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게 비지떡?…美·獨 강자도 밀어내
다각화·자체기술 강점…자극제 전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제은 기자]
중국 1위 전기차업체이자 배터리판매회사 ‘BYD’(비야디)의 한국 진출이 임박하자 국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BYD는 안방인 중국 시장 판매량을 꽉 잡은 가운데, 저가 전략을 앞세워 일본 등 해외 시장 영토도 더욱 넓히고 있다. BYD의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 통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의 위기감과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지난달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고, 첫 신차 출시를 막바지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 회사는 2015년 한국 지사를 세워 상용차 판매를 지속해왔고, 최근엔 한국 승용차 진출을 위한 환경부 인증을 진행하는 등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있다.
BYD는 가격 경쟁력과 다양한 라인업을 강점으로 가진다. 삼원계 대비 20% 원가가 낮은 인산철계 배터리(LFP 배터리)를 주로 사용하며 원가를 대폭 절감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고루 판매하는 데다, 19개의 산하 브랜드를 갖춰 세단부터 전기 슈퍼카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는 등 시장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해당 전략은 안방인 중국을 비롯해 아세안·유럽을 넘어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우선 비야디는 중국 시장에서 판매 주도권을 견고히 지켜내며 수입 브랜드들을 밀어내고 있다. BYD 등 현지 업체의 약진은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가 수익성 악화를 겪고, 사업 축소 및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밖에 없는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최근 중국 부진을 이유로 독일 공장 폐쇄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으며, GM은 지난 4일 중국 사업부문에서 약 3조6000억 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한 사실을 알렸다.
비야디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테슬라를 제치고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302만4417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해, 2년 연속 1위를 점했다.
업계는 우리나라도 비야디 열풍으로부터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단 목소리를 내고 있다. BYD가 출혈을 무릅쓰며 일본에 진출한 것처럼, 우리 시장에 입성해서도 가격 공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시장을 공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함과 동시에, 서방의 무역 제재에 대비한 우회 수출로로 삼을거란 주장이 꾸준히 나온다.
전문가들은 “BYD 제품에 주로 사용된 인산철계 배터리는 전기차 보조금 지원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도 “국내 승용차 일부 모델에서도 인산철계 배터리를 사용하는 흐름이 지속되고, 가격 자체가 워낙에 저렴해 경쟁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계했다. 단기적인 보조금 지급여부와 관계없이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신중론도 제기된다. BYD가 한국 시장에서 판을 뒤흔드는 신흥 강자로 떠오를 지, 고속성장 후 빠르게 사그라들지는 단기간 관찰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단 이유에서다. 업계 공통적으로 출시 5년 후를 분기점으로 삼는 만큼 계속해 지켜봐야 한단 것이다. 물론 국내 완성차업계에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단 조언도 나온다. BYD가 다양한 모델을 보유한 만큼, 고급화 전략이나 고성능 자동차를 선보일 가능성 역시 들여다봐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 시장에는 BYD 승용차 출시를 비롯해 캐즘·트럼프 등 여러 리스크가 존재한다.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며 “BYD가 진출한다는 것은 알지만 당장 특정해서 대응하기는 어렵다. BYD의 시장 참여 자체가 지각 변동을 일으킬지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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