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보-박동훈 리더십 호평 속 중형 세단 2위 자리매김
‘승리 DNA’ 확보 계기…짧은 역사 속 큰 임팩트 남겨
하반기 오로라1 투입…SM6 성공 경험 재현 나선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르노코리아가 올해 극심한 부진 속에서도 하반기 선보일 오로라1 신차를 통해 극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결코 헛된 희망은 아니다. 세단 시장에 한 획을 그었던 'SM6' 신차 투입을 통해 회사를 일으킨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옛날신문보기〉에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려는 SM6의 활약을 복기하며, 르노코리아의 '승리 DNA'를 일깨워보고자 한다.
재도약 신호탄 ‘SM6’…걸출한 리더십 아래 ‘역작’ 부각
르노코리아(당시 르노삼성자동차)는 'SM6'의 공식 출시를 앞뒀던 2016년 1월 충남 태안 한서대학교 비행교육원에서 미디어 대상 사전공개 행사를 갖고, 해당 신차가 르노 브랜드 및 중형 세단 시장의 부흥을 이끌 모델임을 자부했다.
르노코리아는 불과 5~6년 전만 해도 준중형 세단 'SM3'와 중형 세단 'SM5'를 앞세워 내수시장에서 처음으로 연 15만 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누린 바 있다. 이같은 영예를 되찾을 핵심 모델로 신차 SM6를 낙점했고, '역작'이란 표현을 스스럼없이 붙일 정도로 큰 기대를 걸었다.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은 고급 중형 세단 SM6을 ‘절치부심(切齒腐心)’과 ‘권토중래(捲土重來)’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하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중략) 야심찬 판매 목표치도 밝혔다. 박 부사장은 “많이 팔수록 좋겠지만, 사업 계획서 상의 목표인 5만대는 넘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SM7과 SM5를 합친 실적을 뛰어넘는 목표다. 작년 SM7과 SM5는 각각 8485대, 2만3866대가 팔렸다.
르노삼성은 SM6를 앞세워 내수 시장 3위의 재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박 부사장은 “기대한 만큼 르노삼성이 시작하겠다”며 “어려웠던 시기를 전 직원들이 이시간을 기대하며 기다렸고, 옛날의 영예를 되찾을 수 있는 역작을 공개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경쟁 차종을 묻는 질문에 박 부사장은 “SM5는 그동안 소나타, K5와 비교를 해왔는데, SM6는 다른 포지션이 돼야한다”며 “단순하게 중형차 시장의 경쟁상대를 국내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수입차까지 포함해서 보면 (폭스바겐) 파사트 등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1월 13일자 〈이데일리〉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 "SM6 판매 목표 5만대 이상"
르노코리아가 내수시장 3위 달성을 자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당시 걸출한 리더십도 한 몫했다. 프랑수아 프로보 당시 사장은 2011년 9월 부임 후 2016년 4월까지 5년간 르노코리아를 이끌면서 안정감있는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 SM6의 개발과 생산을 한국이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SM6 출시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24년 현재는 르노그룹 부회장을 지내고 있다. 그의 리더십을 두고 이견이 붙기 어렵다.
수입차 대중화를 이끈 1세대 대표 인물이자 '영업통'으로 유명한 박동훈 부사장도 르노코리아의 성장에 일조했다. QM3의 성공적 출시와 안착을 이끈데 이어, SM6의 성공 스토리를 이끈 장본인이다. 영업본부장 부사장을 지내는 동안 그 능력을 인정받아 SM6 출시 직후인 4월엔 사장 승진을 이뤘다. 르노코리아 첫 한국인 사장으로 이름을 남긴 것은 물론 "내수 시장은 현대차가 만들어 놓은 놀이터인데, 앞으론 우리만의 놀이터를 세워 고객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당찬 신임사를 내놓기도 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프랑수아 프로보 대표이사가 4년 7개월여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한국을 떠난다. 후임으로는 영업본부장인 박동훈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다. 박 부사장은 르노삼성 최초의 한국인 CEO가 된다.
르노삼성은 오는 4월 1일 프로보 사장이 신임 경영위원회 멤버로서 르노 차이나 총괄 및 동펑르노자동차 사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지난 2011년 9월 대표로 부임한 프로보 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영난에 처해 있던 르노삼성을 단기간에 회복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략) 산공장은 지난해 닛산 로그를 연간 11만대까지 확대 생산하기도 했다. 이달 출시돼 사전계약 1만1000대의 실적을 달성한 중대형 세단 SM6도 프로보 사장의 전략적 주도 하에 일궈낸 성과다.
2016년 3월 13일자 〈파이낸셜뉴스〉 르노삼성 신임사장에 박동훈 부사장..프로보 사장은 중국 총괄
SM6, 첫해부터 목표 초과 달성…중형 세단 시장 메기 되다
르노코리아가 경쟁력있는 신차와 새 리더십 체제를 갖추며 내수 시장에 공들이자 고객들도 호응했다. 이는 값진 결실로 돌아왔다. SM6의 연 판매 목표 초과 달성이 대표적이다. 이미 SM6는 출시 직전 한달 간의 사전계약에서만 1만1000대 계약고를, 출시 첫 달에는 누적 2만 대 계약고를 올리면서 흥행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당시 '생산 라인 주야 풀가동' 소식이 함께 전해지면서, SM6 인기를 실감케 했다.
SM6의 인기는 2016년 한해 동안 지속되며 연간 5만7478대의 판매고로 입증됐다. 연간 판매목표 5만 대를 가뿐히 넘어선 수치로, 중형 세단 시장에서의 성공 스토리를 새롭게 써냈다. 기존 중형 모델 SM5의 연 판매량이 3만 대를 넘지 못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단숨에 판매 규모를 2배 넘게 불려내 의미를 더했다. 르노코리아는 SM6의 활약에 힘입어 2016년 내수 판매 11만 대, 수출 포함 25만 대에 달하는 성과를 이루게 된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역대 두번째로 많은 25만여대를 판매했다. SM6와 QM6 등 6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내수 판매량도 11만대를 넘겨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중략) 르노삼성차의 이 같은 판매 증대는 SM6와 QM6라는 ‘쌍두마차’가 이끌었다. SM6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총 5만7,478대가 팔려 당초 연간 판매목표인 5만대를 초과 달성했다. QM6도 1만4,126대가 팔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7년 1월 2일자 〈서울경제〉 르노삼성차, 지난해 25만대 판매 돌파···2010년 이후 최대
SM6의 성공은 국내 완성차 업계에 건강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 K5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모델이 전무했던 상황에서 저만의 고급화 전략과 차별화된 감성 품질로 시장 반등을 이뤘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주관한 '2017 대한민국 올해의 차' 트로피도 거머쥐었다.
SM6는 판매 감소를 거듭한 세단 시장에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제시했고, 회사 내부적으론 '할 수 있다'는 승리 DNA를 심어준 계기로 작용했다. 고객들에겐 시판 세단 모델들의 상품성 상향 평준화, 선택지 다양화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역할까지 해냈다.
최근 자동차 업계 ‘메기’를 꼽으라면 단연 르노삼성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그동안 현대·기아차가 독식하다시피 했다. 특히 세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아성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해 이 판도가 완전히 깨졌다. 주인공은 르노삼성의 야심작 SM6다.
(중략) SM6는 지난해 3월 2일 출시 후 연말까지 5만7478대가 판매됐다. 국내 중형 세단 시장 2위 성적이다. (중략) 수치 자체만 보면 1위 현대차 LF쏘나타의 판매량(8만2203대)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SM6의 손을 들어줘야 할 듯싶다. 쏘나타는 택시나 렌터카 등 영업용으로 판매하는 LPG 모델과 법인용 차량의 판매 비중이 절반가량 된다. 일반 소비자 판매만 놓고 보면 르노삼성이 미소 지을 수밖에 없다.
2017년 3월 29일자 〈매경이코노미〉 세단시장 ‘메기’ SM6로 내수 확대
SM6로 키운 ‘승리 DNA’…부진 심화에도 ‘오로라1’ 신차 자양분
SM6는 세단 시장 내 경쟁 재점화를 비롯해 시장 트렌드가 SUV로 넘어가는 과정 속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다. 2017년까진 4만대 가까운 판매량으로 중형 세단 판매 2위 자리를 수성했지만, 2018년부턴 신차효과가 힘을 잃으면서 판매량이 2만5000대로 크게 준다. 이후로는 반등없이 감소세를 지속하다 2020년 들어서부턴 연 판매 1만대 밑을 맴돌게 된다.
SM6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시장 상황이 크게 뒤바뀐 영향이 컸다. 고객 수요가 SUV로 대거 넘어간 것으로, SM6 역시 그 흐름을 거스를 순 없었다. 단종설이 점화됐고, 현실화는 시간 문제로 여겨졌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의 입을 통해서도 SM6 단종은 예견됐다. 올해 4월 르노코리아 시판 모델 중 유일하게 로장주 마크를 달지 못한 모델로 남으며, 더 이상의 변화점 없이 자연스러운 단종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사명과 로고를 바꾸며 쇄신을 단행했다. (중략) XM3는 글로벌 모델과 같은 차명, 로고를 반영해 '르노 아르카나'로 새롭게 출시한다. 국내 시장에서 대중적 친밀도가 높은 QM6는 기존 차명에 로장주 로고를 적용, '르노 QM6'로 판매한다. 단종을 앞둔 SM6는 차명, 로고 변경 없이 판매를 이어간다.
(중략) 중국 지리차와 스웨덴 볼보가 공동 개발한 CMA 플랫폼 기반 중형급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 출시와 관련해서는 "올 하반기 선보일 것"이라며 "신차를 기점으로 국내 고객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4월 3일자 〈서울파이낸스〉 르노코리아차 "사명 '르노코리아', 로고 '로장주'로 변경"
SM6는 10년이 채 안되는 짧디 짧은 영욕의 역사 속에서도 확실한 임팩트를 남긴 것만은 분명하다. 르노코리아에 패배주의가 아닌 ‘승리 DNA’를 심어준 모델로 각인돼서다. 회사는 SM6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오로라 신차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다. 반등을 이끌어 낼 첫 모델은 하반기 출시될 중형 하이브리드 SUV '오로라1'이다. 시장 트렌드에 부합하는 친환경 SUV 모델이란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다.
극심한 부진에도 SM6라는 신차 하나로 반등을 일궜던 역사는 2024년 다시 한 번 재현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에 새겨진 ‘승리 DNA’와 그들이 부를 희망가(希望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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