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연설 실망감…美증시에 국내 증시도 영향
문 대통령, “지금은 비상 경제시국”…금융위 공매도 금지
코로나19 확산세 계속…회복세 논하기는 아직 ‘시기상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지난주 국내 증시가 폭락을 거듭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세계 증시의 급락을 불러왔고, 급기야 확산세를 잡아가고 있던 국내 증시의 발목을 붙잡은 것이다. 또한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담화에 영향을 받은 미국 증시도 하락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국내외 시장에서는 하락세를 막기 위한 정책과 조치가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13일, 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 동시발동…증시 변동성↑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코스피·코스닥은 급락을 거듭했다. 2000선을 웃돌았던 코스피는 1900, 1800선, 1700선을 잇따라 무너뜨렸고 결국 13일 1771.44p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마찬가지였다. 하락을 거듭한 결과, 전일대비 39.49p 떨어진 524.00을 기록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13일 사상 처음 서킷브레이커, 사이드카를 동시에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일시적으로 매매를 정지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등락한 시세가 1분간 지속될 경우, 주식시장의 프로그램 매매 호가가 5분간 효력이 정지되는 것이다.
이날 첫번째 서킷브레이커는 오전 9시 4분 코스닥을 대상으로 발동됐다. 지난 2016년이후 4년만으로, 코스닥지수가 전일종가 563.49p에서 46.86p 하락한 516.63p를 기록했던 상황이었다. 이후 9시 38분에는 전년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생했으며 발동시점부터 5분간 접수된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9시 06분 코스피200선물이 전일종가 243.80p에서 229.90p로 떨어진 후 1분간 지속된 것이다. 10시 43분엔 코스피가 1834.33p에서 1684.93p로 149.40p하락하면서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 대한 실망감…미국 증시 하락에 국내 증시 영향
이같은 국내 증시의 하락세는 미국 증시의 부진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미국을 강타하기 시작한 코로나19에 대한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이 역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지역을 대상으로 한 입국 제한 조치와 함께 수입품목 검사 등을 주요 골자로 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개인·기업 지원을 위한 세금 정책 계획 등을 전했다.
하지만 당초 기대했던 내용보다 미약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기 둔화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없었고, 오히려 입국 제한 발표로 '교류 중단'을 언급한 것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CNN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의 이날 발표에 자국 내에서도 혼란이 발생했으며 제한 대상인 유럽의 각 정상들도 이같은 조치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 "지금은 비상 경제시국"…금융위 6개월간 공매도 금지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대책도 계속됐다.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함께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금은 메르스, 사스와는 비교가 안되는 비상 경제시국"이라면서 "과거 사례와 비교는 할 수 있으나, 그때와는 양상이 다르고 특별하니 전례없는 일을 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과거에 하지 않았던 대책, 전례없는 대책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같은날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임시 회의를 개최해 16일부터 오는 9월 15일까지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의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상장기업의 1일 자기주식 매수주문 수량한도를 완화하기로 했다. 앞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을 완화하고 공매도 금지기간을 대폭 강화·운영하기로 한 후속조치인 셈이다.
하지만 해당 규제안이 발표된 이후에도 코스피·코스닥의 하락세가 계속됐던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등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감염병 이후, 시장은 늘 반등했다…회복 시그널은
이와 동시에, 시장의 반등 시점에 대한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불어넣은 코로나19의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본격적인 회복세를 논하기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는 점과 경기부양책이 잇따라 가동됐다는 점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한국은행의 임시금융통화위원회 및 한시적 공매도 금지 등에 낙폭이 어느정도 축소됐다"면서도 "갭 하락으로 출발한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에도, 개인 매도세 강화에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최근 정부의 조치가 개인·외국인·기관투자자의 매도에 끼치는 영향이 반등에 관건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정책과 시장의 엇박자는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화견을 통해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압박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과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결국 연준은 15일(현지시간) 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종전의 1.00~1.25%에서 0.00~0.25%로 1.00% 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연준의 기습 기준금리 인하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주가 급락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동시에 통화당국 차원에서 내놓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라고 풀이했다. 여기에 미국 국채 금리의 경우, 마이너스 영역으로 도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예전부터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시장이 미국 상황에 적지않은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당분간 긴장감과 변동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16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오름세로 출발했지만, 곧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코스피의 경우 전거래일대비 33.99포인트 오른 1805.43에, 코스닥 지수는 14.68포인트 오른 538.68에 장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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