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최근 보험사들의 배타적사용권 획득이 활발해지고 있다. '배타적사용권'은 보험사들의 새로운 상품개발을 장려하고 업계 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 이에 보험사들도 독창성과 진보성을 갖춘 상품출시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유효기간 이후 유사상품 모방사례가 관행처럼 여겨지면서 기한이 짧은 배타적사용권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생명보험사는 한곳도 없었으나 최근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라이나생명 등 3곳이 이를 따냈다. 각 보험사만의 독보적인 상품개발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본셈이다. 손보사중에선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DB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배타적사용권은 독창적 상품을 개발한 회사의 선발이익 보호를 위해 일정기간 독점판매권한을 인정하는 제도로 다른 보험사는 이 기간 유사한 상품을 출시할 수 없다. 각 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배타적사용권 자격여부를 결정한다.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보험사는 해당상품에 대한 시장선점을 보장받을 수 있다. 또한 상품 홍보 효과와 함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보험사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반기까지는 손보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올해 첫 배타적사용권은 한화손보가 획득했다. 지난 1월 출시한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2.0’의 유방암(수용체 타입) 진단비 특약과 출산장려 가임력 보존 서비스가 배타적사용권 3개월을 부여받았다. 차병원과 협업해 기획한 유방암 특약은 여성의 대표적 다빈도 암인 유방암의 종류를 4가지 타입으로 구분한 상품으로 유방암 진단 확정시 세부 보장별로 보험금을 최대 4회까지 지급한다.

또한 롯데손보가 주택 임차보증금반환 민사소송 및 강제집행 변호사선임비용 보장보험을 통해 배타적사용권 3개월을 획득했다. 전세사기 대응 보험으로 주택 임차인에게 보증금 반환 청구 관련 변호사 선임비용과 함께 강제집행 관련 변호사 선임비용까지 지원한다.

이외에 DB손보가 4월 출시한 ‘운전자 비용담보 비탑승중 보장’에 대해 6개월간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으며 하나손보도 해외여행자보험의 ‘해외여행중 여권 도난·분실 추가체류비용(3일한도) 특약’으로 배타적사용권 3개월을 얻었다.

최근 캐롯손보도 ‘할인이 쌓이는 굿드라이브 특약’에 대한 배타적사용권 6개월을 부여받았다. 특히 자동차보험 종목에선 4년4개월여만에 처음으로 나온 배타적사용권이라 더욱 관심을 끌었다. 기존 안전운전 특약과는 다르게 실제 보험기간 고객들에게 안전운전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운전 습관을 스스로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고객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업계 최초로는 최근 삼성생명이 ‘행복플러스 연금보험’ 관련 3개월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공시이율형 연금보험 상품에 확정금리적립액 보증옵션을 설계한 것에 대해 독창성과 유용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보험료 납입이 완료된 이후 시니어 맞춤형 담보를 추가로 보장할 수 있게 한 ‘삼성 플러스원 건강보험’도 6개월 배타적사용권을 얻었다.

이밖에 미래에셋생명이 ‘급여 비유전성유전자검사보장특약’, ‘급여 특정항암부작용치료약제보장특약’ 2종에 대해 3개월과 6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각각 획득했으며 라이나생명도 ‘다이나믹건강OK보험’을 통해 9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얻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독점판매 기간이 완료되면 유사상품이 쏟아져 배타적사용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보험업계에선 상품·서비스 베끼기 관행에 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삼성화재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해외여행자보험 UI·UX(사용자 환경·사용자 경험)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보험업계 내부에서는 업계 자정 노력과 함께 투입비용 대비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합리적 수준의 기한 연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타적사용권 획득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고 보험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유사상품 모방 사례가 지속되면 보험사의 혁신과 도전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