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방도가 없다”…엉킬대로 엉킨 한일 관계에 일본차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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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방도가 없다”…엉킬대로 엉킨 한일 관계에 일본차 냉가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8.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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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일본차 판매량 월별 추이 그래프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일본차 판매량 월별 추이 그래프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일본차 업계가 최근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한 불매운동 기세가 더욱 고조되면서 사면초가에 내몰리는 모습이다. 불매운동이 1년이 지났음에도 잠잠해지기는 커녕, 경영 외적인 양국간 정치적 문제로 인한 갈등이 증폭되면서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신규 등록된 일본차 대수는 총 1만1657대로, 전년 동기간 대비 55.4% 감소했다. 이는 수입차 전체 시장이 14.9% 증가한 14만8014대 규모로 집계됐음을 감안하면, 수입차 판매 호조 속에서도 나홀로 실적 반토막을 겪으며 위기에 처했음을 방증하는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올해 일본차 월별 판매량이 지난 6월을 제외하고는 줄곧 1500여 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불매운동 여파를 타개하고자 각 브랜드 별로 차값 할인 및 평생 엔진오일 무상 교환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내걸었지만, 고객들 사이에서 '일본차 차주'라는 타이틀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외적으로 지난 6월에는 한국시장 철수를 선택한 닛산이 막판 재고 물량을 털어내며 일본차 판매 반등을 이끌기도 했다. 일본차 월 판매량이 올해 첫 2000대를 돌파한 2735대를 기록헀던 것. 다만 이마저도 재고떨이에 따른 반짝 효과로, 7월 닛산 판매량이 0대로 집계되면서 원상태로 돌아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차 업계의 근심은 더욱 늘고 있다. 잇따른 외교 문제 갈등이 점철되면서 겨우 버티고 있는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최근 일부 브랜드가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을 기부하는 등 진정성을 피력하고 있지만, 일개 기업의 몸부림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일례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위해 한국법원이 전범기업인 일본제철의 국내 자산 압류명령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제철은 물론 일본 정부도 나서 이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광복절 75주년을 맞은 지난 1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바친 것은 물론 일본 현직 관료들이 참배를 다녀오는 등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보이지 않고 있어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업계는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해 일본 맥주가 국내 시장에서 90% 이상의 매출 감소를 겪으며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음을 감안할 때, 최근의 한일 관계 악화가 일반 소비재가 아닌 고관여, 고가품인 일본차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문제를 기업들이 풀어갈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잠잠해지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며 "다만 반일감정과 불매여파가 지속될 경우 시장 철수를 선택한 제2의 닛산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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