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순자 자유기고가]
영순은 어제까지 여자용 스웨터를 끝마무리해서 뜨개질 집에 갖다주고, 오늘은 남자용 조끼를 시작하고 있었다.
“어저께 내가 어디까지 얘기했지?”
영순이 선용에게 물었다.
“형님, 어제는 거기까지 얘기하셨잖아요, 새우젓 도매집 주인아저씨의 차로 연주군 근처의 고아원까지 와서 주방에 밥하는 아줌마로 취직됐다는 얘기까지요.”
“으응 – 그랬지. 나를 주방에 밥하는 보조 아줌마로 취직을 시켰지. 이상한 것은 근로계약서를 썼는데 계약서가 하나 더 있었다는 거야, 무슨 내용이냐 하면 그 주방에서 하는 일은 절대로 문밖에 나가서 발설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서약서였어. 계약서를 받는 고아원의 집사 아저씨는 아주 근엄하고 엄숙하고 딱딱하게 생겼거든…. 무슨 사람이 얼굴에 웃음기라고는 전혀 없고 싸늘한 기운만 돌더라고.”
“아-아 그럼 결국 그 고아원에서는 엄청난 비밀이 있다는 거네요. 형님 무슨 비밀이 있었어요?”
선용이 그렇게 말하자, 영순은 잽싸게 손으로 선용의 입을 막았다. 그러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쉿- 선주 엄마야 목소리가 너무 커. 누가 밖에서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그제야 선용도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알았어요, 형님, 이렇게 작게 얘기할게요.”
하면서 속삭이듯이 말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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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체험소설이며 글을 쓰는 이순자 씨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78세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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