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흡수론
3지대 창당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 가능성이 제기됐다. 원내 제3당, 4당의 '빅뱅' 여부에 이목이 모이는 가운데 몇 가지 가상 시나리오가 제시된다. 양 당 모두 일부의 탈당을 감수한 당 대 당 통합론, 쪼개진 국민의당을 바른정당이 흡수할 것이라는 가설, 그리고 제3지대 재창당론이다.
첫 번째 각본, 지도부 간 협의 합당(合黨)
우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당(黨)대 당 통합이다. 이는 오는 27일 전당대회에서 국민의당의 당권을 누가 쥐느냐, 그리고 바른정당의 이혜훈 대표 체제가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달렸다.
국민의당의 경우, 안철수 전 공동상임대표나 이언주 의원이 승리 시에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올라간다. ‘호남계’로 분류되는 천정배 전 공동상임대표나 정동영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 바른정당과는 거리감이 생길 공산이 커서다.
이와 함께 협의 합당이 이뤄지기 위해선 자강론(自彊論)을 주장해온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최근 당내의 분위기를 따라, 통합론 쪽으로 핸들을 꺾어야 한다. 현재 당내 분위기는 서서히 지방선거를 대비해 통합, 혹은 연대를 하자는 의견이 일고 있는 추세다.
이 시나리오의 경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모두 일부 반대파의 탈당을 각오해야 한다. 국민의당에선 호남계 일부가 민주당으로 돌아갈 수 있다. 바른정당에선 국민의당과 합당을 하느니, 자유한국당으로의 복당을 택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야권 정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14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아직 공론화된 것은 없지만, 이대로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것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며 “양쪽 지도부의 이해가 맞으면, 어느 정도 의석 이탈을 각오하더라도 승부수를 낼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두 번째 각본, 국민의당의 분열과 바른정당의 흡수
다음으론 국민의당이 완전한 분열 사태를 맞았을 경우다. 이미 내홍에 가까운 갈등을 안고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국민의당이다. ‘제보조작 게이트’급 변수나 충격이 가해지면서 당이 분열할 경우, 일부 중도파는 바른정당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호남계가 잡았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다. 만약 국민의당의 새 지도부가 민주당과의 통합 혹은 흡수 경향을 보일 경우 중도파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 국민의당 중도파가 탈당할 경우, 바른정당이 이를 흡수하는 모양새가 된다. 사실 앞서 언급된 당 대 당 통합과의 차이는 지도부의 주도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여권 정가의 한 당직자는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호남에서도 고전 중인 국민의당에서 민주당 복귀론이 서서히 고개를 드는 것으로 안다”며 “그럴 경우, 민주당 복귀 반대파는 아마도 바른정당 행이 유력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세 번째 각본, 제3지대에서 새로운 세력 창당
만약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지도부가 연대나 합당을 완전히 포기할 경우에 새로운 제3지대 정당의 탄생도 예고된다. 국민의당은 민주당으로, 바른정당은 한국당으로 통합되는 흐름이 생길 경우, 이에 강하게 반대하는 이들은 ‘제3당’의 존립을 목표로 모일 가능성이 있다.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정계에 ‘제3당의 필요성’을 꾸준히 외치는 인사들은 존재한다.
민주당 당직자 출신의 한 야권 인사는 지난 1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국민의당은 한국정치사에 제3당의 존재만으로도 한 획을 그었다”면서 “양당제야말로 적폐를 키우는 구조다. 제3당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거대정당행 대신 다시 제3지대를 띄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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