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경환 기자]

미국의 인공지능 의료기기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선점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AI에 가장 적합한 의료 비즈니스로 알려진 ‘뇌졸중’ 진단 분야가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뇌졸중 AI 3사 △제이엘케이 △Viz AI △Raipd AI가 그 선두 기업으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현재 미국의 뇌졸중 인공지능 시장은 CT 영상을 통한 진단 분야에 특화된 Viz AI와 Raipd AI가 시장을 양분하는 상황으로, 여기에 한국 기업 제이엘케이가 CT, MRI 호환성을 무기로 진입을 노리고 있다. 미국 AI 의료기기 시장은 전 세계의 40% 비중에 이른다. 

Viz AI는 현재 뇌졸중 AI 시장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 중인 회사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미국 전역에 있는 800개 병원에 CT 기반의 뇌출혈, 대혈관폐색 솔루션 등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에서 Viz AI 솔루션은 1case 진료당 1040달러(약 140만 원)의 보험 수가가 적용, 2022년 매출 1116억 원을 달성했다. 지금은 최소 1500개 이상의 병원과 제휴하는 등 사업 규모를 대폭 확장, 기업가치를 수조 원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과 함께 실리콘밸리에 있는 Viz AI를 찾아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인 크리스 만시를 만나기도 했다.

Rapid AI 역시 Viz AI와 유사한 CT 기반 뇌졸중 AI 솔루션을 공급한다. 이 회사는 뇌내출혈(ICH)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분석하는 등 다양한 유형의 뇌 스캔을 AI로 분석해 의료진에게 데이터를 전달하는 비즈니스로 2023년 약 60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현재 기업가치가 수조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이엘케이는 CT, CTA, MRI, MRA의 모든 영상 모덜리티와 완벽하게 호환하며 커버할 수 있는 세계 최다 11개의 뇌졸중 AI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 뇌졸중 전문기업이다. 현재 미국 뇌졸중 AI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로 2028년까지 약 5000억 원의 매출을 글로벌 시장에서 달성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세웠다. 최근 미국 시장 진입에 필수적인 모바일 의료전용 통합 애플리케이션 ‘스냅피(Snappy)’를 출시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청 등을 추진하고 있다. 스냅피에는 제이엘케이의 뇌졸중 진단 AI 솔루션 11종이 모두 탑재됐으며, 환자의 뇌졸중 관련 임상·영상 정보는 물론 AI가 해석한 정량적인 지표까지도 실시간으로 공유함으로써 의사 간 협업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통합 플랫폼이다.

업계에선 제이엘케이를 위시한 국내 의료 AI 기업이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막대한 매출과 이익 창출 등 회사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미국 의료 체계 특성상 AI 솔루션 사용 빈도가 높고, 국내에 비해 수익성 또한 높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의료 시장은 국민건강보험을 베이스로 하는 한국의 의료 체계와 달리 사보험 체계로 운영되고 있어 보험 수가 자체가 다르다”면서 “미국에서 인공지능 솔루션의 1회 사용 비용은 1040달러(약 140만 원) 이상으로 국내에 비해 100배 가량 비싸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의 주력 상품인 CT 외에도 MRI까지 완벽히 커버할 수 있고, 경쟁사에겐 없는 뇌졸중 전주기 풀 솔루션을 보유한 제이엘케이와 같은 기업들의 장점이 부각된다면, 시장 안착을 넘어 점유율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골든타임을 조금만 놓쳐도 평생 장애를 갖고 살게 되는 뇌졸중이기에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이 분야의 AI가 각광받고 있다”며 “지난해 JBS-01K(JLK-DWI)로 국내 첫 비급여 수가 진입에 성공한 제이엘케이가 올해 국내의 수십 배 규모인 미국 건강보험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