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은 우리금융 임종룡號, 동양생명 인수 문제없나 [미리보는 국감]
스크롤 이동 상태바
신뢰 잃은 우리금융 임종룡號, 동양생명 인수 문제없나 [미리보는 국감]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4.10.04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무위, 10일 금융당국 국감에 임종룡등 4인 채택
신문 요지엔 손태승 前회장 친인척 부정대출 명시
우리銀, 금융사고 반복…부실 내부통제 문제 부각
신뢰 잃은 금융사 사업 확대 적격성 문제 거론되나
지난해 국감땐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우려 나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br>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9월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추진하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프로젝트 핵심인 동양생명·ABL생명 통합 인수가 국정감사라는 암초를 만났다. 오는 10일 예정된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임종룡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가운데 이날 국감에서 이뤄질 신문 내용이 금융당국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4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무위는 10일 열리는 금감원 등 국감에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을 포함해 4명의 증인·참고인 명단을 채택했다. 현재까지 올해 정무위 국감 증인 명단에 국내 금융지주회장 중 유일하게 임 회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이날 국감장에서 집중 질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정무위가 임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 까닭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정대출이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손 전 회장의 친인척(처남댁 및 처조카 등) 관련인이 회사의 전·현 대표 또는 대주주로 있거나 원리금 대납 등 자금거래가 있는 업체에 대한 우리은행의 대출규모는 616억원(20개 업체, 42건) 규모로 집계됐다.

특히 우리은행이 해당 내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지난 1월 정황을 인지하고도 4개월여가 지난 5월께야 금융당국에 관련 내용을 전달한 것을 두고 늑장 보고 논란도 불거졌다. 우리은행은 당시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것은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 제67조 ‘심사 소홀 등으로 인해 취급여신이 부실화된 경우는 이를 금융사고로 보지 아니한다’라는 규정에 근거, 심사 소홀 외 뚜렷한 불법행위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당국의 심기만 불편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8월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우리은행 늑장 보고 논란과 관련해 “법상 보고해야 되는 것들이 제때 보고가 안 된 것들은 명확하기 때문에 그것들에 대해서 누군가는 지금 책임져야 되지 않을까(생각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회 정무위 증인 채택 요지를 보면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정대출과 관련된 전반적인 의혹들이 심도 깊게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에 늑장 보고 논란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정대출 외에도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 잇따른 횡령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관련 신문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이같은 내부통제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동양생명·ABL생명 통합 인수와 관련해 적격성 의문이 금융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국감에서도 부정대출 및 금융사고 등이 우리은행을 넘어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기능 상실로 확대 해석된다면 최종 인가권을 쥐고 있는 금융당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열린 정무위 국감에서는 DGB금융지주의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해 내부통제 부실 등 신뢰 저하가 전환 인가시 문제 사유가 되는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우리금융 사례와 다르지만 신뢰를 잃은 금융사의 사업 확대(포트폴리오 강화)에 정무위 위원들이 우려를 표했다는 점에서 이번 국감에서도 일부 위원들이 유사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도 손 전 회장 관련 부정대출이 우리금융 보험업 진출 최대 난관으로 꼽고 있다. 해당 건과 관련해 우리은행 본점이 압수수색을 받는 등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보험사 인수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국감에서는 임 회장의 거취 표명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앞서 임 회장은 지난 8월28일 동양생명·ABL생명 인수계약 체결 직후 “저와 은행장을 포함 임직원은 조사와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보험사 인수 불발 우려와 관련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임종룡 회장이 국감 불출석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시각도 존재한다. 불출석 사유서 제출시 자칫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으로 오인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임 회장은 국감을 의식한듯 다른 국내 금융지주회장들이 일찌감치 확정한 IMF·WB 연차총회 참석 여부를 결론내리지 못하고 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금융지주·정무위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