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20대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 나섰다. 전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이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연설의 키워드는 단연 '경제'였다.
이날 김 대표의 연설 대부분은 경제구조 전환의 필요성과 의회의 역할에 할애됐다.
김 대표는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이라고 규정, "경제민주화는 거대경제세력이 나라 전체를 지배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러나 거대경제세력은 경제민주화를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심지어 자신들의 대리인들을 의회에 진출시키기도 한다"면서 "의회의 본분은 경제세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견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 정착을 위한 일환으로 상법개정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제시했다.
그는 "대기업의 반칙과 횡포를 막기 위해 즉각 상법개정에 나서겠다. 또 전속고발권의 실질적 폐지를 통해 한국경제에 일상화된 독점 폐해에 손을 대겠다"며 "더민주당이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하자, 본회의장 곳곳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김 대표는 또 "경제민주화를 통해 포용적 성장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최고통치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더민주당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는 대통령 후보를 선출,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현재 정치권 최대 이슈인 개헌론에 대한 대목도 시선이 쏠렸다.
김 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은 자주 지적됐다. 또 승자독식의 권력구조는 대립과 갈등으로 혼란을 초래했다"며 "경제적인 측면만 보더라도 5년 단임제는 중장기 경제정책 수립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속히 개헌에 대한 결론을 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당, 정파를 초월해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는 실질적인 '액션 플랜'을 제시, 개헌 논의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연설에는 박근혜 정부에 날을 세운 표현이 많았다.
김 대표는 "현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집권했지만, 경제정책 기조에서 경제민주화가 사라진 것은 결국 대통령의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을 기치로 출범했지만, 국민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더하여 생명과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면서 "옥시사태,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제대로 된 대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 관련해서도 "정부의 역할은 ‘돈 퍼붓기’가 아니라, 시장에서 스스로 구조조정이 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면서 "정부와 국책은행, 기업의 한국판 ‘철의 삼각동맹’에 대한 국회청문회를 추진할 것"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야권이 기업 구조조정 책임 논란의 중심에 있는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 대해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한 데 대한 의지 표현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김종인 더민주당 비대위 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국회의장, 동료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협치 국회’, ‘경제 국회’가 시작됐습니다.
국민은 지난 총선에서 각 정당이 ‘협치’를 할 수밖에 없도록 어느 당에도 과반 의석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정권 8년의 경제실패를 준엄하게 심판했습니다.
이 뜻을 받들어 20대 국회는 다수의 일방적 횡포도, 소수의 반대를 위한 반대도 없는 대화와 협력, 양보와 타협의 ‘협치 국회’가 돼야 합니다.
그리고 ‘협치’를 통해서 반드시 ‘경제 국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20대 국회에게 내린 국민의 지엄한 명령입니다.
정부 또한 총선 민의를 겸허히 받들어서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낡은 정책에서 벗어나
시대가 요구하고, 국민이 염원하는 새로운 경제의 틀을 짜는데 적극 나서주기를 바랍니다.
◇ 미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대한민국의 미래가 결코 녹록치 않습니다.
정부수립 이후 최근까지 압축적인 산업화와 민주화를 통해 전 세계의 모범국가로 칭송받았던 대한민국이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가장 큰 도전은 경제 위기입니다.
우리 경제의 각 분야는 절벽에 서있습니다.
우리 경제는 지금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다가올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고, 경제 구조의 틀을 새롭게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낙오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류는 이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합니다.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관계의 출현은 이제 시간문제입니다.
‘알파고’의 출현은 이러한 변화의 조짐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선진국들은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산업 인터넷 컨소시엄’,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플랫폼’, 일본의 ‘로봇혁명 이니셔티브 협의회’ 등 주요 국가들은 이미 상호 협력을 위한 글로벌 공동전선을 형성했습니다.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표준화하기 위한 경쟁 및 협력 단계에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대전환기에 있는 우리나라는 ‘거대 위기’와 ‘거대 기회’가 교차하는
중요한 시점에 서 있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것은 역시 ‘일자리’입니다.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이 인간의 사고력을 대신하고, 일자리까지 대체하고 있는 상황은 인류에게 ‘위기’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의 역할을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합니다.
‘기계’가 ‘인간’을 점차로 대체해가는 과정에서 인간이 행복하고 지속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결국 ‘일자리’의 문제입니다.
일자리가 중요한 이유는 소득을 얻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일자리가 자존감, 공동체, 사회참여, 건강가치, 구조(救助), 근면 등 수많은 중요한 것들을 얻는 주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새로운 디지털기술의 물결이 밀려오는 광경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 물결은 우리에게 경제 제도와 경제적 관점을 바꾸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기술의 진보는 결국 인간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풍요로운 인생에 기여해야 합니다.
주객이 전도되어 기계로 인해 인간의 불안감이 커지고, 인간의 가치와 행복한 삶의 기회를 위협해서는 안 됩니다.
기술 진보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주체는 결국 인간입니다.
이를 위해 국가는 모든 국민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실현하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새로운 환경과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훈련과 학습, 도전에 대한 공평한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 대한민국 경제가 가야할 길 -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의 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입니다.
경제민주화는 거대경제세력이 나라 전체를 지배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의회에서 다양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서 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정치민주화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경제민주화를 위해서 의회가 존재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 의회에서도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거대경제세력의 ‘의회 로비’ 때문입니다.
2012년 대런 애쓰모글루 MIT 교수는“오늘날 의회가 경제세력들의 로비에 의하여 그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고 갈파한 적이 있습니다.
거대경제세력은 경제민주화를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의회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신들의 대리인들을 의회에 진출시키기도 합니다.
우리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거대경제세력이 자신들을 대변하는 사람을 국회에 진출시킨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국민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의회의 본분은 거대경제세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경제세력을 견제하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회가 거대경제세력을 대변하면 대한민국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20대 국회와 차기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실현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일본이 겪고 있는 ‘잃어버린 20년’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거대경제세력의 로비는 시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독과점을 형성해 건전한 자본주의 시장 질서를 교란합니다.
거대경제세력의 특권적, 탈법적 행태를 그대로 방치하면 정상적인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이들의 특권과 탈법을 바로 잡기 위한 많은 과제들이 있지만 당장 시행해야 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재벌총수의 전횡을 막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을 민주화하는 것과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즉 반칙과 횡포를 막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를 위해 즉각 상법개정에 나서겠습니다.
경제민주화를 위한 또 하나의 시급한 과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것입니다.
19대 국회에서 감사원, 조달청, 중소기업청에 고발요청권을 부여했지만 전담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전속고발권의 실질적 폐지는 한국경제에 일상화된 독점의 폐해에 손을 대겠다는 국민적 의지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또한 실제 큰 효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재벌의 의사결정 민주화를 위한 상법개정, 대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등은 더불어민주당이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경제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포용적 성장’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포용적 성장’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낡은 성장전략이 불평등만 심화시킬 뿐 아니라, 더 이상 성장도 이끌지 못했다는 국제적 공감에 입각한 새로운 성장 모델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대침체를 맞이했습니다.
저성장이 뉴노멀(new normal)이 된 유례없는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대침체 이후 세계의 석학 및 국제기구, 선진국의 싱크탱크들은 새로운 성장전략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포용적 성장’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포용적 성장’은 자본주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자본주의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입니다.
포용적 성장의 핵심은 ‘불평등 해소’를 통해 성장 동력을 얻는 것입니다.
지난 30년 대기업중심 경제정책으로 벌어진 소득격차를 해소하여 내수를 확보하고 성장을 모색하자는 전략입니다.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의 균등’이 보장되고, 경제성장을 통하여 물질적-비물질적 혜택이 전 사회구성원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어야 성장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포용적 성장론인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가는 시장에 개입하여 소득재분배, 노동시장, 보건의료, 교육, 환경정책 등을 설계하고 지속적인 고용창출과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경제성장의 혜택이 공평하게 분배되어 다시 새로운 성장을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입니다.
또한 제도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계층에 대해서는 사회안전망 강화를 통하여 인간으로서 품위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이제 과거 방식으로는 우리 경제의 당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소득을 늘리기 보다는 국가와 가계 빚만 눈덩이처럼 불리는 ‘부채 주도의 성장’을 중단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낡은 경제정책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모든 경제주체의 ‘기회 균등’이 보장되는 포용적 성장으로 경제정책의 틀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도 포용적 성장은 중요합니다.
「세계경제포럼(WEF) 2015」자료에 의하면 2013년 현재 한국 지니계수는 0.347로 30개국 가운데 5번째로 높습니다.
그만큼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입니다.
불평등 격차를 해소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정치, 사회적 긴장감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득 격차로 인한 정치, 사회적 불안정은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민주주의 발전에도 커다란 장애가 될 것입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불평등 격차를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로 ‘기본소득(basic income)’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미국의 실리콘벨리에서도 ‘기본소득’에 대한 실험이 추진되고 있고, 핀란드에서는 내년에 무작위로 선정된 1만여명 국민에게 매달 500~700 유로의 ‘기본소득’을 지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얼마 전 월 300만원의 ‘기본소득’ 지급과 관련한 스위스 국민투표가 있었습니다.
부결되었지만, 초기 논의 단계에서 23%의 국민들이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했다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도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세계적 추세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 더민주는 정권교체를 통해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의 길을 갈 것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한국 경제는 지금 2%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2%대 저성장은 이제 향후 경제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대전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4%대 이상의 고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거짓말이거나 무지하다는 것을 실토하는 것입니다.
양극화와 2%대 저성장이라는 악조건이 겹친 대한민국 경제는 이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은 더 이상 답이 아닙니다.
2%대 저성장 경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정한 분배구조로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경제민주화가 곧 경제활성화입니다.
경제민주화를 통해 포용적 성장으로 가야 합니다.
오늘날 자본주의가 안정적으로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두 축은 ‘시장경제’와 ‘의회민주주의’입니다.
시장경제라는 메커니즘과 의회민주주의라는 정치제도가 상호보완작용을 하면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동시에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유념해야 할 것은 시장경제라고 하는 것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정치의 부단한 노력으로 시장의 기능을 보호해야 합니다.
정치의 영역, 의회의 기능을 통해 시장이 바르게 작동하도록 조정하고 공정성을 담보해야 합니다.
의회의 기능으로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추구하고, 법적, 제도적 장치를 통하여 모든 경제세력들이 공정하게 시장경제에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핵심입니다.
영국의 저명한 정치사상가 에드먼드 버크는 ‘영국 의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기 때문에 그 탐욕에 대한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게 된다. 따라서 의회가 제도적으로 장치를 만들어 탐욕의 한계를 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고 말했습니다.
지금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거대경제세력에게 일침을 가하는 말입니다.
탐욕을 제어하는 역할은 결국 정부가 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해결하지 못하면, 국가라는 ‘보이는 손’이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민주화를 통해 포용적 성장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최고통치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의회에서 좋은 법과 제도를 만들어도 최고통치자의 의지가 없다면 법과 제도는 화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집권했지만, 경제정책 기조에서 경제민주화가 사라진 것은 결국 대통령의 의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정권교체를 통해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의 길을 가겠습니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는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여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국회의장님, 동료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을 기치로 출범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OECD가 발표한 ‘2016 더 나은 삶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38개 나라 중 28위로 하위권을 맴돌았습니다.
최근 국민들의 걱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경제에 대한 걱정이고, 다음은 환경에 대한 걱정이고, 세 번째는 안전에 대한 걱정입니다.
먹고사는 문제에 더하여 생명과 안전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국민은 2년 전 단 한명의 목숨도 구하지 못했던 세월호 참사 때의 질문을 다시 던집니다.
‘국가란 무엇인가’, ‘과연 정치는 무엇인가’
정치는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민생, 생명,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국가가 부재하고, 정치가 보이지 않는다면 그 존재이유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20대 국회가 분명하게 답해야 합니다.
국가의 책임, 정치의 역할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합니다.
◇ 국민의 안전이 최고의 민생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이 정부 들어 국민들은 단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국민은 자신의 안전이 공정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옥시사태,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등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안전은 국가의 제1책무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대책은 없습니다.
이러니 국민들은 결국 각자도생 하는 시대가 아닌가 불안해합니다.
구의역 사고는 단편적인 사고가 아닙니다.
이 사고의 본질은 불평등과 양극화 등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입니다.
국민들의 추모가 끊이지 않았던 것도 불평등 구조에 대한 ‘절망의 동병상련’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모두 기업의 탐욕을 막지 못한 정치의 문제입니다.
국회가 시장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보완장치를 만들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일입니다.
이것 역시 경제민주화의 문제입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민생입니다.
정부가 국민을 지키지 못한다면 국회가 나서야 합니다.
‘범죄, 재난,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국민’,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지겠습니다.
◇ 전관예우는 뿌리 뽑아야 할 적폐
정운호 비리게이트는 전관예우의 고질적 병폐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사법부의 정의는 무참히 깨져버렸습니다.
국민은 경제위기에 놓였는데 사법부는 불공정하고 정직하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입니다.
그런데 전관예우가 법위의 법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법이 평등’하다는 국민의 신뢰가 깨어지는 순간 법치는 흔들립니다.
이미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사법부가 사법정의를 바로 잡겠다는 철저한 자정노력 없이, 제식구 감싸기, 꼬리 자르기로 일관한다면, 커다란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나라에서 전관예우를 퇴출시키겠습니다.
전관예우는 현관 비리가 응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습니다.
전관예우와 법조비리 근절을 위한 관련법 개정 뿐 만 아니라, 현직을 대상으로 한 법조윤리 확립에 앞장서겠습니다.
◇ 조세부담율 회복, 세출구조 대개혁
지금 우리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세금입니다.
국민이 낸 세금을 정부와 정치에게 관리할 책무를 부여했는데, 과연 이들이 ‘세금’을 잘 관리하고 있느냐에 의구심이 많습니다.
국민들 생활이 매일매일 불안한데, 자신이 낸 세금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궁금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우리나라 조세부담율은 새누리당 정권의 지속적인 감세정책으로 21% 수준이었던 것이 18%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지난 8년, 감세로 인한 내수 활성화, 일자리 창출은 거의 전무합니다.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GDP대비 34%에 이르렀지만,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희망을 잃었습니다.
대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은 낡은 생각입니다.
디지털, 로봇화가 현실화 되고 있는데, 대기업의 고용은 필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돈을 풀어 대기업에 주면, 대기업이 청년실업을 해결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정부가 대기업에 썼던 재정의 절반이라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썼다면 청년실업은 이렇게 심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조세 부담률을 감세 정책 이전으로 되돌려야 합니다.
세출 구조의 대대적인 변화로 세출에서의 재원확보도 함께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저성장 - 양극화 시대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회에서부터 세제개편 관련 논의를 본격화해야 합니다.
5년 전, 영국 캐머런 정부가 들어서고 1차적으로 감행한 것은 영국의 모든 정부 부서의 예산을 20% 삭감시킨 것입니다.
지금까지 영국정부는 아무런 문제없이 잘 돌아갑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예산의 구조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를 통해 추가적인 재원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복지도, 일자리 창출도 가능합니다.
제20대 국회 예결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입니다.
국민의 세금이 바르게 사용되도록 철저하게 감독하겠습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공정하게 편성하겠습니다.
예결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국민들께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 경제의 근본 체질을 개선하는 구조조정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구조조정이 절실합니다.
구조조정은 원래 기업이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체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독과점 업체들은 자신들의 힘을 믿기 때문에 망할 때까지 스스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습니다.
‘대마불사’라는 말이 생겨난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국은행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 3년 동안 영업이익으로 은행 이자조차 못내는 기업이 15%에 달합니다.
그런데 시중은행은 이러한 한계기업의 대출 63.7%를 정상여신으로 관리하는 특혜를 주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재벌기업 계열사 중에서 약 1/3이 좀비기업에 속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에서 다뤄야 할 문제는 바로 이러한 것들입니다.
정부의 역할은 ‘돈 퍼붓기’가 아니라, 시장에서 스스로 구조조정이 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시장의 독과점 세력을 통제해서 공정한 규칙이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경제민주화에 입각한 구조조정의 방향입니다.
지금처럼 막대한 국민혈세로 부실기업의 생존을 연장시키는 것은 IMF 시기는 물론이며 과거 모든 정권이 반복했던 실패한 대책입니다.
정부가 그동안 정상적인 구조조정을 외면하고, 국민 세금을 쏟아 붓는, 정부와 국책은행,
기업 간에 부패사슬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와 국책은행, 기업의 한국판 ‘철의 삼각동맹’에 대한 국회청문회를 추진할 것입니다.
◇ 청년의 눈물, 국가가 닦아줘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청년이 곧 국가의 경쟁력입니다.
청년이 희망이 없으면 나라의 미래도 없습니다.
청년실업 121만 명, 취업이 곧 청년의 꿈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러니 ‘헬조선’ ‘흙수저’라는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최악의 실업으로 사라진 청년들의 꿈, 청년 일자리로 되찾아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70만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습니다.
소방, 경찰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공공 일자리를 늘려 공공부문 고용비율을 OECD 평균의 절반까지 끌어올려야 합니다.
사회 안전망 확충과 의료·생활 지원 등 사회적 일자리를 확대하고 세계 최장의 근로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나눠야 합니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개정하여 청년고용할당제를 300인 이상의 대기업들에 한시적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최저임금 인상도 절실한 과제입니다.
전체근로자 평균임금의 절반도 되지 않는 최저임금으로는 소득분배 개선의 취지를 전혀 살릴 수 없습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두 자리 수 이상의 인상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2020년에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실현해야 합니다.
◇ 어르신들의 편안한 노후는 국가책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OECD 노인빈곤률 1위, 노인자살률 1위의 국가입니다.
폐지 줍는 노인만 200만 명에 달합니다.
노인세대 절반이상이 빈곤과 소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우리 어르신들의 헌신과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어르신들이 한평생 일군 결실을 오늘날 모든 세대가 함께 누리고 있습니다.
어르신들께 편안한 노후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도리입니다.
기초연금법을 개정하여 소득하위 70%의 어르신들께 기초연금 20만원을 차등 없이 지급하고
2018년에는 3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노인일자리 참여수당 역시 월 2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우리의 의지입니다.
노인빈곤 해소를 위한 정부여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합니다.
◇ 모든 정책은 저출산 극복과 가계부담 경감으로 맞춰야
저출산 극복은 국가의 존망이 걸린 중대한 문제입니다.
당장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듭니다.
2019년부터는 총인구마저 감소하는 ‘인구절벽’으로 떨어집니다.
저출산 해결 없이는 중장기 경제 정책도 무용지물입니다.
보육의 국가책임은 저출산 극복의 첫걸음입니다.
대통령이 공약한 누리과정 하나도 국가가 책임지지 못한다면, 저출산 극복은 불가능합니다.
서민주거 안정은 저출산 극복의 핵심과제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빚내서 집사라’는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때마다 전월세 값은 폭등했고 가계부채는 악화됐습니다.
2%대 저성장 시대에 가계소득 증가는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정부정책은 주거비, 교육비, 통신비 등 가계의 부담이 큰 생활비를 줄여 가처분 소득을 높여주는 방향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 내수회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모든 정책은 결국 경제정책입니다.
가계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정부의 주거정책, 보육과 교육정책, 통신비 정책 등은 전면 재조정돼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임대주택등록제 도입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또한 국민연금기금을 공공임대주택과 국공립보육시설에 투자해서 주거, 일자리, 저출산 문제를 함께 해결하겠습니다.
◇ 튼튼한 안보가 평화통일의 담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금년 초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인해 한반도는 긴장이 고조되고 비상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는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제재와는 별도로 남북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가능성도 함께 모색해야 합니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제2270호 49조와 50조)에는 남북대화 및 6자회담 재개를 권고한 사항도 있습니다.
국제사회도 대북제재의 테두리 안에서 남북대화와 6자회담 병행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북제재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한미 공조의 토대 위에서 중국이 제안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동시 병행전략’에 대해서도 진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특히 한반도 문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한반도 문제’에 미치는 파장을 주시해야 합니다.
‘한반도 문제’가 강대국 국제정치의 흥정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을 수수방관해서는 안 됩니다.
적극적인 대미외교, 대중외교로 한반도 문제에 우리 정부가 소외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국회 차원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국회의장이 나서서 ‘남북 국회회담’을 추진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정부간 대화가 막혀있는 상황에서 입법부가 남북관계의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개헌 논의, 지금부터 시작해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의 헌법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개정된 헌법입니다.
지난 30년, 국민의 정치의식은 성장했고, 우리사회는 발전했습니다.
이제는 대통령직선 5년 단임제가 현재 우리에게 맞는지 짚어볼 시기입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은 자주 지적됐습니다.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이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승자독식의 권력구조는 대립과 갈등으로 정치혼란을 초래했습니다.
경제적인 측면만 보더라도 5년 단임제는 중장기 경제정책을 수립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금 개헌은 정치영역에만 국한한 것이 아닙니다.
민생을 위한 개헌, 경제를 살리는 개헌입니다.
변화된 시대에 맞게 국민의 기본권을 보다 충실히 보장하고,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등 국가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조속히 개헌에 대한 결론을 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당, 정파를 초월해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합니다.
◇ 유일한 대안세력, 희망세력은 더불어민주당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기술의 진보는 빠르고, 세계경제는 불확실합니다.
미래는 저절로 열리지 않습니다.
세상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경제구조를 대전환하여 새로운 미래를 주도적으로 준비합시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희망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은 수권정당의 길을 내실 있게 가겠습니다.
‘유능한 경제’와 ‘튼튼한 안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나아가는 두 개의 깃발입니다.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경제정당, 국민들이 믿고 안심하는 안보정당이 되겠습니다.
국민의 목소리 하나하나를 귀담아 듣고, 눈물과 한숨, 꿈과 희망을 가슴에 새기고 발로 뛰겠습니다.
2017년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한민국의 번영과 국민의 행복을 책임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