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떠난 것 후회 안 해, 지금은 오직 이재명 위한 정당”
“중대선거구제 도입?…정치적 편향 해결책 될 것인가 의문”
“野, 尹 탄핵안 발의 안 해, 사유 충분치 않은 것 스스로 증명”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대담 김상호|정리 이윤혁·유경민 기자]
대한민국 여성 검사 1호란 수식어를 달고 화려하게 정계에 진출했다. 각종 사안마다 선 굵은 활약을 했지만 소신껏 의정 활동을 해온 덕분에 정치적 ‘꽃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격동의 세월을 거쳐온 끝에 지금은 5선의 중진 의원이 됐다. 주인공은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이다.
그가 보는 정치 현안은 어떨까. <시사오늘>은 지난 6일 의원회관을 찾아 조배숙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저조하다.
“하신 일이 많은데 안타깝다. 인정을 안 하려는 분위기다.”
- 어떤 부분을 말하나.
“예를 들면 그간 건설 현장에서 민주노총이 갑질을 해 왔다. 인력 쓰는 사람들이 한노총이나 다른 쪽 조합원은 못 쓰게 해서 불만이 많았다. 윤 대통령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로잡았다. 화물연대 파업도 마찬가지다. 이것만 해도 어느 역대 정권이 하지 못한 걸 해냈다.”
“尹탄핵? 단순한 의혹만으로 탄핵하나”
- 야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녹취록 논란을 이유로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법조인 출신 의원으로서의 의견이 궁금하다.
“탄핵은 단순한 의혹만으로 결정될 일이 아니다. 명백한 위헌이나 위법행위가 확인돼야 하며, 국회에서 통과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최근 임성근 법관과 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이 각하 및 만장일치 기각된 것처럼 현재 야당이 주장하는 탄핵안들도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행안부 장관부터 방통위원장, 검사들에 대한 탄핵안은 계속해서 발의하면서 정작 대통령 탄핵안은 발의하지 않고 있다. 대뜸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라든지 장외집회 등 기이한 방법을 통해 탄핵 분위기 선동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탄핵사유가 충분치 않다는 것을 민주당이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꼴이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1심 재판 결과를 전망한다면. (인터뷰는 선고가 나오기 전에 진행됐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상 허위 공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와 관련해 무죄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징역 1년 정도의 형이 선고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두 혐의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다툴 필요 없이 명백하다.
국민 알권리 측면에서도 이재명 대표의 1심 판결은 TV로 생중계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실제로 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가 생중계된 바 있다.”
-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일극 체제로 운영되는데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한동훈 대표에 대한 반발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반된 모습, 어떻게 보는가.
“정당의 지도부는 당원의 선택을 받아 구성된 만큼 기본적인 존중이 필요하다. 민주주의 본질은 다원성과 균형에 있다. 일극 체제로 인한 리더십의 독주보다는 여러 목소리를 반영하고 조율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를 갖춰야만 장기적으로 건강한 정치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민주당, 오직 이재명의 위한 정당”
- 범민주진영에서 국민의힘으로 넘어온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잘 왔다고 생각하는가.
“2000년도에 새천년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지만, 당시의 민주당과 지금의 민주당은 전혀 다르다. 지금은 오로지 이재명의,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정당이다.
특히 지난 8·18 전당대회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김민석 후보는 왜 표가 안 나오냐’ 말하니 하위권에 있던 후보였는데 1위로 올라섰고, 상위권에 있던 정봉주 후보가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고 비판적 메시지를 내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전체주의 정당화된 민주당을 떠난 것에 일말의 후회도 없다.”
- 호남 유일 여당 의원이다. 국민의힘이 호남에서 열악한 입지인 것은 알지만 어떻게 좀 달라진 점도 있나.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북은 역대 가장 많은 국민의힘 후보자를 배출했지만, 지역구 지방의원은 아쉽게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약 150표 차이로 낙선한 후보도 있을 만큼 경쟁력 있는 후보들을 도민들에게 보여준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고 보인다. 2026년 지방선거를 전망해달라. 호남에서 기대해 봐도 될 것 같나.
“다음 지방선거에서 마찬가지로 경쟁력 있는 우리 당의 후보들을 최대한 많이 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고, 보수정당 최초로 전북에서 지역구 지방의원을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할 예정이다.”
- 호남, 영남 할 것 없이 특정 정당으로 치우쳐 있다. 관건은 지역주의 문제인 듯하다. 이를 극복해야 호남에서도 국민의힘이 의석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현실적으로 지역주의 문제는 극복되지 않았지만, 점차 해결 가능성이 보인다. 호남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전북을 기준으로 보수정당의 대선 득표율도 상승 추세다.
또 지방선거의 도지사 투표에서도 탄핵 이후 치러진 7회 지방선거를 제외하고는 모두 15% 이상 득표를 기록했다.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서서히 우상향하고 있다.”
- 대책 중 하나로 중대선거구제가 언급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민들의 자각과 의식 변화다. 기초의원 선거를 보면 알 수 있다. 중대선거구제인데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설 자리가 없다. 그렇기에 선거제도를 바꾼다고 해서 호남 지역의 정치적 편향이 완전히 해결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
- 호남 내에서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당과 적자 경쟁을 벌이는 분위기다. 야당에 대한 호남 민심은 어떻게 예측하는가.
“조국혁신당의 영향력은 지난 총선이 최고점이었고, 그 이후로는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영광과 곡성에서 지난 총선보다 현저히 낮아진 득표율을 기록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국민의힘, 호남 인재 양성 필요”
- 국민의힘 호남동행특위 위원장이다. 호남 내 지지율을 높이려면 거시적 장기적 관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당에는 주로 어떤 점들을 집중적으로 제언하고 있는가.
“인재 양성을 위해 중앙당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호남은 국민의힘 입당이나 출마가 매우 어려운 지역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북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청년 지방의원 후보들과 함께 선거 운동을 했을 때, 욕설을 듣거나 명함이 눈앞에서 던져지는 등 고충이 많았다. 중앙당이 이런 청년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지역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 국정 과제 중 중요한 화두가 국가균형발전이다. 지역 발전을 위해 꼭 해결해야 할 숙원 사업은 무엇인가.
“1호 법안으로 대광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정부는 대광법을 근거로 수도권, 부산·울산권, 대구권, 전라권, 광주권에 1252개의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광역시가 없는 전북은 전혀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 호남 예산 확보 관련해서는 어떤 점에 신경 쓰고 있나.
“예결위원으로서 호남 예산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각 시군에서 꼭 필요한 사업을 건의하면 해당 지역의 동행의원과 매칭해 예산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과 김선주 진도부군수를 김제 동행의원이자 예결위 간사를 맡고 있는 구자근 의원과 연결하고, 김상욱 익산 동행의원이 익산 시청을 방문해 현안을 청취하는 등 실질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 21대 국회 첫 법사위 국정감사를 얼마 전 마쳤다. 숙제로 삼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우선 법사위가 정상화돼야 한다.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들을 심사하는 것이 법사위의 주요 역할인데, 지금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법사위는 민생법안을 다루기보다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 호남이 발전하지 못하는 원인을 윤석열 정부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우리 국민들이 진영 논리에 갇혀 상대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포용하려는 노력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또 비판을 넘어 증오와 분노로 이어지는 일이 너무 많다.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차이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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