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요타, 판매난 속 순익 모두 日 본사에 배당…기부금 증가 의미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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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 판매난 속 순익 모두 日 본사에 배당…기부금 증가 의미 ‘퇴색’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7.1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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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10억 기부한 토요타, 일본에는 220억 배당…불매운동 속 눈총 어쩌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새롭게 단장한 토요타 광주전시장의 외관 모습.  ⓒ 토요타코리아
새롭게 단장한 토요타 광주전시장의 외관 모습. 기사 본문과 무관. ⓒ 토요타코리아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실적 악화로 고전한 가운데, 순익 전부를 일본 본사에 배당한 것으로 알려져 눈총을 사고 있다. 판매 어려움 속에서도 기부금을 늘리며 사회환원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2년만의 배당 재개로 인해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토요타는 지난해(결산 기준 2019년 4월~2020년 03월) 영업이익이 2018년 대비 51.4% 급감한 332억 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33.4% 떨어진 7980억 원을, 당기순이익은 56.9% 감소한 22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해당 기간 토요타의 국내 판매량이 1만5734대에서 9121대로 1년 새 42.0% 감소하고,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마저 같은 기간 1만4094대에서 9449대로 33.0% 감소하는 등 판매 부진이 발생한 탓이 컸다. 불매운동이 지난해 7월부터 본격화됐음을 감안하면, 1년 중 3개월만 정상 영업이 가능했던 한계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토요타의 허리띠 졸라매기도 본격화됐다. 지난해 판관비는 27.0% 줄어든 820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세부항목인 광고선전비와 홍보비, 판매촉진비용 등은 3분의 1에서 많게는 절반 가까이 씀씀이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불매 운동 영향 속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이 어려웠음을 방증한다.

다만 판매 부진과 이에 따른 긴축 경영 기류에도 일본 본사로의 배당은 2년 만에 재개했다는 점에서 제 스스로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26일 개최된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지난해 배당금을 219억6485만 원으로 확정한 것. 이는 당기순이익 전액(배당성향 10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사실상 수익이 반 토막 났음에도 수익을 일본 본사로 모두 돌렸음을 의미한다.

업계는 일본 불매운동으로 한국닛산마저 철수를 선언한 뒤숭숭한 시장 상황에서 한국토요타가 배당을 재개했다는 점은 잠잠해진 불매운동을 재점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경계하는 분위기다. 일본으로의 국부 유출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만큼, 국민 정서에 반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측면은 한국토요타가 기부금을 소폭 늘렸다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판매량과 영업이익이 모두 급감했음에도 기부금을 8억1000만 원에서 9억5000만 원 수준으로 오히려 16.9% 증액 집행한 것. 그간 경영지속성 증대와 기업시민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사회공헌활동에 주력해왔음을 미뤄볼 때, 여타 일본차 브랜드들 대비 경쟁 우위를 지닌다는 평가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한국토요타가 기업 경영 논리에 따라 배당을 실시한 것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보면 불매운동 여파 속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며 "불매가 다소 느슨해진 분위기 속 판매량도 점차 회복되는 추세였지만, 이 같은 행보가 부정적 메시지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은 위기감을 높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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