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사 노조, 같은 날 공동파업 예고
심각한 영향 없어도 장기화 시 ‘악재’
사측 “노조와 대화 노력 계속하겠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여름 휴가를 마친 조선업계가 하투(夏鬪)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은 지난 13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부분파업을 결의했다.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3시간 파업에 나선단 내용이다.
업계는 같은 날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도 4시간 안팎 부분파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조선업종노조연대(이하 조선노연)는 오는 28일 조선노연 사업장 1차 총파업 안을 결의했다. 조선노연은 3사를 포함해 HSG성동조선, 케이조선 등 8개 조선소 노조로 꾸려져있다. 현재 소수지회로 쟁의권 확보가 어려운 HJ중공업 노조를 제외하고 7개 노조가 조합원 대상 찬반 투표를 통해 합법적 쟁의권을 획득한 상황이다.
한화오션 노조(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지난달 15일 7시간 파업에 이미 나서기도 했다.
파업 시행 전 본협상이 큰 폭 진전되거나 마무리될 경우 공동파업은 이행되지 않을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단 게 업계 중론이다.
이미 HD현대중공업은 14차례 이상 본교섭을 진행하고 있고,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부터 교섭을 진행 중이다. 한화오션 역시 지난 5월 상견례 이후 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최근 업계가 실적, 수주, 신조선가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기본급 기존 대비 15만980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HD현대중공업은 3년만, 삼성중공업은 9년만에 흑자전환했다. 지난 2분기 실적 역시 HD현대중공업은 전년 동기 대비 185.8% 상승한 1938억 원, 삼성중공업은 121.9% 상승한 1307억 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최근 조선업 전반이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는 만큼, 충원 인력의 정직원 충원 등도 요구하는 모습이다. 공동요구안은 △사업장 내 이주노동자 인력운용 시 노조 합의 △정규직 정년 퇴직 인원수 이상 정규직 채용 실시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조선노연 관계자는 “자동차 업종의 경우 연초에 생산계획와 함께 인력이 얼마나 필요하고, 인력을 얼마나 수급하겠단 계획이 나온다. 그런데 조선은 그런 게 없다. 정규직은 얼마나 채용할지, 이주노동자는 어느 정도 필요한지 등 소통이 없다”라며 “노사가 같이 논의하는 게 필요하단 얘기”라고 강조했다.
각사는 수주 호조가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당장 임금 인상에 나서긴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업계는 28일 당일 예정된 부분파업의 피해가 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등은 라인 공정이라 앞라인이 중단되면 뒷라인도 공정이 지연된다. 조선업은 약간 다르다. 파트별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하루 파업으로 공정 지연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임단협이 장기화하고 파업이 다발할 경우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선업계가 수주 대비 인력 부족으로 홍역을 앓는 상황을 무시하기 어렵단 분석이다. 일례로 한화오션은 지난 6월 7일, 6월 18일 선박 납기지연을 공시한 바 있다. 인력부족 등의 영향이 컸을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오랜만에 다시 찾아온 조선 업황 회복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생산성 향상에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파업을 결정해 안타깝다”며 “성실히 교섭에 임해 노조와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는 데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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