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eSSD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로 수익성 극대화
“HBM 수요 가시성 확보”…“2025년 지속 성장 기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시장 흐름에 적극 발맞춘 덕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가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미래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는 평가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7조300억 원, 17조5731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반도체 슈퍼 호황기 시절의 3분기 영업이익 6조4724억 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매출도 직전 2분기 16조4233억 원과 비교해 1조 원 이상 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은 AI 학습에 필요한, 단순 반복연산에 강점을 가진 GPU(그래픽 처리장치)와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 급증에서 기인한다. 특히 HBM 제품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했다. 이번 3분기 D램 매출 중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달했다.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와의 비교에서도 우위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9조1000억 원, 매출 79조 원을 기록했다.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반도체 부문(DS부문) 영업이익이 약 4조 원대로 전 분기 6조4500억 원 대비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에도 HBM 제품군의 매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HBM3E 제품의 공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 24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 D램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HBM 매출 비중은 3분기에 30%로 확대됐다”며 “4분기에는 4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3분기 중 HBM3E 출하량은 HBM3를 넘어섰으며, 4분기부터는 HBM3E 12단 제품의 본격적인 출하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에는 12단 제품 비중이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측은 HBM 수급과 관련해 공급 과잉 우려보다는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내놨다. 최근 AI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HBM 장기 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수요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단 것이 주된 이유다.
나아가 내년에도 강한 수요가 이어질 것을 자신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25년 HBM 물량과 가격 협의가 대부분 완료돼 수요 예측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AI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과 AI 투자 확대 속에 내년 HBM 수요는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AI 반도체나 HBM 수요 둔화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HBM 신제품 개발에 따른 기술 난이도 증가와 인증 절차 등으로 품질 충족이 어려운 상황이므로 수요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 본다”며 “HBM에 대한 장기 계약 역시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AI 기술 발전에 따라 더욱 강력한 컴퓨팅 파워가 요구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수 밖에 없단 입장이다.
권원현 안양대 정보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국내 반도체 시장이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향후 몇 년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앞으로 AI 관련 메모리 반도체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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