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 “주주환원정책, 주가 최하단 끌어올리는 효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기업들 스스로가 가치를 끌어올리도록 유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방안이 이달 내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상대적으로 PBR이 낮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쏟아내며, 정부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주환원정책을 비롯해 저PBR 기업들의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지속된다면 단기적인 이벤트성 상승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주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BR이 낮은 대표적 업종인 은행, 증권, 자동차 업종 기업들이 주주환원정책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5일 130억 원어치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과 배당(주당 410원) 지급을 결정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1.24%를 연내에 매입해 소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1월 25일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같은 달 25일 미래에셋증권도 오는 4월 25일까지 보통주와 2우선주를 각각 1000만 주, 50만 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기아도 지난 1월 25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조2188억 원(주당 560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오는 3월 14일까지 568만8282주(취득예정액 5000억 원)의 자사주를 취득, 올 상반기 50% 소각한 뒤 추후 실적에 따라 나머지 50%를 소각할 계획이다.
이렇듯 기업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당국과 기업들의 행보는 점차 그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들 기업의 주가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가 상승이 단기적인 이벤트성 이슈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업들이 주주환원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칠 경우 주가는 우상향할 수밖에 없는데, 주식 가격의 최저치가 끌어올려지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대표적인 방법은 이익의 공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당은 투자를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며 “상대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적극 펼치는 기업, 즉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은 단타보다는 장기투자에 적합해지는데, 향후 기업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주환원정책이 주가의 장기적 우상향을 이끌 수 있겠으나, 최대주주가 대표이사인 동시에 지분율이 높은 경우는 예외적일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기업의 대표이사이면서 지분율이 높은 경우에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칠지 의문”이라며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 국내 기업의 대표는 ‘회사가 주주들의 것이 아닌, 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당장은 당국의 눈치를 보고 주주환원정책을 펼치더라도 이 같은 노력이 계속될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최근 저PBR 투심 쏠림 현상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저PBR 종목에 투자할 경우 실제 정책 개선 영향으로 주주환원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여지가 있는지 잘 판단해서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경우 주주환원정책과 함께 실적 개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주주친화적 정책을 제시하는 증권사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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