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 ‘바이오 연료’ 승부수…시장 선점 성과 속 재무 부담 ‘명암’ [오래가는 정유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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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오일뱅크, ‘바이오 연료’ 승부수…시장 선점 성과 속 재무 부담 ‘명암’ [오래가는 정유④]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12.1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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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바이오 연료 수출 앞서 ISCC 인증 확보…선박유는 인증 실증사업
바이오 디젤 공장 가동 등 생산도 ‘속도’…선박·항공유 수출 성과로
커진 재무 부담 ‘숙제’…“친환경 사업과 함께 다양한 방법 강구 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HD현대오일뱅크 공장 전경.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오일뱅크 공장 전경. ⓒHD현대오일뱅크

바이오 연료 부문을 중심으로 친환경 신사업 투자에 나서온 HD현대오일뱅크가 올해 성과를 거두는 모습이다. 다만, 신사업 로드맵 이행을 위해서는 재무 부담 해소를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바이오 연료 시장 공략을 위한 인증 획득 및 인증 기준 마련을 이룬 데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실증 사업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회사는 ISCC 인증 3종 취득 성과를 거뒀다. HD현대오일뱅크는 코프로세싱(혼합추출) 방식으로 생산된 자사 바이오 연료에 대한 △ISCC EU △ISCC CORSIA △ISCC PLUS 인증을 확보했다. ISCC EU는 유럽 시장에 바이오 연료를 판매하려면 반드시 취득해야 하는 인증이다. ISCC CORSIA와 PLUS는 각각 항공부문, 바이오매스 및 바이오에너지 부문의 국제 인증 제도다.

선박유 부문에서는 실증사업을 통해 제품 신뢰도 확보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9월부터 국내 생산 바이오 선박유의 품질 기준과 성능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산업부·한국석유관리원 주관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4월 연산 13만 톤 규모 자체 바이오 디젤 공장을 가동하면서 생산능력도 갖추는 모습이다. 오는 2026년까지는 연산 50만 톤 규모 SAF 생산능력을 확보한단 방침도 내놨다. 원료 역시 팜유, 폐식용유 구매계약을 체결해 지속 확보 중이다.

이같은 노력은 시장 선도 사례 구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달 자사 초저유황중유 선박유 기반 바이오 선박유를 대만 선사에 공급했고, 지난 6월엔 일본 아나(ANA) 항공에 자사 생산 지속가능항공유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모두 국내에서는 첫 사례다.

HD현대오일뱅크는 바이오 연료 시장 선점을 위해 증설, 신설, 고객사 확보 등 다방면에 걸친 노력을 이어간단 계획이다. 오는 2030년에는 바이오 부문 생산량을 70만 톤 수준으로 확대한단 목표까지 세웠다.

다만, 로드맵을 이행하기 위한 재정 부담 개선은 숙제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의 지난 3분기 기준 부채총계는 13조4683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가 5조8388억 원임을 고려하면, 부채비율은 231%로 높은 편이다. 통상 시장에서는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회사 재무구조에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본다.

부채 증가 배경으로는 석유화학 증설 프로젝트의 성과가 예상보다 늦춰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자회사 HD현대케미칼의 생산설비인 HPC에 약 3조4000억 원을 투입한 바 있다. 하지만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생산품목의 업황 부진이 계속되면서 투자금 대비 성과가 미비한 형편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HD현대케미칼은 영업손실 908억 원을 기록했다. 본업인 정유 부문 역시 지난 3분기 영업손실 2681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정유부문의 현금 창출력 약화, HPC 설비의 투자성과 지연 등이 단기적인 차입금 감축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운전자금 축소, 석유화학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중기적인 관점의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D현대오일뱅크는 업황 위기 속에서도 친환경에 주목하는 방식으로 회복기 도래에 대응할 방침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3년 ESG 통합보고서에서 바이오 사업 부문을 시작으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폐타이어 열분해유 △친환경 화학 소재 등 친환경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생산 중량 기준 친환경 제품 비중을 지난해 1%에서 오는 2030년 6%, 2040년 18%로 점차 확대한단 방침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HD현대케미칼 생산공정은 정유공정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최근 글로벌 이슈에 따라 정유, 석화업계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HD현대케미칼은 운용에서 타사 대비 양호한 편”이라며 “친환경 사업 진행과 함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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