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음모론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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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음모론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2.10 20:2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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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권력과 불신의 정치가 낳은 산물 아닐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 손석희 jtbc 사장과 프리랜서 김웅 기자 등을 둘러싼 삼성 배후설, TV조선 배후설 등이 최근 제기됐다. 이를 비롯해 그간의 각종 음모론 확산의 공통된 원인은 무엇인지 '주간필담'을 통해 살펴봤다. ⓒ뉴시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삽시간에 퍼진 말들이 있습니다.

“손석희 사건의 본질은 손을 제거하려는 것”
“손석희가 없어지길 바라는 세력 중 1위는 삼성”
“삼성의 아킬레스건은 이재용 삼성 승계와도 연결된 삼성바이오직스 회계 건이다”
“이재용이 다시 감옥에 갈 수 있는 사건으로 JTBC가 다뤄 곤혹스러웠을 것”

또 이런 의심도 나돌았습니다.

“손석희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김웅에게 누군가 제안을 했을 것이다. 손 사건을 집중 보도하는 TV조선과의 커넥션일 수 있다.” 

일련의 의혹은 김어준의 팟캐스트 <다스뵈이다> 48회 ‘김경수, 손석희 그리고 아베’라는 제목의 편에서 제기된 것들입니다.

지금도 법적 공방 돌입 중이지만, 당시는 손석희 JTBC사장과 프리랜서 김웅 기자와의 진실 공방전이 뜨거운 감자로 한창 떠올랐을 때입니다. ‘폭행’ ‘뺑소니’ ‘동승자’ 등을 둘러싼 양 측의 주장은 엇갈렸습니다.

김어준의 팟캐스트는 이를 삼성과 TV조선이 개입된 배후설로 추론하며 “싸구려 프레임”이라고 지목했습니다.

“대선 한 달 전 세월호 기일에 야밤에 밀회 후 뺑소니치다 잡혔다는 싸구려 프레임, 곁가지일 뿐”이라며 누군가 이를 벌이는 이유는 “결국 손석희 사장의 JTBC 퇴사”라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는 것이지요.

실제로 관련 논란이 포털 실검을 장악하자 이를 미심쩍어하는 목소리도 늘었습니다. 지난 5일 설 기간 ‘호남 민심’을 듣고자 통화한 전북 지역에 사는 양모 씨(남 41)도 해당 팟캐스트를 들었다며 수상쩍어했습니다.

“손석희도 삼성 이재용 때문이라고 김어준이 하지 않느냐”라며 ‘안이박김(안희정 이재명 박원순 김경수) 숙청설 모두 삼성 등 기득권에 의한 개입일 수 있다는 심증적 의심에 무게를 두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은 일련의 의혹들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요. 딱히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고 하여 지난 8일 삼성 업계를 주로 취재하는 한 중견 기자에게 알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런 대답이더군요.

“요즘 삼성은 피해의식에 젖어있다. 뭐 하나 꼬투리 잡혀 감사 들어오지나 않을까, 기자들과 나눈 일상적 메시지조차 보안을 신경 쓸 정도다.” 어찌 됐든 눈치 볼 것이 많은 지라, 자신들을 저격하는 음모론 등이 공개적으로 나와도 “가짜 뉴스다”며 적극 대응하기는커녕 몸 사리기 바쁜 분위기라는 거였습니다.

TV조선 측은 또 어떨까요. 해당 매체는 아니고, 좀 다른 얘기일 수도 있지만 같은 계열사 <조선일보> 분위기도 근래 불편한 심기임을 마침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9일 자 <조선일보>에 나온 한 사회부 기자의 글에 의하면 이렇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영업시간을 단축한 자영업자 A씨는 실명으로 해당 기자의 기사에 소개된 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자신을 KBS 시사프로그램 작가라고 소개한 이는 “<조선일보>가 시켜서 영업시간을 줄인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는 겁니다.

이런 추궁만으로도 압박을 느낀 A씨는 괜히 실명을 써가며 푸념했다며 혹여 있을지 모를 불이익을 걱정해왔다고 해당 기자는 전했습니다. 안 그래도 정부를 비판한 한 소상공인단체 관계자도 여러 행사에 초대받지 못하는 등 눈 밖에 난 상황을 해당 기자에게 전하며 실명 언급을 회피했다고 합니다. 요지는 가짜 팩트를 조장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기자의 억울함과 음모론을 씌어 자영업자들에게 또 다른 재갈이 물려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논조의 기사였습니다.

그동안 여러 굵직한 사회적 사건에는 늘 음모론이 제기돼 왔습니다. 세월호 7시간, 댓글 조작, 북풍 공작 등 역대 정부나 국정원 등을 둘러싼 음모론을 차치하고라도 천안함 폭침, 세월호 참사 등 미국 개입설도 단골 메뉴 중 하나였습니다.

최근에는 ‘손혜원 의원 목포 투기 의혹 등 각종 논란’ 관련 역시 이를 집중 보도한 ‘SBS 배후설’이 잇따르기도 했었지요. 이외에도 여당에서 제기한 ‘양승태 김경수’ 보복 판결 의혹을 비롯해 자유한국당에서는 2‧27 전당대회 날 북미 정상회담이 맞물린 것 관련 신북풍 의혹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음모론은 물증이 확실치 않음에도 그 확산의 위력은 엄청 큽니다.

파급력이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초대형 권력에 대한 저변의 피해의식과 이를 이용하는 집단이 있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이 평론가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초대형 절대 권력에 대한 반감이 그만큼 높음을 보여 준다”며 “예컨대 공신력 있다는 매체에서 다루는 뉴스라도 그 이면에는 정파적 이유 등 핵심 기득권과 연결된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을 거라고 보는 의심이 갈수록 팽배해지는 것과 무관치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그러한 군중 심리를 이용해 추측성 의혹들을 진위여부없이 제기하고 확대 재생산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는 집단 역시 음모론 확산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평론가는 이와 함께 검증되지 않은 추측성 보도, 자극적 얘기를 쫓는 언론의 문제도 한몫하고 있다는 일갈도 전했습니다.

“정파를 떠나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대신 오히려 좌우 진영의 편 가르기에 편승해 온 언론에 대한 불신도 크게 한몫하고 있다. 그로 인해 전 이명박근혜 정권에서는 반대 진영의 팟캐스트 시사프로그램이, 현 정권에서는 반대급부의 유튜브 정치 프로가 급성장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음모론 확산의 또 다른 조건은 정황상 의심을 가질만한 그럴싸한 전개 구성에 자신이 믿고 싶은 바람이 보태질 때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 통신사 기자는 근래 대화에서 “손석희 사건을 예로 보면, 지난달 말 손 사장을 배임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한 단체가 극우 성향의 자유청년연합인데 공교롭게도 이 단체가 지난 2013년 삼성으로부터 돈을 지원받은 곳이었다. 삼성 배후설을 믿고 싶은 이들에게는 의혹을 더욱 부추기는 격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불신의 벽을 낮추는 것이 음모론이 무성한 풍토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는 일침도 나왔습니다. 강상호 국민대 정치학 교수는 지난 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음모론 확산이야말로 뿌리깊은 불신풍조의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방증한다”며 “누구도 믿지 않는 시대, 척박한 사회적 분위기가 음모론 양상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게다가 “하다못해 요즘 정당 내에서도 당직자들이 회의를 하는 동안 스마트 폰을 회수한다는 얘기가 돌만큼 불신의 정치가 커지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 구속, 전직 대법원장 구속 등 존경받는 그룹의 위치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감옥 가고, 롤 모델을 찾기 어려운 시대다. 이를 바로 세우는 것도 불신의 벽을 낮추는 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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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2019-02-11 01:10:56
본인의 잘못이 없다고 큰소리 쳤는데 법무법인 2곳에 정관예우 싫어하던 사람이 여기에 섭외한 이유는 어찌 설명해야 할까요?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뒷처리가 상식이하이니대중들이 등돌리는 이유죠.

zxc 2019-02-10 23:50:10
손석희는..현시점 아직까지는 최고의언론인이다..그가 존재의가치는 아마 국회의원 100명 그 이상일것이기때문이다. 손석희 그가 무언가 실수 했다 그러나 그 실수가 용서받지 못할 파렴치한 범죄라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그는 반듯이 지금에 자리를 지켜야 한다 .

ehrua 2019-02-10 23:28:34
기자면 기사를 내면 그만인데 그사가지고 개인에게 접촉했다는 사실 자체가 기자가 아니라 찌라시이다. 공익을 해야할 기자가 사익을 위해 한것이가..고로 잘잘못을 떠나서 기자가 먼저 잘못한 것이다. 저런 사람들이 판쳐서 이나라가 이꼴이다...사익을 먼저 취하려 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