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책에 동학개미운동까지…반등의 ‘봄’은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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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책에 동학개미운동까지…반등의 ‘봄’은 왔는가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03.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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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펀드 조성 지원·문재인 대통령 전화 통화…증시 안정세 신호·긍정적 평가
한국은행, RP 매입으로 ‘한국판 양적완화’…원화가치 하락은 방어 가능 예상 
주식거래대금 연일 최대치 갱신에 ‘동학개미운동’확산…주요 증권사 MTS 장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23~30일 코스피 증감 추이 및 주요 현황 ©그래픽=정우교 기자
23~30일 코스피 증감 추이 및 주요 현황 ©시사오늘 그래픽=정우교 기자

국내증시는 반등할 수 있을까. 미래를 속단하긴 이르지만, 몇 가지 긍정적 신호가 포착되는 상황이다.

지난주 국내 시장은 안팎으로 변화무쌍했다. 23일 코스피가 1500선을 하회한 채 마감했지만, 다음날에는 1600선을 단숨에 돌파한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끼치면서 코스피는 1600선 후반에서 1700선 초반까지 박스권을 이뤘다.

게다가 주식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거래대금이 연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동학개미운동'도 확산되면서, 증권사들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가 한때 장애를 일으키기도 했다.

정부 펀드 조성 지원·문재인 대통령의 전화…증시 안정세 신호·긍정적 평가

지난주 초반 국내 지수는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시장 밖에서 코스피·코스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들이 하나씩 등장한 것이다. 정부는 24일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채권시장안정펀드, 증권시장안정펀드 등을 가동하고 회사채·CP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영향이 기대감이 더해져 코스피와 코스닥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각각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시키기도 했다. 

또한 이날 밤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 소식도 전해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양 정상은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에 대한 우려와 대응방안 등을 공유했으며,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 정부에게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의료장비를 요청해왔다. 이같은 기대감에 1600선을 회복했던 증시는 25일에는 1704.76으로 올랐다. 

증권업계는 이같은 정부의 구체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차 비상경제회의가 자영업자·중소기업 등에 제한됐다면, 이번(2차)에는 중견·대기업, 제조업 등 주력 산업으로 확대됐다"면서 "코로나19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에 따라 정책 대응이 강해질 것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이번 정부의 행보에서 주목할 점은 최근 경색이 심화됐던 단기 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적인 금액을 증액해 기업 유동성 부담을 완화시켰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자금 규모는 충분치 않을 수 있으나, 기대보다 많았으며 공포심리 완화를 위해 속도를 높여 안정을 찾게 한 점 등은 긍정적"이라면서 "또한 이번 조치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한다는 점에서도 투자 심리에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방안 실시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기 금융시장국장, 윤면식 부총재, 박종석 부총재보, 이상형 통화정책국장. ©뉴시스·한국은행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방안 실시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기 금융시장국장, 윤면식 부총재, 박종석 부총재보, 이상형 통화정책국장. ©뉴시스·한국은행

한국은행, RP 매입으로 '한국판 양적완화'…원화가치 하락은 방어 가능 예상 

주 후반에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26일 한국은행이 '양적완화'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는 한국은행이 직접 환매조건부채권(RP)매입하면서 시장에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한다는 것인데, 여기서 '양적완화'란 중앙은행이 국채매입 등을 통해 통화량을 직접 늘리는 정책을 의미한다.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다음달부터 RP매매 비은행 대상 기관을 현행 5개사에서 16개사로 확대하고, RP매매 대상증권에 공공기관 발행채권을 포함하기로 했다. 또한 대출 적격담보증권도 RP매매 대상증권과 동일하게 공공기관 발행채권과 은행채를 추가하기로 발표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공격적인 경기부양과 신용경색 완화 흐름에 우리 정부도 동조한 '한국판 양적완화' 조치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이번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조치는 시중의 유동성 경색 우려 완화를 위해 한국은행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사실상 양적완화의 첫걸음"이라면서 "이번 한국은행의 움직임으로 원화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을 우려할 수 있지만, 미국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영향과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등이 원화 가치 하락 리스크를 방어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간 주식 거래대금 추이 ©한국거래소·금융투자협회·그래픽=정우교 기자
일간 주식 거래대금 추이 ©한국거래소·금융투자협회/그래픽=정우교 기자

주식거래대금 연일 갱신에 '동학개미운동' 발발…주요 증권사 MTS 장애 

이 가운데 주식거래대금은 연일 최대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30일 한국거래소 및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확인해본 결과, 전거래일(27일) 코스피와 코스닥의 거래대금은 27조6972억원으로 직전거래일인 26일(24조2771억원)보다 14.09% 증가했다. 또한 지난 1주일간 주식거래대금 증가량은 하루평균 2조가량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에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맞서 저점매수를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가 늘어나는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카카오페이 증권을 중심으로 누구나 쉽게 계좌를 개설하고 주식을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거래대금의 규모가 더욱 커졌다는 의견이다. 

거래대금이 계속해서 늘어나자, 급기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MTS은 한때 접속 장애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접속이 안되는 현상은 시스템 오류라는 일각의 의견도 있지만, 외국인 매도세에 맞선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30일 통화에서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계좌나 거래대금 자체를 늘리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이번 접속 장애는 이같은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카카오'와 제휴를 맺고 있는 증권사가 늘어, 평소 주식투자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20대 개인투자자들도 늘어나면서, 최근 본 증권사의 서비스 접속자 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 매도에 맞서는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 계속 확산되는 현상도 이번 접속 장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늘고 있는 거래대금과 이용자 수에 대응하기 위한 MTS 서버 확충 및 트래픽 안정화 작업은 현재 완료돼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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