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특수 없었다…월 12만 대 넘기도 버거워
전기차 시장 침체에 대표 볼륨 모델마저 노후화 뚜렷
믿을 건 보급형 친환경 신차 효과…하반기만 노린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완성차 내수시장이 가정의 달 5월에도 경기 침체와 전기차 시장 위축 등에 시달리며 판매 부진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 두자릿수 판매 감소율을 기록하면서 침체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는 나들이철과 가정의 달 등 특수가 껴 있어도 월 12만 대 문턱을 넘보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 5월 내수 합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0.6% 감소한 11만6552대로 집계됐다. 실적 곤두박질 후 기저효과로 반등에 성공한 르노코리아를 제외하면 모든 브랜드가 실적 감소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마저 낙폭이 늘면서 완성차 내수시장은 3월 12만 대 판매 이후 지속해 하향 압박을 받게 됐다.
이중 현대차는 전기차 캐즘에 따른 수요 둔화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현대차는 지난 5월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9.4% 줄어든 6만2200대의 신차를 판매했다. 눈여겨볼 점은 전기차 판매 낙폭이다. 전기차 판매량은 54.8% 급락한 3209대에 그치면서, 전체 실적 부진을 이끌었다.
현대차는 그랜저와 팰리세이드 등의 대표 볼륨 모델들이 노후화를 겪고 있단 점에서도 위기다. 그랜저는 지난 2022년 말 7세대 모델 출시 후 1년 반 가까운 시간이 지나면서 판매량이 주춤해진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단적으로 올 들어선 단 한번도 월 1만 대 판매를 넘지 못하고 있다. 월 3000~4000대씩 팔렸던 팰리세이드도 지난달엔 단 1335대만이 팔렸다.
기아도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8.3% 감소한 4만6110대를 기록했다. 승용 세단 판매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실제로 5월 승용 부문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2.0% 감소한 1만918대로 확인된다. 대수로만 5000대 가량 줄었다. 모닝과 K8 등의 모델이 실적 반토막난 영향이 컸다.
내수 판매 부진 여파는 KG 모빌리티와 GM 한국사업장 등의 브랜드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KGM은 지난달 16.8% 줄어든 4001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토레스 EVX가 순증효과를 내곤 있지만, 기존 대표 모델인 토레스와 렉스턴 스포츠 등의 판매 낙폭이 커져 힘을 받지 못하는 양상이다.
GM 한국사업장도 50.8% 감소한 2340대의 초라한 성적을 냈다. 수출 호조와 달리 내수 시장에서만큼 실력 발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이 크게 떨어지는 추세인데다, 수입 OEM 모델들마저 예전만 못한 인기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국산 완성차 업체들 중에선 르노코리아만이 내수 실적 반등을 이뤘다. 하지만 이마저도 고무적으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워낙 부진의 골이 깊었던 상황에서 전년 동월 대비 6.9% 오른 1901대를 판매한 게 전부라서다. 지난달 760대가 팔린 QM6와 945대 판매고를 올린 아르카나(구 XM3) 등 대표주자들의 존재감 회복이 시급하단 평가다.
업계는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 이렇다할 신차 소식이 없던 상황에서 보급형 전기차 EV3의 계약 개시와 토레스 EVX 밴 등 친환경 모델 다양화가 내수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코리아가 선보일 중형 하이브리드 SUV 모델도 부산모빌리티쇼 공개를 앞두고 계속해 기대감을 높인다. 여름 휴가철 비수기가 관건이긴 하지만, 보급형 친환경 모델 증가 및 이를 통한 신차효과로 극복할 수 있단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전기차 라인업 확대, 신규 하이브리드 모델 보강 등을 통해 친환경차 판매를 제고해나가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EV와 HEV를 아우르는 판매 확대를 통해 친환경차 중심의 믹스 개선을 동반한 양적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