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보다 위험 적고 수익 높아
삼성·롯데·SK·유한양행·한미·종근당 등
5년 뒤 시장규모 1000조 넘긴단 전망
“제약사 R&D 재원 확보 목적도 있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CDMO(의약품위탁개발생산) 사업이 정통제약사와 기업들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삼성, SK에 이어 롯데그룹도 CDMO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제약사들에겐 기존 의약품 생산 DNA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R&D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단 강점이 작용하는 모습이다.
10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매출은 4800억3000만 달러(약 665조 원)에 이른다.
추후 연평균 9.0% 성장률을 보이며 2029년에는 8063억 달러(약 1117조 원)에 이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일부 대기업이 CDMO를 신사업으로 낙점한 이유다.
2년 전 롯데그룹에서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인천 송도에 내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제1공장을 건립 중이다. 2030년까지 약 4조6000억 원을 투자, 전체 36만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공장 3개를 조성한단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 2011년 일찌감치 CDMO의 가능성을 알아봤다. 대기업 중에선 첫 시도인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올 2분기 매출 2조 원을 돌파, 글로벌 CDMO 4위에 올랐다. 현재진행형인 제5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총 78.4만ℓ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는 만큼 그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SK그룹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2025년까지 3257억 원을 투입, 인천 송도에 본사와 연구소를 이전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기존 제약사들에게도 CDMO는 좋은 먹거리다. 정통제약사로 꼽히는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각각 경기도 화성과 평택에 CDMO 생산 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유한양행은 자회사인 유한화학과 손잡고 CDMO 사업 포트폴리오를 키우고 있다. 연내 70만ℓ 생산 능력을 목표로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본격적인 생산은 내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1만2500ℓ 규모의 배양기를 갖추고 있다. 미생물 배양 공정을 전문화해 단기간에 대규모 생산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종근당 역시 자회사 경보제약과 함께 항체·약물접합체(ADC) CDMO 사업에 발을 담갔다. 경보제약은 지난해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프로티움사이언스, 파로스젠 등과 ADC 관련 개발 및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GC녹십자의 경우 계열사 GC셀과 협력해 세포 치료제 CDMO 사업을 전개한다. GC셀은 자가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주’를 생산한 바 있다.
대웅제약은 자회사 대웅바이오를 통해 위탁생산(CMO) 사업을 펼친다. 대웅바이오는 지난해 3월 바이오공장 첫 삽을 떴고, 이달 중 준공할 예정이다. 2027년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GMP), 202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CMO 사업을 시장에 먼저 안착시킨 후 점차 CDMO까지 영역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에겐 신약 개발 재원을 마련하는 게 늘 숙제인데 최근 CDMO를 그 방안으로 채택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특히 제너릭(복제약)도 요즘엔 너무 많고 정부 규제도 많아 제약산업이 고성장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제약사들 사이에선 바이오 CDMO가 신약 개발보다 훨씬 비용이 덜한데 생산성이나 수익성은 높다는 인식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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