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진열 방식 버리고 쇼룸 형태 갖춰
전자랜드는 타건샵·CJ올리브영 품었다
두 회사 모두 “색다른 공간 경험” 강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가전양판점이 ‘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이하 하이마트)는 젊은 층 수요를 잡기 위해 공간부터 간판까지 과감히 바꿨다. 전자랜드 역시 ‘숍인숍’ 형태로 CJ올리브영을 품는 등 고객몰이에 드라이브를 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양판업계가 기존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공간 혁신을 이어나가고 있다. 수 년째 이어진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하이마트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조6101억 원으로 2022년 대비 21.8%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익은 고강도 구조조정 노력을 통해 520억 원 손실에서 가까스로 82억 원 흑자 전환을 이뤘다. 마른 수건을 쥐어짠 셈으로,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매출이 5998억 원으로 2022년 7230억 원 보다 17.0% 감소했고, 연간 영업손실도 109억 원에서 229억 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고물가에 부동산 시장 침체, 이커머스 등 타 채널에 경쟁력을 뺏긴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에 두 회사는 젊은 층의 발길을 돌리고자 ‘파격 실험’을 단행하고 있다. 먼저 하이마트는 지난달 28일 체험형 복합문화공간 ‘던던 동대문’에 새 매장 ‘더나노스퀘어’를 열었다. 젊은 층의 1인 가구와 외국인 밀집 지역인 동대문 상권을 특징을 고려한 매장이다. 개개인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공간을 가전과 함께 ‘전시’ 형태로 선보인다.
약 320평 규모의 더나노스퀘어는 마치 ‘팝업 스토어’나 ‘쇼룸’을 연상케한다. 제품 자체보다는 가전이 어우러진 ‘공간 경험’에 집중했다. 유명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살림 △음악/영상 △뷰티 △게임 △홈쿡 등 5가지 이상 다른 주제의 쇼룸을 선보인다. 공간을 둘러보면서 가전 인테리어 방법을 체득할 수 있게 했다. 전시된 가전들은 주로 미니 식기세척기나 미니 건조기 등으로, 1인 가구 중심 상품 구색을 강화했다.
무엇보다 ‘하이마트’라는 이름까지 버린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창사 이래 첫 ‘파격’ 시도다. 하이마트 측은 “지금까지의 매장과 확실하게 차별화를 선언하겠다는 취지”라며 “상권, 타깃 고객 등 고려한 특화 MD를 강화해 다양한 스토어 포맷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전자랜드도 젊은 층 고객을 집중 공략한다. 전자랜드는 지난 2일 대전 달서구 파워센터 죽전점과 전북 군산 파워센터 수송점을 새로 단장해 오픈했다.
죽전점에는 숍인숍(매장 내 매장) 형태로 CJ올리브영을 품었다. 수송점에는 ‘뷰티 특화점’으로 괄사 마사지기, 가정용 제모기, 구강 세정기 등을 판매한다.
올리브영은 국내 약 1350개 점포를 운영 중인 ‘검증된’ 뷰티·헬스케어 숍이다. 올리브영 고객의 73% 이상이 2030세대인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초부터는 10대 전용 멤버십인 ‘올리브 Hi-TEEN 멤버스’를 론칭, 10대 고객 비중도 키워가는 추세다. 이번 올리브영 입점이 전자랜드와 젊은 층 수요를 높이는 시너지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죽전점과 수송점에는 키보드 마니아층을 위한 ‘세모키’도 새로 오픈한다. 세모키는 ‘세상의 모든 키보드’라는 뜻으로 전자랜드가 지난 6월 신규 론칭한 타건 체험 샵이다. 다크플래쉬, 레이저, 로지텍 등 다양한 브랜드의 키보드를 직접 두드려보며 타건감 및 타건음을 체험할 수 있다. 최근 젊은 층 중심으로 키보드 수요가 급증해 관련 소비자층을 끌어모으려는 전략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이번 죽전점, 수송점 새 단장의 목표는 젊은 소비자들이 편하고 부담 없이 매장에 들어와 최근 화젯거리인 상품들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자랜드는 기존 주력 판매하는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트렌디한 매장을 많이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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