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건설업계에게 2018년은 위기다. 지속되는 경기불황과 문재인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시장 침체가 예상되는 데다, 해외사업 수익성 악화도 장기화되는 눈치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위기의 해를 기회의 해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올해의 눈여겨볼 건설사들의 행보를 <시사오늘>이 짚어본다.
그룹 힘 실어주고, 이라크사업 힘 얻고…'황금빛 내 인생'
지난해 적자전환으로 곤욕을 치렀던 한화건설이 최근 재도약을 위한 디딤돌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한화그룹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는 데다, 이라크사업도 정상 궤도에 진입한 모양새다. 한 인기 드라마 제목처럼 그야말로 '황금빛 내 인생'이 가시거리에 온 눈치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기준 한화건설은 누적 영업손실 1286억4297만 원, 당기순손실 1369억9758만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발전설비 프로젝트 등 해외 플랜트 사업 부진과 리스크 선(先)반영 영향이었다.
한화건설 측은 "잠재 손실을 100% 반영했기 때문에 해외 플랜트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업계에서는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건설의 자금조달 여건이 과거 대비 저하될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그러나 한화건설에게는 한화그룹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공시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지난해 1~3분기 5062억9093만 원의 매출을 ㈜한화, 한화생명보험,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 한화이글스, 한화큐셀코리아 등 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40.69% 가량 증가한 수치다.
한화그룹의 이 같은 지원사격이 없었다면 한화건설의 적자폭은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대형 호재가 찾아왔다. 이라크에서 추진 중인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이 정상화 흐름을 탄 것이다. 한화건설은 2017년 12월 해당 공사 대금 1억7000만 달러를 수령했고, 올해 1분기 중 2억 달러를 추가 수령할 예정이다.
그 배경에는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의 전문성이 깔려있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최 사장은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초기부터 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현지 관계자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말에는 하이데르 알 아바디(Haider Al-Abadi) 이라크 총리와 만나 안정적 공사대금 지급과 적극적 협조를 약속 받기도 했다.
앞으로의 전망이 밝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오진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라크 사업 재개, 이익 정상화를 감안하면 한화건설의 가치를 거둬들이기에 지금보다 더 좋은 시점이 없다"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라크 재건사업 활성화로 한화건설의 추가 수주 가능성이 부각된다"고 내다봤다.
2018년 내실강화·복합개발사업으로 실적 안정화 노린다
한화건설은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내실을 강화하는 한편, 복합개발사업으로의 외연 확장을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건설은 현재 한화그룹의 브랜드를 결집한 복합도시 건설을 목표로 광교 복합개발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올해에는 한 발 더 나아가 그간 축적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수도권 등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을 단행할 예정이다. 특히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 등 그룹사와의 협력을 통해 그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내부적으로는 조직문화혁신과 변화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최근 신년사에서 주문한 '전사적 혁신으로 일류 한화의 미래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내실강화와 복합개발사업을 투톱으로 내세워 장기적인 실적 안정화를 노리겠다는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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