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관광 활성화 효과 톡톡…1000여명 모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국내 여행은 사실 갈 데가 없어요. 특히 지방은 여행 콘텐츠 자체가 너무 부족해요.”
여행업계 관계자들이 입 모아 말하는 게 있다. ‘국내는 여행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도 대부분이 K-팝 콘서트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을 뿐, 우리나라 자체에 대한 매력도는 크지 않단 평이다.
지방 관광에 대한 무관심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80.3%가 서울을 찾았다. 방한 외국인 10명 중 8명이 서울을 찾는단 얘기다. 이에 비해 경상도나 충청도 등은 1~2%에 남짓할 만큼 편중 현상이 심한 상황이다.
국내 관광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많지만, 그 발걸음이 국내가 아닌 해외로 향하면서 국내 관광 산업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여행 수지가 64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지역 관광에 활력을 불어넣는 여행사가 있다. 바로 여기어때다. 지난 11~13일, 회사는 롯데리조트 부여와 협업한 여행 콘텐츠 ‘콘서트팩’을 선보였다. 여행과 숙박, 그리고 연예인 초청 콘서트를 결합한 독특한 형태의 여행 콘텐츠로, 여기어때만의 대표 브랜딩 상품이다.
이 상품이 반가운 건 서울이나 광역시가 아닌 국내 지방, 충청남도의 숙박업체와 연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충청남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비율은 1.1%에 불과할 만큼 침체된 상황이다. 그중 부여는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라는 훈장을 얻었음에도 코로나 이후 관광산업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직접 찾은 부여는 생각보다 더 적적했다. 관광객이 거의 없다시피한 관광지를 둘러보고 있자니 무너져가는 지방 여행지 인프라의 현실을 마주하는 듯 했다.
그럼에도 반전은 있었다. 여기어때 콘서트가 진행된 15일 저녁, 부여의 대표적인 관광지 사비궁 앞엔 콘서트팩으로 모여든 관광객 약 1000여 명의 사람이 운집한 것이다. 여기어때의 여행상품이 부여에겐 새로운 관광 콘텐츠가 된 셈이다.
인천에서 왔다는 여행객 A씨는 “부여에 마땅한 관광지가 없어서 걱정했는데 콘서트와 함께 즐길 수 있어 너무나 만족스러운 여행이 됐다”면서 “이번 기회에 부여의 매력도 알게 됐다. 기회가 되면 또 오고 싶다”고 했다. 이어 “부여에 온 김에 인근 여행지인 공주도 들렀다. 지방 여행에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앞으로 국내 여행도 많이 다녀야겠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숙박과의 연계는 특히 효과적이다. 관광객들이 부여에서 이틀 이상 시간을 보내며 다양한 연계 소비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내 숙박업체는 물론, 음식점, 카페, 관광명소까지 방문하며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지역 소상공인들도 그 효과를 체감했다. 숙소 인근 소상공인 B 씨는 “평소보다 젊은 사람들이 많다고 느꼈는데, 행사 덕분인 걸 알게 됐다”며 “하루 이틀 새 매출도 많이 늘었다”고 웃어 보였다.
결국 여행의 근본은 내국인의 국내 여행, 즉 인트라바운드에서 출발한다. 인트라바운드가 활성화되면 각 지역의 관광 인프라가 자연스럽게 강화되고, 이는 나아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작은 지방 여행 상품이 무너져가는 국내 여행 생태계를 회복할 첫 걸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여기어때 콘서트팩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소외된 지역의 숙박업체들과 연계한 다음 콘텐츠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처음 콘서트팩을 섭지코지에서 진행했을 때만해도 100명 소규모로 진행했는데 회차마다 늘려 지금은 800명 이상으로 늘었다”며 “앞으로도 콘서트팩을 통해 꾸준히 국내 각 여행지 소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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