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LG유플러스가 화물 중개 및 운송에 필요한 모든 프로세스를 원스톱 제공하는 플랫폼 ‘화물잇고’를 출시한다. 화물 운송 의뢰를 받는 주선사와 화물을 직접 운송하는 화물 차주를 잇는 중간다리 역할을 자처한 것. 서비스 활성화와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한동안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으로, 업계 관계자들의 활발한 관심이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16일 용산사옥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B2B 서비스 ‘화물잇고’의 출시를 알리는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달 출시될 화물잇고의 출시 배경을 비롯해 서비스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다. 화물잇고는 상품 운송의 중간 단계를 가리키는 미들마일(Middle mile)을 겨냥한 서비스로, 판매자로부터 물류센터까지의 B2B 운송 구간 전반을 다룬다.

LG유플러스의 화물잇고 출시에 따라 최근 떠오르기 시작한 미들마일 시장 진입 경쟁에 한층 불이 붙을 전망이다.

37조 규모 시장, 아날로그 위주의 디지털 미개척지

---

LG유플러스에 따르면 미들마일 시장은 37조 원에 육박하는 시장 규모를 자랑한다.

다만 지금까지 적극적인 시장 진입이 없었던 이유는 게시판 수준의 화물 정보망, 전화 접수 및 운송장 수기 작성, 프로세스 없는 배차 시스템 등 지극히 아날로그 위주의 업무 진행 방식에 있었다.

역으로 생각하면 디지털 미개척지, 즉 디지털 니즈가 가장 필요한 시장이라는 답이 도출됨에 따라, 최근 대기업들에 의한 사업 진출이 이뤄지고 있는 신흥 개척지가 바로 ‘미들마일 시장’이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이달 내 선보일 화물잇고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빠르게 선점,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화물잇고는 화물 접수에서부터 배차, 운송, 정산, 거래처 관리 등 화물 중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플랫폼 안에서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주선사가 전용 웹을 통해 화물을 등록하면 차주들이 모바일 앱을 통해 원하는 화물을 직접 선택하는 구조다. 주선사와 차주를 연결하는 일종의 스마트 배차 서비스 플랫폼이다.

화물잇고를 통해 미들마일 시장은 기존의 아날로그 위주 업무 방식에서 탈피함은 물론, 배차 오류나 화주와 차주 간의 분쟁을 비롯해 정산 지연 등의 고질적인 문제 발생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신사업그룹장(전무)은 “미들마일 시장은 이제야 디지털화가 막 시작되는 지점에 와 있다. 화물잇고를 통해 시장에서 포지션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라 판단했다. 앞으로 화물차 기사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주선사에게는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 및 플랫폼을 제공해 미들마일 디지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주선사와 화물 차주 간 연결, 미들마일의 모든 것을 담다

---

화물잇고 서비스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첫째, 주선사에 스마트 배차 관리 및 실시간 운송 관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화물잇고를 통해 주선사들이 화물을 등록하면 플랫폼을 이용하는 화물 차주들이 원하는 화물에 대한 실시간 배차를 요청한다.

이에 따른 정보가 알림으로 전해지며, 각 화물별 최적 운임료 측정, 실시간 운송 트래킹, 화주사별 화물 트래킹 Map 등이 플랫폼을 통해 주선사에게 제공된다. 

둘째, 빠른 정산 및 편리한 실적 관리 시스템을 제공한다. 원클릭 운송료 카드 결제, 각종 거래 내역서 다운로드, 실시간 대시보드를 통한 월별 레포트 등이 이용 가능하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 의해 발생했던 고질적인 정산 지연과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운송 후 후속 업무를 일원화, 간소화해 주선사의 업무 효율을 확연히 높였다.

셋째, 차주 고객에는 최적의 화물 배차 시스템을 제공한다. AI를 기반으로 차주의 특성을 분석해 최적 화물을 추천하고, 내 주변 화물 추천을 통한 하루 최적 업무 스케줄 제안, 운행기록 관리 기능으로 기존의 비효율적인 면을 눈에 띄게 개선했다는 평이다. 

화물·운송 상호 평가 시스템으로 불량화물이나 상습 운임미지급 화물은 필터링할 수 있게 했다. 화물잇고의 최적 화물 배차 기능으로 차주들의 수익성 관리가 쉬워지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는 미들마일 시장 생태계의 선순환까지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화물잇고는 업계 최초로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기능을 통합했다. 아무리 숙달된 화물 차주라고 해도 실시간으로 변하는 도로 위 사정을 모두 꿰뚫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LG유플러스는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특정 위치에 도착하거나 벗어나는 것을 알려주는 지오펜싱 기술이 적용된 ‘실시간 내비게이션 기능’을 제공한다.

강종오 LG유플러스 스마트모빌리티사업담당은 “내비게이션 기능을 통해 화물 차주는 유턴 불가 구간, 좁은 길 회피, 터널·교량 높이 제한을 고려한 최적의 화물 길은 물론, 물류센터 내 정확한 상·하차지의 위치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며 “나아가 장시간 운행으로 인한 피로 등을 해소할 수 있는 휴게공간을 비롯해 주차공간 확보가 어려운 화물 차주를 위한 전용 주차 공간 정보도 함께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목소리에 귀 기울여 ‘커뮤니티 조성’ 목표

---

KT와 티맵, 카카오 등 미들마일 시장 진출을 선언한 기업들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LG유플러스가 이들과는 다른,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차별점’이 무엇인지가 서비스의 성패를 가를 열쇠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를 비롯한 타사와의 건전한 경쟁을 기대한다고 전하면서, 화물잇고 서비스에 커뮤니티 기능까지 추가할 계획임을 밝혔다. 커뮤니티를 통해 화물 차주 간의 기탄 없는 솔직한 의견들이 오고가는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한 서비스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는 점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보다 많은 주선사의 유입으로 다양한 물량이 모이고, 이 물량을 기반으로 화물 차주가 모이는 선순환이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해 나가겠다”고 했다.