러 장애는 수년째 되풀이되고 있어 논란이다.
실제 증권사들의 MTS 리뉴얼은 과거부터 조금씩 진행되다가 지난해 두드러졌다. 개인 투자자들의 '동학개미운동' 덕에, 업계가 때 아닌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를 벗어난 증시의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면서, 증권사 간의 MTS 리뉴얼 경쟁에는 차츰 속도가 붙겠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지난해 12월부터 실시한 '증권사 오픈뱅킹 서비스'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뱅킹이란 하나의 앱만으로도 모든 계좌를 조회하고 자금을 이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뜻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주 계좌 이동이 쉬워지면서 상대적으로 투자자 층이 얇아지고 이탈도 쉬울 것이라는게 당초 업계 안팎의 관측이었다. 더욱이 이는 곧 각 증권사 수익성으로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MTS)을 충분히 개선하지 못하면 예고된 호황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MTS 경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리뉴얼에만 치중할 뿐, 결과적으로 안정성은 수년째 '제자리 걸음'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에도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 MTS에서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접속이 지연되거나 송금·이체 오류가 발생한 문제인데, 각 증권사들은 이내 복구를 완료했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은 불만은 더욱 쌓여가고 있다.
오류의 원인을 두고, 시장 안팎의 관계자 사이에서는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증시거래대금이 늘었고, 이에 따른 접속자도 폭증했기 때문에 나올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오류라는게 현재 주목받고 있는 의견이다. 실제 증시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태로,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증시거래대금은 사상 최고치인 64조 8386억 원을 기록했다. 다음날인 12일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이미 지난해 1월 평균 11조 8814억 원보다 5배 이상 높아진 상태다.
이 '퀀텀점프'를 이끌었던 요인은 개인투자자의 '머니무브'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은 올해 들어 코스피에서 8조 5505억 원을, 코스닥에서 2조941억 원을 순매수하고 있으며, 특히 몇몇 증권사들의 MTS 오류가 발생했던 지난 4일과 11일, 코스피에서만 각각 1조 310억 원(4일), 4조 4921억 원(11일)을 매수하며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접속량이 '롤러코스터급' 등락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이 감당하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MTS 오류는 '동학개미운동'이 생기기 전, 지난 수년 간 줄곧 제기돼왔던 문제며, 이에 대한 민원도 늘고 있는 상태라는 반론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특정 증권사를 언급하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고, 증권사들은 자성없이 이 문제를 수년간 방치했다는 비판이다. 다시 말해, 접속량이 오류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를 두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13일)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증권사 MTS 문제가 생기는 것은 여러 원인들이 존재한다"면서 "(예를 들어) 해외주식 거래의 경우, 대부분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구현하는게 아니라 외부 서비스와 연동(결제·청산 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킬 수도 있고, 안드로이드·iOS 등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와의 호환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원인으로 알려진 거래량 증가에 대해, 대부분 증권사 서버들은 일정 수준을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거래량이 문제가 된다면, 활동계좌 증가 폭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20~30대 투자자들의 계좌 회전율이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짐작했다. 다시 말해, 매수·매도 간의 간격이 짧기 때문에, 이것이 동시에 일어날 경우 시스템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다는 의미다.
관계자는 이와 함께 "MTS의 오류에는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오류를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를 실제 시스템에 적용해, 전체 서비스의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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