旣연임 은행장 이재근뿐…나머지는 연임 여부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의 은행장 임기가 올해말 만료되는 가운데 연임 도전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5곳(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iM뱅크)을 비롯해 특수은행 2곳(NH농협은행, Sh수협은행), 지방은행 2곳(광주은행, 전북은행) 등 은행장 9명의 임기가 연내 종료된다. 이 가운데 iM뱅크 황병우 은행장의 경우 지난 2월 DGB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돼 은행장과 지주회장을 겸임하고 있어 사실상 연임 가능성이 희박하다. 반면 나머지 은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열려있지만 실적 성적표와 내부통제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다양해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먼저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이미 1년 연임을 한 상황으로 3년(2+1)간 국민은행을 이끌었다. 이 행장은 지난 2년의 임기를 윤종규 전 회장 체제하에서, 남은 임기 1년은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보낸 셈이다. 금융지주 회장이 바뀌는 변화속에서도 연임에 성공하며 양 회장의 신임을 확인한바 있다.
4대 은행장 가운데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각각 지난해 3월과 7월에 취임해 임기가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정상혁 은행장의 경우 故한용구 전임행장이 건강상 이유로 갑자기 물러나면서 바통을 넘겨 받아 임기 역시 그대로 이어받았다. 조병규 은행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후 가동된 ‘우리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통해 선임된 최초의 사례다.
두 은행장 모두 임기가 타 은행장보다 짧은 상황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경주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잇따른 금융사고 및 실적 부진 속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성과에 따른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신상필벌(信賞必罰) 기조가 엿보이는 올 하반기 정기인사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조병규 행장이 연임을 염두에 두고 강력한 인사 드라이브를 건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다만 잇따른 금융사고로 준법감시인마저 물러난 상황에서 조 행장 역시 연임 도전 의사를 선뜻 밝히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경우는 본인의 연임 의사 여부 외에 금융지주와 중앙회 인사 기조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농협계열 인사에서 사실상 중앙회 입김을 무시하기 어려운 형국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강호동 중앙회장이 중대사고가 발생한 계열사의 임원은 연임을 제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농협은행장 연임 여부는 금융권 안팎에서도 주요 관심사로 거론된다.
또다른 특수은행인 Sh수협은행의 강신숙 행장 연임 도전 여부도 주요 관전 대상이다. 국내 은행장중 가장 빠른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강 행장의 연임 도전 또는 포기 등 어떤 결정을 내려도 금융당국과 금융권 반응을 가장 빨리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강 행장은 실적에서도 수익성은 성과를 냈지만 금융지주 설립을 위한 M&A에서는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고졸 출신으로 영업점을 휘어잡은 여걸(女傑) 강신숙 행장의 뚝심을 고려하면 M&A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고병일 광주은행장, 백종일 전북은행장은 전임 행장들이 계속 연임을 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올해 첫 연임 도전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당국이 은행장 선임 절차 등을 담은 지배구조 모범관행과 관련해 보완을 요구한 상황이라 임기 만료를 앞둔 은행장 모두에게 공통된 변수로 떠오른다. 해당 모범관행에 따르면 임기만료 3개월전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해야하기 때문에 이르면 8월중에는 은행장들의 연임 도전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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