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감세로 세수증가, 동화같은 얘기” VS 이혜훈 “대표적 경제학 이론”
친박계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감세철회 논란과 관련해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이 ‘세율을 내리면 세수가 늘어나 세금이 더 걷힌다는 말은 어디 동화책에나 있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16일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 원장의 발언에 대해 “얼마 전에 어떤 분이 인터뷰를 하면서 그런 얘기는 동화책에나 나오는 얘기라고 했는데 이미 아일랜드나 미국 조지부시가 집권한 2000∼2002년, 영국의 대처가 집권했던 10년 등이 세액을 내리고 세원을 넓게 해 오히려 세수가 늘어났다”며 “무슨 동화책에 나오는 얘기가 아니라 교과서에 나오는 대표적인 경제이론”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 원장은 15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혜훈 의원하고 저는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서 같은 선생님들한테 경제학을 배웠는데 이런 얘기는 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이런 사례가 전 세계에서 자본주의 발원기 이후에 단 한번이라도 있었다면 제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다만 “언제나 감세를 하면 다 그렇게 된다는 얘기가 아니라 때를 잘 맞춰서 내용을 잘 짜서하는 하는 감세에 그렇다는 것”이라며 “일본의 경우 타이밍을 잘못 맞춰서 효과가 거꾸로 났지만 모든 감세가 다 그렇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표가 (2007년) 당시 감세를 얘기하던 시절하고 지금과는 상당히 달라진 게 많다”며 “금리 등도 우리가 시장상황에 따라서 (대응방식이) 다 다르지 않느냐. 환율도 높을 때 좋을 수 있고 낮은 게 좋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과 유 원장이 대립각을 세운 경제이론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1980년 초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됐던 공급경제학의 래퍼곡선이다.
공급경제학자인 래퍼는 세율이 특정 수준을 넘어가면 조세수입은 늘지 않고 오히려 세수감소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는 증세는 개인과 기업의 생산활동을 떨어뜨려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들고 이는 결국 세수부족으로 귀결된다고 봤다.
반면 감세는 개인에게는 가처분소득의 증가로 인해 소비의 증가로 이어지고 기업에게는 투자에 쓸 수 있는 자금의 증가로 이어져 경제가 활성화돼 결국 낮은 세율에도 세금수입은 오히려 증가된다고 주장했다.
공급경제학자들은 법인세 인하의 경우도 배당증대, 사내유보의 증대가 기업가치의 증대, 주가상승 등으로 이어져 기업의 투자확대 등 경제구조의 선순환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현재 한국 경제의 경기침체가 과연 공급부족에서 비롯됐느냐 하는 것이다.
유효수요의 부족으로 인한 경기침체일 경우 감세로 인한 기업 등의 투자증진은 오히려 과잉투자, 과잉생산을 초래할 수 있다,
박 전 대표가 주장한 법인세 인하의 경우도 현재 법인세율이 기업의 투자를 저해하는 과도한 상태인가도 입증하기 불분명하고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은 채 단순 감세가 기업의 투자로 이어진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이 의원이 감세를 주장하면서 단순 세율감소가 아닌 ‘감세의 내용’과‘ 타이밍’ 등 전반적인 조세체제의 개편을 시사 하는듯한 발언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이 의원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감세안 철회와 관련, “지금 감세철회론 자들과 청와대 강경론자들 하고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어 제 나름 양쪽이 어느 정도 한 발씩 양보하는 절충안을 제시해본 것인데 그걸 안 대표가 받아들여 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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