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혁신을 외치면서 직원들에게는 경영혁신에 역행하는 획일적인 복장통일을 강요(?)해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새로 오픈한 대전 테크노돔 연구소 직원들에게 유니폼을 입게 한 것.
이는 최근 대기업들 사이에서 딱딱한 기업문화를 바꾸는 것은 물론 경영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미에서 자율 복장을 추구하는 것과는 상반된 행보이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18일 대전 유성구 한국타이어 테크노돔(Hankook Technodome)에서 열린 준공 기념 행사에서 "연구소 직원들에 통일된 유니폼을 착용하도록 함으로써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한국타이어의 자세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다만 조 사장은 "한국타이어의 혁신은 새롭게 준공된 연구소인 테크노돔에서 이뤄지게 되겠지만 결국 모든 혁신은 사람으로부터 만들어진다"고 강조하면서도 연구소 인력들에는 획일적 기업 문화의 상징인 유니폼을 착용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문을 자아냈다.
조 사장은 발표 내내 '혁신'이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했다는 점에서도 이러한 논란을 부채질했다. 연구 개발 인력들에 대한 복장 통일은 혁신을 추구하려는 조 사장의 계획에 스스로 상충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실제로 이날 준공식에서도 한국타이어 테크노돔에 근무하는 인력들은 남성 여성을 가리지 않고 연한 회색의 셔츠에, 검은색 패딩조끼, 회색 바지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기업들의 경영혁신과도 역행하는 모습이다. 일례로 SK나 삼성전자 등의 기업들은 경영 혁신을 위해 사복을 자유롭게 입을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여름철에는 반바지을 입고 출근하도록 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글로벌 대표 IT 기업으로 꼽히는 구글이나 애플 등이 우리나라보다 앞서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복장 자율화가 수직적 기업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일조하며, 업무 효울성, 자율성을 통한 기업의 활력도 제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조현범 사장도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전통적 제조업에서 기술력이나 브랜드 등의 무형적인 자산을 더욱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테크노돔 등과 같은 외부적 혁신만을 보여주기 급급했다는 점에서 내부적 의미의 진정한 혁신에는 둔감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무슨 공장도 아니고, 천편일률적인 옷을 입고 근무하면 있던 창의성마저 달아날 것 같다"는 한 테크노돔 준공식 참가자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