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번호이동 지원금) 그거 아직 시행 안 됐는데......”

‘번호이동 전환 지원금’이 실행되는 첫날인 14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 6층에 있는 휴대폰 판매점의 분위기는 혼란 그 자체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3일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이동통신사업자 변경 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 제정안과 ‘지원금 공시 및 게시 방법 등에 관한 세부기준’ 개정안을 의결했다. 의결된 고시 제·개정안이 관보에 게재된 이날부터 시행이지만 현장의 상황은 사뭇 달랐다.

기자는 한 매장에서 번호이동 지원금이 얼마나 되는지 가격을 물었고, 판매자는 모호한 표정을 지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그거 전산 개발이 안 됐다고 방금 연락 왔어요. 지금 50만 원은 여기서 해 주는 거지 시행용으로 해 주는 게 아니죠”라고 말하며 시행이 안 된다고 왔다는 메시지를 기자에게 보여 줬다.

판매자끼리 공유하는 메시지에는 ‘전산 개발로 인해서 방통위에 통보한 상황임. 자율적으로 공시할 것’이라고 언급됐다.

판매자는 “개정은 됐지만, 전산 개발이 안 됐다"면서 "판매점에서 최대 50만 원선에서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원해 줄 때) 판매점마다 표현이 다를 뿐, 시행용이 아닌 개별적으로 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매자가 말한 대로 전산 개발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국 60만 개가 넘는 판매점 전산에 입력하기도 어려운 일.

이동통신 관계자는 “이렇게 바뀌는 건 이례적으로 처음"이라며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된 부분이라 전산개발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들른 판매점 사장에게 묻자,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판매점 사장은 “지금 내려온 건 없지만, (가격을) 맞춰 드릴게요”라며 “계약서 먼저 쓰고 (통신사) 위에서 (지원금이) 내려오면 더 해 드릴게요”라고 말했다.

세 번째 찾은 판매점 직원도 같은 반응이었다. 판매점 직원은 “원래 여기서 번호이동하면 (매장에서) 50만 원 넘게 지원하고 있었는데, 시행해도 의미가 크지 않다”면서 “발품 파는 사람과 대리점에서 파는 사람의 편차가 적어질 뿐이다”라고 했다.

번호이동 지원금 문의에 돌아오는 답변은 똑같았다. ‘지금 시행은 안 되고 있지만, 전에도 그만큼 지원하고 있었다’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기자가 찾은 이동통신 3사 공식 대리점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이동통신 3사 공식 대리점에 번호이동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지 묻자, 3사 대리점 모두 “지금은 번호이동 지원금은 안 돼요”라는 답변이 되풀이됐다.

한 대리점 직원은 “지금 손님 말고도 문의가 많이 온다"며 "언제 시행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리점 직원은 “지금 이건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번호이동을 해도 추가로 더 지원해 드릴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동통신 관계자는 “전산 개발 시간이 필요하다”며 “최대한 서둘러 개발하고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