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범LG가 딜 및 상장 업무 기대감↑…지난해 LS그룹 ECM 참여
2019년 자기자본 1조 목표 설정…2024년 1분기 자기자본 약 8700억
김 대표, 올해 부동산 PF 충당금 우려 속 실적 안정성과 지속성 강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LS증권이 공식 출범했다. LS그룹에 편입돼 간판을 바꿔 단 LS증권(前 이베스트투자증권)을 김원규 전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가 그대로 이끌게 됐다. LS그룹의 일원으로 새출발하게 돼 기쁠 법도 하나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임기 만료를 약 1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취임 시기부터 밝혀온 자기자본 1조 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지난 1일 LS증권은 사명을 변경한 데 이어 5일 서울 드래곤시티 컨벤션타워 3층 그랜드볼룸에서 이를 기념한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원규 LS증권 대표는 “비전 행사를 통해 전 임직원들이 LS그룹의 일원으로서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LS증권은 사실상 25년 업력의 절반 이상인 16년을 LS네트웍스와 함께 걸어왔다. 앞서 LS네트웍스는 2008년 G&A PEF(사모펀드) 지분 30.1%(1010억 원)의 지분을 확보했다. 2015년에 들어서는 최초 출자자(LP)로 참여했던 KB국민은행, 신한은행컨소시엄 등이 풋옵션을 행사함에 따라 LS네트웍스의 G&A PEF 지분율은 98.81%가 됐다. G&A PEF는 LS증권의 지분 약 60%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LS네트웍스가 LS증권의 실소유주가 된 건 사실상 이때부터다.
올해 1월 금융위원회가 대주주 변경을 승인하면서 LS네트웍스가 인수하게 된 LS증권 주식 수는 3383만364주(지분 60.98%)로, 양수금은 1299억 원이다. 이는 LS네트웍스가 LP로 참여 중인 G&A PEF의 청산에 따른 잔여재산 분배로, 사원별 출자내역에 따른 현물분배다. 별도의 거래대금이 오가지는 않았다.
LS증권이 LS그룹에 편입된 가운데 관심사는 단연코 김 대표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느냐다. 앞서 김 대표가 취임 시기부터 지금껏 강조하고 있는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2019년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수장이 된 김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자기자본 1조 원 달성’이라는 명확한 목표지향점을 설정했다. 동시에 임직원들에게 매년 회사 이익이 50%씩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 전략 마인드를 갖춰 달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이후 매년 신년사를 통해 이 같은 의지를 다시금 되새겼다. 그 결과 김 대표 체제 하의 LS증권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쾌거를 거뒀지만, 이후 상황은 마냥 녹록지 않았다.
2021년만 하더라도 LS증권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254억 원, 1606억 원이었지만, 2022년부터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747억 원)과 순이익(573억 원)은 2021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수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 한다. 더욱이 올해는 부실 우려 등급으로 분류된 사업장에 대해 대출액의 75%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하는 상황이라 실적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자연스레 자기자본 1조 원 달성이라는 목표도 여의치 않게 됐다. 김 대표 취임 전인 2018년 LS증권의 자기자본은 4042억 원이었다. 이후 2019년 5149억 원으로 늘더니 2023년에는 9354억 원을 달성하며, 1조 원을 목전에 뒀다. 그러다 올 1분기, 자기자본이 8708억 원까지 밀려났다. 이는 2023년 대비 6.9% 준 액수다.
LS증권은 올해 1분기 101억 원의 대손준비금(전입 예정액 제외)을 적립했지만, 비용으로 처리돼 이익을 깎아먹는 충당금과 달리 자본으로 인식되는 덕분에 이익잉여금은 오히려 지난해 말 대비 3억8881만 원 늘었다. 그러나 기타불입자본(자본잉여금)이 649억 원 가량 줄어든 탓에 결과적으로 자본은 감소했다.
다만, LS네트웍스 계열사로 편입돼 LS그룹, 나아가 범LG가에 속하게 됐다는 점은 LS증권 입장에서 희망적이다.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에서의 업무를 맡는 데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LS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그룹 주요 지주사 중 한 곳인 E1은 LS증권의 모회사 LS네트웍스의 지분 81.8%를 보유하고 있고, LS네트웍스는 LS증권의 지분 60.98%를 쥐고 있다. E1과 LS네트웍스는 LS그룹의 핵심 지주사인 LS와 직접적인 지분관계로 이어져 있지 않다.
E1은 구자은 LS그룹 회장과의 특수관계로 인해 LS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돼 있다. E1과 LS네트웍스가 LS와 직접적인 지분관계가 없음에도 LS증권에 LS그룹의 후광이 비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맴도는 건 이 때문이다. 범LG가의 유일한 증권사라는 점에서 관련 계열사의 딜에 참여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무엇보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은 LS증권에 몸담은 적이 있는 만큼 LS증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LS증권은 대주주가 LS네트웍스로 변경되기 전부터 LS그룹의 상장 및 딜을 주관해 왔다. 2023년 12월 LS머트리얼즈 상장 주관사단에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부채자본시장(DCM)에서도 E1, LS 등의 회사채 인수회사로 참여한 바 있다. 이해상충 문제로 인해 LS그룹 계열사의 IPO 등을 주관할 수는 없지만, 인수단으로는 참여가 가능하다. 이렇듯 계열사로 편입되기 전부터 ECM·DCM 시장에서 LS그룹의 인수사로 참여해 왔던 터라 향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맴돌고 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LS증권. 결국 김 대표는 본인이 약속한 자기자본 1조 원이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실적 상승을 이끌어내야 한다. 김 대표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안정성’과 ‘지속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보천리 마보십리(牛步千里 馬步十里)라는 말처럼 한 번에 뛰어넘으려 하지 말고 차곡차곡 쌓는 실적이 필요하다”면서 “안정성과 지속성을 겸비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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