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영부인 중 사과한 사례가 있을까? [옛날신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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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영부인 중 사과한 사례가 있을까? [옛날신문보기]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4.07.08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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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부인들 나란히 사과한 사례, 20대 대선이 처음 
역대 대선후보 부인 논란 중 대표적인 노무현 부인 사례 
盧, “아내를 버리란 말이냐” 명연설로 기지 발휘로 돌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대선 후보의 배우자는 법적 지위는 없지만 상징적 지위가 커 국민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후보자의 신뢰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보기 드물게 여야 대선후보 배우자들이 모두 사과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 씨는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고개 숙여 공식 사과를 표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도 경력 부풀리기 의혹 관련해 사과하며 연신 고개를 숙였습니다. 

역대 대선 기간 중 여야 대선후보 배우자들이 나란히 유권자들을 향해 읍소하며 사과를 전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매우 생경한 광경이었다는 평가입니다. 

 

역대 대선 후보 배우자 리스크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패하면서, 미래연대는 분열 수순을 밟는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패하면서, 참여정부가 출범하게 된다.ⓒ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역대 대선후보 중에서도 배우자 리크스가 있던 경우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 배우자 논란이 있었습니다. 경선 당시 경쟁자 쪽에서 노무현 후보의 장인이 한국전쟁 당시 좌익 활동을 했다고 비판한 것을 계기로 아내 권양숙 여사에게까지 연좌제 논란이 불어 닥친 경우입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인제) 후보측의 김윤수 공보특보는 노(무현) 후보 장인의 좌익활동을 다룬 일요신문 기사의 복사본을 배포, 노 후보 처가의 사상문제를 제기했다. 이 기사는 ‘노 고문의 장인 권 아무개씨가 한국전쟁 당시 좌익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돼 형을 살다 지난 71년 지방의 한 교도소에서 옥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런 사실은 지난 97년 노 고문 등 전현직 의원 11명이 공동집필한 ‘의원님들 요즘 장사 잘돼요’란 책에도 부분적으로 언급돼 있고 노 고문측도 인정했다"는 내용이다.”
-2002년 4월 <연합뉴스> 기사 중 


노 후보는 통추(국민통합추진회의) 시절 멤버들과 화로동선이라는 한우 고깃집을 운영한 바 있습니다. 그때 공동으로 수필집을 냈는데 해당 책에서도 장인에 대해 나와 있다고 하니 이참에 한번 들춰보겠습니다.  
 

“(집안에서 결혼을 반대한 이유로) 또 하나의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다. 아내의 아버지가 예전에 좌익 운동을 하다 형을 선고받고 복역중 돌아가셨다는 사실이었다. 연좌제에 걸리면 고시합격을 하더라도 판검사 임용이 안 되어 내 앞길을 망친다는 게 형님과 어머니의 걱정이었다.”
-노무현, 공동수필집 <의님님 요즘 장사는 잘돼요?> 중

 

참여정부 시대를 연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연합뉴스
참여정부 시대를 연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연합뉴스

어쨌거나 장인의 빨치산 전력의 문제가 불거지자 노무현 당시 후보는 기지를 발휘합니다. 2002년 새천년민주당 인천 경선 당시 연설 당시 남긴 “대통령이 되기 위해 내가 사랑하는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 라는 그 유명한 어록입니다. 
 

“음모론, 색깔론, 그리고 근거 없는 모략, 이제 중단해 주십시오.(중략) 제 장인은 좌익활동을 하다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해방되는 해에 실명을 하셔서 앞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무슨 일을 얼마나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결혼하기 훨씬 전에 돌아가셨는데, 저는 이 사실을 알고 제 아내와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잘 키우고, 지금까지 서로 사랑하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뭐가 잘못됐습니까? 이런 아내를 제가 버려야 합니까? 그렇게 하면 대통령 자격이 있고, 이 아내를 그대로 사랑하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까? 여러분,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께서 심판해 주십시오. 여러분이, 여러분이 그런 아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신다면 저 대통령 후보 그만 두겠습니다. 여러분이 하라고 하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 노무현, 2002년 새천년민주당 인천 경선 연설 중 

 

대통령 부인 사과한 사례는?


윤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도 배우자 논란이 이어졌고, 이번엔 최재영 목사라는 인물의 기획 아래 명품백 수수 의혹이 터졌습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인 김혜경 씨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관련해 남편과 동시에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상태입니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2018년 인도 타지마할을 단독 방문한 것이 논란이 되면서 외유성 출장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가장 떠들썩한 것은 야당의 공세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입니다. 야당에서는 특검을 줄기차게 촉구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까지 불똥이 튀며 내부 분란으로까지 파생되고 있습니다. 

지난 총선 기간 여사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개인 문자로 사과할 의향을 밝혔는데도 읽씹(읽고도 답 안함)으로 무시당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제2의 연판장 사태까지 불거지고 있는 중입니다. 

대선에 이어 여전히 여야 모두 배우자 리스크가 있는 상황으로 궁금해지는 것은 역대 영부인 중 사과한 사례가 있었느냐는 점인데 그런 경우는 없었습니다. 

만약에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보낸 문자대로 적절한 기회를 봐 사과하게 된다면 그 자체가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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