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말, 낮은 대통령 지지율…열린우리당 탈당 러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9%로 30%대 선이 무너졌습니다. 지난해 4월 이후 약 9개월만입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월 30일~2월 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2일 발표한 2월 첫째 주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결과, 긍정평가 29%, 부정평가 63%로 나타난 것입니다.
총선이란 중차대한 사건이 두 달여 남은 상황,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여당 소속 출마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홍보할 때 윤 대통령의 사진을 거느냐 마느냐, 인연을 강조하느냐 마느냐 하나로 마케팅 전략에 고심하는 정치권입니다.
해당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힘은 윤석열 지우기 논란 시작될 듯”이라고 전했습니다.
통상 전 정부 지우기는 정권 교체가 임박해서나 있는 일이었습니다. 2011년 말 박근혜 비대위가 들어서며 권력의 중심이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이동할 때가 그랬습니다. 이회창은 문민정부 말 신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되고 3김 청산을 외치며 김영삼과 결별했습니다. 반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지지율로 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논란이 덜한 모양새입니다.
여당의 등돌림이 가장 심했던 때는 참여정부 말기로 볼 수 있습니다. 2007년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탈당 러시가 이어질 때, 열린우리당을 나간 정동영을 적극 도운 당사자 중 한 명이 정 의원입니다.
당시 한나라당은 ‘이명박 vs 박근혜’ 양강 구도로 권력이 재편된 반면 여당은 뚜렷한 강자가 없어 혼란을 겪었습니다.
열린우리당은 노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여파로 17대 총선에서 큰 승리를 거두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패배를 거듭했습니다. 각종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참패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무현 당시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해 당내에서 ‘더 이상 열린우리당 간판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7대 대선 약 10개월 전 열린우리당에서 쫓겨나다시피 탈당합니다. 노 전 대통령 자서전 <운명이다>에 “임기 말로 가면서 인기 없는 대통령이 부담이 된다고 하기에 열린우리당 당적을 정리했다”고 표현됐습니다.
“1987년 이후 대통령들은 모두 임기 후반에 인기가 없었다. 그래서 여당 대통령 후보들은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선거 전략을 썼다. 대통령들은 집권당을 떠났다.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도 그렇게 되었다. 책임정치의 원리에 어긋나는 아주 나쁜 관행이다. 나는 절대 그렇게 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나도 그렇게 되고 말았다. 비극이다.”
-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 187쪽.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8일 본지와 통화에서 “노무현 정부 말기의 상황은 여당도 대통령에 등돌린 수준이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당의 관계가 약해졌다고 해도 그때와 현 정부여당 상황과 비교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 말기 지지율이 30% 밑을 맴도는 등 낮게 유지됐지만, 결국 새누리당이 미래권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내세우며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오히려 19대 총선 상황과 비슷하게 펼쳐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야간 대립이 날로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서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의문이 든 적 한 번쯤 있을겁니다. 이들의 선택은 과거 정치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학습효과 아닐까요. ‘김자영의 정치여행’은 현 정치 상황을 75년간의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를 비춰 해석해 봤습니다. 다음주 금요일에 찾아 뵙겠습니다. <편집자주>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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