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이념논쟁과 김기종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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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이념논쟁과 김기종 사태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5.03.09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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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회적 갈등 유발 요인은 '정쟁'…유발자는 누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김기종 사태'로 진보진영이 긴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배후 세력'을 지목하며 김기종 사태를 개인이 아닌 '종북세력의 테러'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일부 의원들은 새정치연합이 김기종을 키웠다며 '종북 숙주'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 "김기종은 종북 그 자체"라며 "새정치연합에도 건전한 민주화 세력에 불순한 종북세력까지 뒤섞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번 통진당 해산에도 야당에서 공식적으로 새정치연합에서 반대를 한 것"이라고 내세웠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급기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생각이 김기종씨와 같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아침소리 전체회의에서 "문 대표가 말은 김무성 대표처럼 했는데 생각은 김기종처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선을 그었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대변인은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서 "미국은 오히려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지 않고 극단적인 폭력으로 보고 있고 이 사건을 극단적인 한 사람의 개인적인 폭력, 일탈로 규정하고 있다"며 "그런데 새누리당이 저렇게(종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치적 공세다"라고 언급했다.

해묵은 이념논쟁..갈등 유발자는 누구?

김기종 사태로 이념논쟁이 불거지면서 여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회 갈등지수가 OECD 27개국 가운데 두번째로 높다. 2010년 기준으로 사회적 갈등에 의한 우리나라의 경제적 손실은 최소 82조 원에서 최대 24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2015년 정부 예산이 376조원이다. 한 해 정부 예상과 맞먹는 액수가 '갈등'으로 인해 손실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요인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것일까. 국민들은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여와 야의 정치 싸움'을 1순위로 꼽았다.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성인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복수응답)한 '2014 국민통합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조사 응답자의 53.9%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여당과 야당의 정치 갈등'을 꼽았다.

그 뒤를 △경제적 빈부격차(42.9%) △이기주의와 권리 주장(34.9%) △언론의 선정적 보도경향(32.2%) 등이 따랐다. 국민들은 '경제적 빈부격차'보다 '정쟁'이 더욱 문제라고 본 것.

국민들의 눈에는 허구한 날 싸움만 하는 정치권으로 보여지기 일쑤다. 이념논쟁은 여야의 갈등의 골을 심화하는 좋은 '떡밥'이다. 선거를 앞두고 '이념 몰이'는 승패를 결정할 강력한 '한 방'이 되기도 한다. 정치권은 자신의 입장을 강고히 하기 위해 이념 논쟁을 부추기기도 한다.

이번 김기종 사태도 마찬가지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를 나누며 '네 편'과 '내 편'을 구분한다.

새누리당이 이번 사태로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 일부를 종북으로 구분짓고 수세로 몰고 있다.

해묵은 이념논쟁은 여야 갈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극단적' 정치 이념은 배척해야 마땅하다. 그것은 극단적 진보 뿐만 아니라 극단적 보수도 마찬가지다.

극단적이지 않은 건전한 세력까지 '몰이'로 위축된다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OECD국가 중 갈등 2위로 사회적 비용도 엄청나다는 대한민국에서 다시 이념논쟁이 불거졌다. 국민들은 갈등의 원인으로 정치권을 지목했지만 정작 정치권은 인지하지 못했다. 지난해엔 OECD 국가 중 2위를 기록했지만, 올해엔 1위가 될 지도 모르겠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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