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패한 MB ‘세대교체’ 카드 꺼내
민주당 486세대 vs 575세대 ‘대충돌’
6·2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정부여당이 새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것은 ‘MB發 세대교체론’.민주당 486세대 vs 575세대 ‘대충돌’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4일 제42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먼저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이번 선거를 통해 표출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향후 국민이 원하는 변화의 목소리를 더 귀담아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청와대와 내각의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새로운 진용을 갖추겠다”면서 “당정 및 국회와의 관계를 원만히, 그리고 생산적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함은 물론, 젊은 세대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세대교체를 통한 인적쇄신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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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친박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MB發 세대교체론’의 목적은 바로 박근혜 던 대표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사덕 의원은 지난 16일 SBS라디오 <서두원의 전망대>에 출연, ‘청와대의 세대교체론이 박 전 대표를 무력화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그럴 리가 있겠느냐”면서 “이번 지방선거의 민심이 당과 청와대의 국정운영 방식을 바꾸라는 건데 민심과 동떨어진 처방을 내놨다”며 이같이 말했다.
친박계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과 친이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세대교체론에 상당히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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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내대표가 말하는 특정인은 박 전 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이 대통령으로선 선거 패배로 인한 인적쇄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 ‘MB發 세대교체론’의 실체는 세대교체를 이슈화해 박 전 대표와 그를 추종하는 친박계 의원에게 ‘구태 정치인’, ‘과거 인물’이라는 덧씌우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것.
사실상 ‘박근혜 고립시키기 위한 작전’이라 불린 세종시 수정안 추진이 선거 패배로 인해 동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또 다른 카드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원칙주의자답게 청와대와 친이계, 야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공학에 신경 쓰지 않고 정도를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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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당·정·청의 전면개편을 요구하는 연판장(連判狀)을 돌리며 청와대와 당 지도부를 압박해 정가의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정책과 사안을 두고 내부조차 교통정리를 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한나라당 개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與 거물급 전대 불참 중진급 경연장
오는 7월14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차기 전당대회에 당내 거물급 정치인들의 불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선거 참패로 인한 책임론이 불러지면서 정몽준 대표가 불참 선언을 했고 박 전 대표는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박근혜 당 대표 추대론’과 관련, “전당대회에 나갈 생각이 없다”면서 “(전당대회에 불출마 하는 것으로)그렇게 알고 있지 않느냐”며 전대 불출마 원칙론을 고수했다.
또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7·28 재보선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한나라당 차기 전대는 중진급 인사들의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지난 15일 정두언 의원이 ‘보수개혁과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전대 선언의 스타트를 끊었고 5일후 홍준표 의원이 ‘수평적 당·정 리더십’의 기치로, 지난 21일 안상수 의원은 ‘강한 리더십론’을 설파하며 당 대표 도전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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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일각에서 너무 많은 의원들이 출마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구성찬 전대준비위원장은 “예선전 성격의 컷오프를 통해 후보를 추려 실질적인 토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당 내부에서 후보군 난립이 오히려 전대 흥미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판단, 여론조사 등을 통해 컷오프를 제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경원 의원의 출마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6·2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의원과의 단일화에서 승리하면서 ‘차기 여성 리더’의 이미지를 확실히 심게 된 나 의원은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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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외에도 임태희 노동부 장관, 주호영 특임장관, 김태호 경남지사 등도 한나라당 차세대 리더그룹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국정운영에 대한 반성 없이 세대교체만으로 인적쇄신을 통한 당 변화가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안상수, 남경필 의원은 각각 경기지역 선대위원장과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총괄했지만 선거 패배에 대한 반성 없이 전대에 출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야권 세대교체 바람 근원지는?
1997년 12월 대한민국 헌정사 첫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DJ. 그는 2000년 1월20일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하면서 본격적인 정치 실험에 들어갔다. 2000년 4·13 총선을 겨냥한 이른바 ‘젊은피 수혈론’이 그것.
당시 DJ는 전대협 출신인 이인영·임종석·우상호 등 386세대 ‘젊은 피’를 수혈, 중도 개혁적 정당을 표방한 새천년민주당의 돛을 올렸다.
여기에 4·13 총선 앞두고 박원순 변호사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의 낙선운동이 맞물려 일어나면서 소위 386(3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세대들은 권력의 보완재가 아닌 대체제 역할을 하며 한국 정치지형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10년 후 이제는 486세대(4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新40대 기수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6·2 지방선거에서 북풍으로 인한 필패를 점쳤던 민주당 등 야당은 젊은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율로 인해 대승을 거두자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486세대들이 점차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 안희정 충남도지사 당선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 등 젊은 유권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친노인사들이 대거 당선돼 야권의 세대교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로 인해 민주당은 오는 8월말 예정인 전당대회를 앞두고 486세대 vs 575세대간 세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당 비주류 ‘정세균’ 선제공격
먼저 선제공격에 나선 그룹은 그간 정세균 대표 체제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던 정동영·천정배·문학진 의원 등이 주축이 된 ‘575세대(50대·70년대 학번·50년대 출생)’.
민주당 비주류 그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을 예상, 선거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정세균 대표 체제가 흔들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민주당 비주류 그룹 역시 예상치 못한 젊은 세대들의 투표 반란으로 오히려 민주당 등 야당이 압승해 정세균 대표 체제는 더욱 곤고해졌다.
정세균 대표를 지원하고 있는 486그룹 세력의 한 축인 최재성·조정식·강기정 의원과 김민석 최고위원 등이 당 전당대회 도전에 대거 도전장을 던질 태세여서 ‘575세대’ 그룹 등은 내부적으로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는 풍문이다.
그래서였을까. 민주당 비주류 그룹이 지난 16일 정세균 대표 등 당 지도부를 전면 공격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잘해서 찍었다는 국민은 고작 2.4%에 불과하다”면서 “이명박 정권은 심판했지만 현재의 민주당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게 민심의 현 주소”라고 꼬집은 뒤 오는 7월 6일 현 지도부의 임기종료와 함께 즉각 전당대회를 통한 임시지도부 구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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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들은 “8월 하순 개최 예정인 민주당 전당대회는 당의 지도부 선출을 넘어 폐쇄적 소수당권정당을 고집하는 세력과 당원주체 민주정당으로 가려는 세력들간의 한판 승부”라면서 “당명만 빼고 모든 것을 혁신하는 근본적인 재창당의 과정을 가야한다”고 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문학진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오는 7월 6일 현 지도부 종료와 동시에 임시 지도체제를 해야 한다”면서 “정세균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이를 거부하는 것은 불공정한 당권선거 의도가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내 비주류 그룹의 저항에 부딪힌 정세균 대표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임시지도부 요구와 관련, “당헌 당규에는 대표 임기가 차기 전당대회까지로 나와 있다”면서 “당이 선거에 참패 한 것도 아닌데 임시지도부를 만들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1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인 워크숍에 앞서 긴급 최고위원·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조기전대 불가방침을 정해 민주당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오는 8월 말 실시될 예정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비주류가 요구한 임시지도부와 관련, “오늘 회의에서 발언한 14명 중 임시지도부 구성을 요구하는 분은 2~3명에 불과했다”며 “나머지는(조기 전당대회가) 옳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 권력 게임 1라운드는 ‘당권파’인 정세균 대표 체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486세대’ 전대 출마 러시
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오는 8월 말로 예정된 가운데 벌써부터 출마 후보군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8월말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486세대들의 출마 러시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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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8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원들이 선택하고 국민이 지지하면 40대가 당대표를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면서 “제약 없이 당의 인재들을 활동하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저희들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먼저 ‘포스트 정세균’의 가장 유력한 후보는 아이러니하게도 정세균 민주당 대표 바로 자신이다. 연이은 선거 승리로 인해 당내 정세균 체제가 확고해졌고 합리성과 투쟁성 사이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잘 활용한다는 점 등이 당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비주류 측에서는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정가의 가장 큰 관심사는 비주류 측 정동영 의원과 18대 총선 때 낙선한 뒤 춘천 칩거에 들어갔던 손학규 전 대표의 출마여부다.
아직까지 두 사람 모두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누가 출마하더라도 선거연대를 하지 않으면 승리하기가 어려운 만큼 ‘鄭 vs 반鄭’의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486세대들도 저마다 당 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방선거 이후 비공식적으로 회동을 갖고 향후 당내 역할론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486세대들은 당 대표보다는 5명이 선출될 최고위원 도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정세균 대표와 가까운 김민석 최고위원과 최재성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각각 경선관리본부장과 지방선거기획 공동본부장을 맡아 세대교체 흐름을 주도했다.
또 한명숙 캠프 대변인이었던 임종석 전 의원 역시 주의에 출마 권유가 잇따르자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이인영, 정봉준 전 의원, 조경태 의원 등도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新40대 기수론’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50대 이상 중진 그룹에서는 문학진, 이종걸, 이낙연, 유선호, 조배숙, 박영선의원 등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7월 재보선을 앞두고 있고 아직까지 본격적인 경선이 펼쳐지지 않고 있지만 8월 전대를 앞두고 물밑작업은 시작됐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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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심에는 이정희 의원이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6일 “진보구청장을 만들어낸 세 곳의 기초자치단체에서 민주노동당 집권의 청사진을 내보이겠다”며 “민주노동당의 결단으로 만들어진 지방공동정부를 야권연대의 모범이 되도록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며 당 대표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오는 2012년 총선에서 교섭단체로 진입할 것”이라면서 “정치권의 판을 뒤흔드는 힘 있는 민주노동당으로 도약해 총선에 이어 대선에서도 진보적 정권교체의 중심축이 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민주노동당은 부드럽고 명쾌하고 유연한 모습으로 도약하는 민주노동당이 되겠다”면서 “그런 민주노동당은 국민들의 희망이 될 것”이라며 세대교체를 통한 진보의 재구성계획을 내비쳤다.
심상정 전 대표의 경기지사 후보 사퇴와 노회찬 대표의 낮은 지지율로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진보신당 역시 오는 9월5일 임시 당 대회를 갖고 10월 중 새 대표단을 선출할 예정이다. 당 내부적으로는 노회찬, 심상정 쌍두마차 계보를 잇는 새로운 인물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과연 야권 정치 지형에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은 실체가 있는 것일까.
한 정치전문가는 “지방선거 이후 당내 세대교체 움직임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등이 젊은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당내 변화를 꾀한다면 우리 정치권의 지형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현재 新세대교체론은 정치 지형을 바꿀만한 동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민주당내에서 486세대들이 당 전면에 나서려고 하지만 이들은 정세균 대표나 정동영 의원 등의 참모진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40~50대 인사들이 당 전면에 나선다고 세대교체가 아니다. 자신들이 변화시키려고 하는 낡은 체제와의 싸움이 있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도 1997년 대선 당시 46세의 나이로 정치권에 들어왔다. 그러면 그것도 세대교체인가”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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