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부품 손상…소비자에게 비용 청구 다반사
GM대우 직영서비스센터에서의 서비스 불편사례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15일 소비자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GM대우 직영서비스센터 직원이 정비과정에서 내역을 임의로 부풀리거나 수리과정 상 실수를 소비자에게 청구하는 등 부당한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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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하모(34)씨는 지난 9월초 자신의 2006년 6월식 윈스톰 차량을 타고 오르막 경사를 오르던 중 사이드 브레이크 경고등이 점등되는 상황을 겪었다.
하씨는 서울 등촌동에 위치한 GM대우 직영서비스센터에 차량 수리를 문의했다. 이곳 서비스센터에서는 앞바퀴 브레이크 패드 교체와 함께 “주행 점검 중 ‘웅웅’ 거리는 소음이 난다”며 좌측 프런트 휠 베어링 고장 수리를 권유했다.
그러나 등촌동 GM대우 서비스센터에는 베어링 부품이 없어 며칠 후 서울 양평동에 위치한 다른 직영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겼다. 하지만 하씨는 정비내역을 살펴본 뒤 황당했다.
하씨는 “정비사는 베어링 교체를 위해 휠과 브레이크 디스크로터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나무망치가 아닌 쇠망치를 사용했다”며, “분리된 로터는 망치로 두들겨 맞아 생긴 흠집들로 가득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하씨는 “애초 베어링 고장이라는 안내를 받았는데 뜬금없이 통상 폐차할 때까지 사용하는 로터도 함께 교체했다"며, “정비사의 수리과실로 망가진 부품에 대한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다니 어이가 없다”고 분노했다.
일반 정비소에서의 베어링 교체시 드는 비용은 평균 2만~2만5000원 정도로, 디스크로더에 드는 비용은 약 5만원 정도이다.
소규모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은 “바퀴의 디스크 부분은 안전과 직결되는 민감한 부위”라며, “보통 나무망치나 고무망치를 사용한다, 어느 정비소든 쇠망치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씨는 “GM대우를 믿고 직영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길 수 있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수리한지 4일만에 문제 발생
GM대우 직영서비스센터에서의 소비자 피해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창원시 봉곡동 김모(38)씨는 무책임한 GM대우 직영서비스센터의 태도에 결국 10년 동안 탔던 차량을 폐차시켜야 하는 억울한 경우를 당했다.
최근 김씨는 2000년형 마티즈(수동) 차량을 몰다가 가속 페달을 밟아도 속도가 나지 않는 이상현상을 겪었다.
김씨는 가까운 GM대우 직영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시키고 증상을 확인했다. 정비기사는 변속기(미션) 부분의 삼발이를 수리했다며 수리비 62만원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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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수리 후 일어났다. 수리한지 4일 만에 또 다시 같은 현상이 재발했다. 김씨는 경남 사천의 GM대우 바로코너로 입고한 뒤 정비기사로부터 추가 수리비를 요구하는 말에 경악했다.
정비기사는 김씨에게 “문제의 원인이 엔진 실린더 헤더부분에 있는 것 같다”며, “확실한 원인규명을 위해서는 60여만 원을 들여 엔진을 분해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변속기 부분에 결함이 발견돼 수리한지 4일만에 이상이 없던 엔진에 문제가 발생하는 이상현상이 벌어진 것.
김씨는 자신의 차량 중고가격과 비슷한 수리비를 두 번이나 들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결국 김씨는 마티즈 차량을 폐차시키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차량 가속 문제를 호소했으면 미션만 살필 것이 아니라 엔진도 같이 점검했어야 할 것”이라며, “전체적인 점검 없이 고장 원인으로 추정되는 일부 부품만 교체해 소비자 부담을 이중 삼중으로 떠안기는 정비 행태에 열불이 난다”고 격분했다.
또한 올해 초 토스카 차량 소유자가 선루프에 소음이 발생해 GM대우 직영서비스센터에 정비를 맡겼지만 이 소비자는 수리비를 지불하고도 정비하지도 않은 차량을 받는 등 어이없는 경우를 겪었다.
서비스센터 직원들은 “간헐적으로 나는 선루프 소음문제는 머리가 아프니까 수리했다고 하자”며 자기네들끼리 말한 내용이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에 우연히 녹음돼 들통이 났다.
하지만 GM대우 관계자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에도 이 같은 피해사례들이 있다”며 ‘왜, 우리한테만 그러느냐’ 식의 적반하장격 행동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또 “GM대우는 고객만족센터를 운영하면서 접수된 피해사례를 처리하고 있다”며, “하씨의 경우 소비자신고 센터에 불만 접수를 하지 않은 고객이여서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 못한다”고 발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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